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말은 나를 더 가볍게 만든다.

by 윤스

요즘 사람들은 새로운 말들을 너무 빠르게 만들어낸다. 어제 처음 본 표현이 오늘은 유행이 되고, 익숙했던 말투가 하루 만에 촌스러움이 되기도 한다. 그 변화의 속도는 재미있지만, 문제는 그 말들이 모두에게 통하는 언어가 아니라는 데 있다.

친한 사이에서라면 신조어나 은어가 가볍게 오가도 괜찮다. 오랜 시간을 함께 흘려온 관계, 설명이 없어도 서로 다 이해하는 관계라면 그 말들은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하지만 그 편안한 공간을 벗어나는 순간, 그 언어는 더 이상 ‘가벼운 농담’이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는 어딘가 불편한 거리감을 만든다.

친구에게 하듯 신조어나 은어를 자연스럽게 쓰는 사람들을 보면 그 안에서만 통하는 말이 바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말은 본래 누구에게나 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특정 집단에서만 사용하는 단어들은 상대가 이해할 틈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대화를 막아버린다. 대화는 이어지지 않고, 인상만 흐릿하게 남는다.

문제는 이런 말투가 ‘습관’이 된 사람들이다. 편한 자리에서 쓰던 말이 입안에 굳어버리면 정작 중요한 자리에서도 무심코 튀어나온다. 그 순간, 사람들은 그 말보다 태도를 먼저 바라본다. 배려가 부족해 보이고, 생각이 가벼워 보이고, 말의 무게보다 사람이 먼저 가벼워져 버린다.

말은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가장 먼저 보여주는 도구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선택하는 일은 자신을 단정하게 만드는 일과 다르지 않다. 어떤 말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어떤 말은 나를 유치하게 만든다. 말의 선택이 곧 나의 이미지를 만든다.

세상에는 서로 다른 나이, 다른 배경,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 앞에서 모두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를 쓴다면 그건 ‘소통’이 아니라 ‘배제’다. 내가 편하자고 던진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가벼운 말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벼운 말만 입에 남으면 결국 나라는 사람도 가볍게 보인다. 말에는 습관이 묻고, 습관에는 인격이 스며든다. 조금 천천히, 조금 더 단정하게, 조금 더 넓게 들릴 수 있는 말을 고르는 것. 그게 세상 어느 자리에서도 어색해지지 않는 사람의 태도다.

말은 나를 드러낸다. 그래서 가벼운 말은 나를 더 가볍게 만든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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