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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재 Apr 03. 2020

LG 5선발, 임찬규가 최선일까?

가능성 있는 다른 후보도 많다

LG는 올해 우승이 특히 절실하다. 1994년 이후 정상에 오른 적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20년 가까이 트윈스에 헌신한 박용택이 반지 없이 은퇴하는 광경을 볼 순 없기 때문. 팀 전력도 괜찮아 적기란 말이 나온다. 다만, 우승을 노리기엔 국내 선발투수진이 살짝 불안. 차우찬·송은범 뒤를 받칠 5선발이 확실하지 않다. 마지막 퍼즐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임찬규 (28세, 2011년 1R 전체 2번)

2019년 30경기(13선발) 88.2이닝 2승 5패 2세 ERA 4.97

청백전 4경기 12이닝 13실점

어릴 때 너무 많이 던진 탓일까 ⓒ LG 트윈스


원래는 가장 유력한 후보. 풀타임 선발 경험(17·18시즌)이 비교적 많아서다. 재작년엔 4선발로 규정이닝을 채우며 11승을 거두기도(하지만 ERA가 5.77에 달해 WAR은 0.40에 그쳤다). 데뷔 때부터 그랬듯, 컨디션이 좋을 땐 도망가지 않고 공격적 투구를 펼치는 게 강점이다. 문제는 몇 년 전부터 구속 저하로 폼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것. 특히 작년 오른 엄지발가락 미세 골절 부상 후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청백전 컨디션도 최악. 4경기 12이닝 던지는 동안 13실점이나 했다. 속구가 140km를 겨우 넘기고,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모습. 1·2회에 약한 면모도 여전하다(18-19시즌 ERA 1~3회 6.86/4~6회 4.18). 2일 청백전에서도 초반 실점하자 류중일 감독이 “선발투수가 1회부터 3점을 주면 어떡하냐” 쓴소리하기도. 연습경기에 불과하다지만, 반등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선발 자리도 재고할 수밖에 없다.



김윤식 (20세, 2020년 2차 1R 전체 3번)

청백전 4경기 8이닝 1실점

'포스트 장원준'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투구폼 ⓒ LG 트윈스


임찬규를 대체할 강력한 후보. 작년 신인 드래프트 지명 당시부터 좌완 불펜이 부족한 LG 마운드에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요즘 기세를 보면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는 중. 청백전 4경기 8이닝 ERA 1.13으로 연일 호투다. 장원준을 연상케 하는 부드러운 투구폼에, 구위와 제구도 수준급이다. 류중일 감독이 “지금 구위는 좌완 중에 가장 낫다. 공을 던질 줄 안다” 칭찬할 정도. (비록 연습경기지만)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공을 던진다. 밸런스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아 선발로 나와도 단번에 와르르 무너질 유형은 아니다. 다만 당장 선발로 뛰기엔 체력이 불안요소. 풀타임 선발 경험이 사실상 고3 때인 작년뿐이다. 최일언 투수코치가 “한 시즌을 버틸 체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라 하는 이유. 더구나 2017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적이 있어 관리도 필요하다. 일단 불펜으로 뛰다 선발로 합류할 수도.



이민호 (19세, 2020년 1차 지명)

청백전 3경기 4.1이닝 4실점

트윈스 미래를 책임질 파이어볼러 ⓒ LG 트윈스


파이어볼러를 선호하는 류중일 감독 입맛에 맞는 투수. 150km에 육박하는 대포알 속구를 꾸준히 던지는 게 강점이다. 서울권 최고 투수로 꼽힌 휘문고 시절 9타자 연속 탈삼진을 뽑기도. 구위만 놓고 보면 당장 1군에서 뛰기에 손색없다. 자신 있게 자기 공을 던질 줄 알고, 공격적 투구를 즐긴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청백전에서도 테일링성 속구와 인상적인 커터를 거침없이 꽂는 중이다. 문제는 풀타임 1군 투수로 뛰기엔 아직 덜 다듬어졌다는 것. 구위야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제구는 가운데 몰리거나 크게 빠지는 등 확실히 잡히지 않았다. 커브·체인지업 등 오프스피드 구종도 속구를 뒷받침하기엔 만족스럽지 않다. 타순이 한 바퀴 돌면 얻어맞을 가능성이 큰 셈. 결국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하겠지만, 머무는 기간이 길진 않으리라.


[참고] 고교 최고 투타 소형준과 박주홍은 어디로? | 2020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정리



이상규 (24세, 2015년 2차 7R 전체 70번)

청백전 3경기 5.2이닝 무실점

지금 컨디션 그대로 정규시즌까지 ⓒ LG 트윈스


스토브리그 동안 LG가 새삼 발견한 원석. 최일언 투수코치가 “캠프에서 얻은 성과는 이상규 하나라고 봐도 된다” 할 정도다. 그만큼 컨디션이 너무 좋다. 140km 후반대를 찍는 묵직한 속구와 나쁘지 않은 제구로 청백전 짠물투를 이어가고 있다. 자비로 외국에서 트레이닝법과 투구 메커니즘을 배워올 만큼 열정도 넘친다고. 팬들은 하위픽에서 뜻밖의 기대주가 나왔다며 들뜬 상황이다. 다만, 김윤식과 마찬가지로 선발로 뛸 체력이 되느냐가 문제. 고교 때까지 주로 야수로 뛰었고, 프로에서 와서도 20~30구 이후 구속이 뚝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도 최근엔 50구까지 구속을 유지하는 모습. 속구는 괜찮지만, 슬라이더·커브·포크볼 등 변화구 제구는 살짝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요즘 성장세면 선발 진입도 머지않아 보인다.




누가 5선발을 차지할까? 일단 변수를 줄이고자 임찬규로 시작하고, 계속 부진하면 김윤식·이민호·이상규를 잇달아 선발 기용하는 식으로 풀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필승조 김대현과 정우영을 선발로 돌리는 무리수만 두지 않길 바랄 뿐. 하여간 5선발은 올해 정상을 노리는 LG의 키 포인트 중 하나다. 마지막에 웃을 투수가 궁금하다. 여러분은 누가 가장 적합해 보이나?




LG 5선발, 임찬규가 최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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