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번째
너희를 품고 있었을 때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너무나 행복했었어.
태동으로 갈비뼈가 아파도
살이 다 터서 가려워도 그냥 좋았어.
태어나 눈도 마주치고 웃어주고 옹알이를 할 때에도
첫 뒤집기를 할 때에도
첫걸음마를 할 때에도
'엄마'대신 '아빠'를 먼저 말할 때에도
바람이 불면 '우와~'소리 지를 때에도
첫 사탕의 달콤함에 춤을 추는 모습에도
첫 낙서를 했을 때에도
첫 노래를 불러줄 때에도
내가 울면 아무 말 없이 눈물을 닦아주며 안아줄 때에도
지금 내 옆에서 놀고 있는 이 순간도
나는 너무나 행복해.
내 곁으로 와줘서 너무나 고마워.
사랑하고 또 사랑해.
5번째 생일도 너무나 축하해.
4월 9일 5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남매 둥이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