지원하기까지의 고민과 도전
#. 글을 남기는 이유
직장인으로서 야간 MBA에 지원하여 합격하고, 수강신청을 마치고 개강을 앞둔 이 시점에, 야간 MBA를 지원한 배경과 고민에 대해 남겨 보려고 한다. 글을 쓰는 목적은 우선은 나 스스로를 위함이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하여 처음 가졌던 생각들이 아직 남아있을 때에 기록하여 두고자 한다. 학업을 하며 중간중간 돌이켜 볼 수도 있고, 먼 훗날에 다시 돌아볼 수도 있다. “사람은 앞을 보며 살기 마련이지만, 뒤를 돌아보며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라고 죄렌 키에르케고르가 한 명언처럼, 훗날 돌아볼 때, 지금의 생각과 시간들이 내 인생에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이 글을 공개적으로 남기는 이유는, 내가 했던 고민을 지금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선택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Why MBA : 왜 모색하였는가?
사실, MBA를 왜 지원하였는지(Why MBA), 그리고 왜 00대학교를 지원하였는지(Why 00 Univ)는 다음 편에 자세히 적어볼 예정이다. 이 두 가지의 질문은 서류전형(지원서)과 면접전형의 Key Question이다. 국내 MBA, 그것도 야간 MBA를 준비하는 것이 대학입학을 준비하는 것에 비하여, 그리고 해외 유명한 대학교의 MBA를 지원하는 것처럼 치열하지는 않고, 경쟁률도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준비한다는 것은 긴장되는 순간이고, 준비가 필요하다. 다음 편에서는 나의 지원서와 면접 대비 내용을 공개하도록 하겠다.
지원서와 면접에서 답변한 내용은 모두 사실 그대로이나, 합격을 목표로 해야 하기에, 심사관이 듣고 싶은 맥락의 내용을 포커싱 하여 담고 있다. 다만, 이 글에서는 왜 MBA를 고민하였는지에 대해 나의 진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어느 날 ‘야간 MBA에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이 문득 나의 마음속에 들어왔다.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은 대개 가슴 설레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일이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 사안이라면, 오래 고민하지 않고 바로 실행에 옮겨 버리는 것이 좋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예를 들어, 문득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든다면, 고민 없이 실행에 옮기면 된다.
-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가 보고 싶다. (연락하여 만나면 된다)
- 북한산에 오르고 싶다 혹은 동해 바다가 보고 싶다. (주말에 혹은 휴가를 내고 떠나면 된다)
- 테니스가 배우고 싶다. (가까운 클럽을 알아보고 등록하면 된다)
다만, 사안이 심각하여 나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 (바로 그만둔다면, 백수가 되고 만다.)
- 캐나다 혹은 뉴질랜드에 이민을 가고 싶다 (외벌이 가장으로서, 어깨에 달린 짐을 생각해 봐라.)
‘야간 MBA에 도전해볼까?‘라는, 문득 나의 마음에 들어온 이 생각은, 퇴사나 이민에 대한 고민보다는 가벼웠지만, 즉 실행에 옮기기에는 다소 무거웠다. 그래서 나는 나의 열망(왜 이 생각이 들어왔지?)을 곰곰이 분석하였고, 이를 통한 Pros & Cons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 열망 : 버킷리스트, 배움에 대한 열망, 나에 대한 마지막(?) 투자
- Pros : 학력 & 기회 & 지식 & 네트워킹
- Cons : 비용 & 시간(& 에너지)
- 참고사항 : 내가 몰랐던 정보들
#. 열망
사실, 학부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조금 더 공부해보고 싶었던 학업에 대한 열망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다. 나만의 생각을 책으로 출판하여 보고 싶은 작가로의 꿈이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고, 금년(2023년)에 브런치에 작가등록을 하여,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을 써오는 것처럼,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나에게 하나의 버킷리스트였다. 그러고 보면, 올해 나는 2가지의 버킷리스트를 모두 시작했다. 40대가 되고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지금 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못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다.
(참고로 책을 출간하고자 하는 나의 버킷리스트를 언급한 김에 이야기를 조금 옆으로 새자면, 나는 ‘Why I hate 세종대왕’이라는 브런치 북을 발간하였다. 다만, 브런치 입문 초창기에 구독자가 없을 때, 한 번에 발행한 글들이어서 읽으신 분들이 많지 않다. 나이에 기초한 대한민국의 수직적인 문화를 변혁하고자 하는 나의 마음을 담은 책이기에, 진심으로 브런치 작가 ‘파포’를 구독하는 분이라면, 시간 되실 때 한번 읽어봐 주셨으면 한다.)
대학원 진학은 왜 나의 버킷리스트였을까? 대학교(학부)까지의 진학은, 나의 선택이라기보다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에 의해 에스컬레이션에 올라 태워져서 저절로 올라온 길이다. 다만, 직장에 취업을 한 후에 나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조금 더 공부를 해보고 싶었었다. 아마도 성장에 대한 욕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성장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학력 Up으로의 성장도 있겠지만, 내가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공부를 더 해서 전문가로 인정받고, 평범한 직장인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물론 학력이 높아지더라도 지금과 유사한 일을 지속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문적 갈망을 채우고 싶은 마음, 나의 Value를 높이고 싶었던 마음을 만족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퇴근 이후에 압구정 GMAT 학원과 주말에 강남 TOEFL 학원에 다녔던 사회 초년생(그리고 신혼)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유학비용과 직장을 포기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은 포기하고 말았었다.
그리고 자녀들을 낳고 나서, 직장과 육아에 반복되는 수레바퀴 아래에서 시간이 흘러갔다. 회사에서 선별한 인재에게 제공하는 해외 HR 석사학위 파견 프로그램도 있으나 40대 이전으로 대상 연령이 낮추어졌고, 나는 최근 5~6년간은 해외출장과 연이은 주재원 파견 근무를 하고 한국에 돌아오니 이미 40대가 되었고 또 팀장이 되었기에, 회사 지원 학위파견 프로그램은 지나가버린 버스가 되어 버렸다. 예전의 포부를 잊고 바쁘고 분주한 삶을 살던 내가, 어느 날 우연히 LikedIn에서 ㅁㅁ대학 야간/주말 MBA 설명회가 있다는 정보를 눈으로 본 순간, 마음에 꺼져있던 불꽃이 되살아났다. (ㅁㅁ대학 설명회는 참석했으나, 그 대학에 진학한 것은 아니다.) ㅁㅁ대학 설명회를 통해, 당장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도, 직장과 병행하여 야간과 주말에 MBA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되었고,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선포하였다. ’나를 위한 마지막 투자(?)를 해보겠다 ‘라고… 물론 마지막은 마지막까지 마지막이 아니다.
#. Pros
MBA 열풍이 불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러면 어떠하랴, 나는 유행을 따라가는 유형의 사람이 아니다. 앞서 글에서 쓴 것처럼, 바로 실행에 옮기기에는 다소 무거운 결정이었기에, 나는 계산기를 두드려 보기 시작했다. 나의 열망만을 가지고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고, 우리 집의 CFO 역할을 하고 있는 아내에게도 투자기획 보고서를 올려야 했으니, Pros & Cons를 따져 보았다.
우선, 학력이 올라간다. 물론 대개 박사학위가 아닌 이상 석사학위와 학사학위 졸업생 간의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는 인사담당자이기도 해서 이지만 사람들의 프로파일을 잘 찾아보는 편인데,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최소한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석사학위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소한 나의 경쟁력을 키울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1개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는 순간이 다가온다면, 석사학위는 나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다. 더구나 회사에서 펀딩 해준 것이 아닌, 나 스스로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 어렵게 공부한 나의 스토리는 성장에 대한 나의 열망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향후 자녀들이 부모의 학력을 쓸 때도 조금은 나아 보이지 않겠는가?
다음으로는 기회의 증가이다. MBA를 지원하는 분들 중에는 MBA를 통해서 Job(직무)을 바꾸려는 경우도 있다. 가령 현재는 마케팅 담당자인데, MBA 이후에 기획업무를 한다거나, 혹은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로의 진로로 전향하는 분들도 있으며, 창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MBA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이후에 훨씬 높은 연봉으로 Jump-up을 한다면, ROI(Return on Invest, 투자이익률)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한 직장에서만 15년가량 근무하였고 지금도 이직에 대한 생각은 없다. 다만 사회의 변화속도는 빠르고 평생직장의 개념은 희미해지고 있다. MBA가 바로 어떠한 기회의 문을 바로 열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회의 ‘경우의 수’는 분명히 증가시킬 수가 있다. 인사 업무를 하며, 채용과 인원배치를 하다 보면, 결국은 ‘연결’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MBA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만, 징검다리처럼, 현재의 나를 다양한 가능성들과 연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양수겸장(两首兼将)’이라는 말이 있다. 장기에서 사용하는 말인데, 양쪽에서 적장을 공격한다는 말이다. 업무에 대한 실무능력과, 지식에 대한 전문성이라는 두 가지의 검을 들고 있다면, 분명 더 많은 기회가 있지 않겠는가?
세 번째로 지식의 증가이다. 학력상승이나 기회의 증가보다 본질적인 부분이다. 나의 지적 갈망을 만족시키고,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측면에서 내적 만족감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식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기까지 한다면, 본질적인 나의 Value를 높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넘어오며, 지식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과 지식은 금방 Outdated 되어 버린다. 지식의 연결이 중요하다. 한 가지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은 많다. 그러나 그 전문성이 다른 분야들과 연결된다면, 전문가로서 나의 가치는 올라간다. 2가지 분야, 3가지 분야의 연결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은 더 희소하기 때문이다. 나는 기존에 HR 전문가였지만, 마케팅, 국제경영 등 다른 분야들을 연결시키며 ‘경영 전문가’로 외연을 확장시키려고 한다.
다음으로 네트워킹이다. MBA과정을 한다고 하면, 인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가장 관심이 적은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하고 있는 HR 업무의 특성상 회사 외부사람과의 네트워킹이 업무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 없기도 해서 이지만, 네트워킹은 굳이 MBA가 아니어도 노력만 하면 만들 수 있는 채널이 있다. 그리고 외향적이지 않은 성격 때문인지, 인맥을 중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와 같이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학우들이 생긴다는 것은 기대가 된다. 네트워킹을 통해서 내가 어떠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아니라, 나와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친구와 같은 사이가 될 수 있는 관계들이 생겨난다는 기대감이다.
#. Cons
앞서 언급한 열망과 도전을 통해 얻게 될 이득들에도 불구하고, 나를 망설이게 한 부분들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에너지 이렇게 세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비용은 나에게 꽤나 큰 고민거리였다. 나는 외벌이이고, 초등학생 자녀가 둘이나 있다. 대기업의 수입은 대부분 비슷할 테니,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이라면, 경제적인 부담이 어떠한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생활비와 아이들 학원비로 인해 매월 수입과 지출을 간신히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자녀들의 학원비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그렇다고 집안이 부유하여 넉넉한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학교 학부생 시절에도 학자금 대출을 받고도, 과외와 각종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했던 苦학생이었는데, 직장생활을 15년째 하고 있는 현재도 MBA의 학비는 큰 금액이었다. MBA 학비의 정확한 금액은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학기당 1천만 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며, 입학금과 동문회비 등을 합치면 4학기 동안 약 4천~4천5백만 원의 금액에 달한다.
비용 외에도 고민사항은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이제 초등학생으로 지금은 그래도 아빠와 놀아주는데, 나중에 사춘기가 오면 나와는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 할 텐데… 이처럼 중요한 시간을 공부에 쏟아야 하는가?’ 내가 MBA를 고민하고 있다고 하였을 때, 아내의 첫 번째 반응이었다. 회사 업무도 바빠서 평일에 집에서 저녁 먹는 날도 거의 없는데, 주말까지 학교에 갈 거냐는 현실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회사 일도 바쁜데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회사 업무로 인해 꾸준히 야간수업을 참석할 수 있을까 하는 것도 고민이었다. 현실적으로 잔업과 회식 등을 고려할 때, 주중에 2~3일을 꾸준히 학교에 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시간에 대한 또 한 가지의 고민은 연달아 4학기의 수업을 듣고 학업을 수료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나는 주재원으로 근무를 하고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맡고 있는 업무 특성상 장기출장을 가게 되거나 어쩌면 회사에서 또 해외파견의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 혹은 지방 공장으로 발령 날 수도 있는 일이다.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이기에… 이러한 불확실한 미래 가운데 2년의 학업을 완료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되었다.
#. 참고사항
야간 MBA를 모색하면서, 그리고 지원하면서 알게 된 정보들이 있다. 이 정보들을 조금 먼저 알았더라면, 고민은 더 쉽게 해결될 것 같았다.
우선 첫 번째로 비용적인 부분에서 나와 같이 고민인 분들께 주는 정보로는 장학금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야간 MBA에 대한 나의 고민을 가지고, 평소에 알고 있는 교수님께 조언을 구하였을 때, 교수님께서는 우선 지원부터 해보고 고민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셨다. 면접을 잘 보면 입학통보와 함께 장학금 수혜 통보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비용적인 부분이 고민이라면, 여러 군데 지원해 보고 장학금을 준다고 하면 다시 고려해 보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리고 조금은 자랑일 수 있는데, 나는 합격 통보에 이어서 장학금 수혜 통보를 받았다. 대부분의 야간 MBA에 장학금 제도가 있으며, 학교 및 개인마다 비율은 다르다. 대학원을 준비하며 가입한 네이버 카페의 글들을 검색하여 보니, 여러 군데 지원하고, 복수로 장학금 수혜를 받아서 고민하는 분들의 글들도 볼 수 있었다. 나는 모교인 학교에만 지원하여 합격하였고, 장학금을 통해 학비의 1/4 부분을 절감할 수 있었다. 물론 장학금을 받아도 내가 부담해야 할 3/4 부분은 여전히 큰 금액이다. 그래도 가정의 재무장관 아내에게, ‘장학금도 받을 텐데, 이번에 안 하는 건 아깝지 않나’는 논리로 동의를 얻어내는 데에는 충분한 도움이 되었다. 학기 중에 성적이 좋을 경우 성적 장학금도 있고, 학생회 활동을 한다거나 하면 장학금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직업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성적 장학금을 노려보거나 학생회 활동을 하려는 욕심 까지는 부리지 않으려고 한다.
앞서 장학금 이야기를 하였지만, 장학금 수혜는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금액도 충분하지는 않다. 여기서 내가 알게 된 또 한 가지의 정보를 공유한다. 바로 “한국장학재단”에서 아주 좋은 조건으로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학자금 대출의 조건은 매우 좋다. 요즘 같이 고금리 시대에, 고정금리가 1.7% 뿐이다. 상환기간은 최대 10년이며, 거치기간을 7년까지 설정할 수도 있다.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금리가 5프로대 인 점을 고려할 때, 금리조건은 매우 좋다. 신청도 매우 간단하여,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하고, 증빙서류를 업로드하는 수준이다. 그리고 신청 후에 장학재단에서 학교로 학비가 입금된다. 참고로 학비 이외에 학기당 150만 원의 생활비 대출도 가능하다. 나는 학비는 부담스럽지만, 생활비 대출을 받을 정도는 아니어서, 아내와 농담으로 “생활비 대출도 받을까?” 하고 대화를 주고받았을 뿐이었다. 입학식에서 알게 된 교우들에게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대출을 신청하였는지 물어보았더니, 대부분 해당 정보를 알지 못하였고, 대출 조건을 들은 교우들도 다음 학기부터는 신청하겠다고 한다. 만일 당장의 재정적인 문제로 인하여 학업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면,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을 고려해 보시라. 현재의 부담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
시간적인 부분에서, 직장인을 위해 MBA프로그램을 개설하도록 많은 대학들이 Flexible 한 방식으로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 나의 경우는 주중에만 수업을 해야 한다면, 매주 2~3일을 퇴근 후에 학교에 가야 하는데, 시간을 보장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주중 야간수업(화, 수, 목) 및 토요일 수업을 모두 개설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대학교를 선택하였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학교가 신기하게도 직장과 집과의 통학거리도 가장 가까웠다. 집과 회사의 중간에 학교가 위치해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학부를 졸업한 모교였다. 이처럼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데다가 장학금까지 준다고 하니, 다른 학교들은 고민하지 않고 바로 입학신청을 하였다. 입학을 하고, 수강신청을 하려고 알아보니, 주중 야간, 토요일 수업이 있는 데다가 온라인 수업도 많이 개설되어 있어서 부담을 낮출 수가 있다. 또한 가급적 휴학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대 4학기 휴학이 가능하며, 해외파견 발령이나 장기 지방근무로 인한 휴학은 3년까지를 1학기 휴학으로 반영한다고 한다. (이 정도의 내용이면, 야간 MBA를 알아보신 분들은 어느 학교인지 아실 것 같다.)
간략하게 적어보려고 하였는데, 글을 쓰다 보니 다소 길어졌다. 짐작하셨겠지만, 열망과 고민(Pros & Cons) 끝에 나는 ‘도전’을 선택하였다. 매우 분주한 2년이 될 것 같다. 내 인생의 악보는 이제 모데라토에서 알레그로, 그리고 포레스토로 갈 것이다. 국악으로 치면 굿거리 장단에서 자진모리장단, 그리고 휘모리 장단과 힘께 판춤을 출 시간이다. 시간의 양을 시간의 질로 바꾸어 써서, 직업도/학업도/가정도 모두 충실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공지영 작가의 다음 말은 내가 어떠한 선택을 할 때마다 마음에 두는 말이다. “어떤 선택이 좋은 선택인지 아닌지 미리 아는 방법은 없어,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한 선택이 좋은 선택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뿐이야.”(by 공지영, 즐거운 우리집 中) 나는 좀처럼 후회하지 않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이번 선택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왜냐면, 나는 뽕뽑는 스타일이니까. 투입한 만큼, 아니 투입한 것 이상으로 결과를 뽑아낼 거다. ‘내가 투입한 비용과 시간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라고 훗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웬만하면 ‘하고 싶은 것은 하고 살자’라는 마인드로 살아보려고 한다. 인생은 짧다. 망설이고 놓쳐버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도전은 도전 자체로도 의미있다.
첨언) 브런치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며, ‘파포’라는 부캐를 사용하고 되도록 나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고 있는데, 오늘 쓴 개인 정보들로 인하여, 어쩌면 나를 아는 지인들 중에서 나를 유추해 내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모색편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