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유를 누리고 싶은가?

미국, 스위스, 그리고 한국 비교

1. 날씨 좋은 날 친구들과 동네 공원 잔디밭에 앉아 맥주를 마신다.

2. 밤늦게 10시 넘어 퇴근해서 자기전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다.

3. 도심에 흐르는 냇가에서 수영복을 입고 일광욕을 즐긴다.

얼핏 보면 누구나 시간과 장소를 구애 받지 않고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는 행동들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의외로 음주에 대해서 상당히 보수적인 미국의 경우 1번이 허용되지 않는다.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는 라스베가스를 비롯한 몇몇 특수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면 금지되어 있다. 실제로 알코올음료를 공공장소에서 여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2번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금지시킬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스위스에서는 아파트 거주자가 밤 10시 넘어 샤워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스위스인들은 소음에 대해 극히 민감해서 그런지 심지어 밤 10시 이후에는 볼일 본 후 물도 못내리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3번은? 최근 서울 청계천에서 외국인 3명이 민소매나 비키니 상의를 입고 일광욕을 즐긴 것이 인터넷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고 한다. 서울시에서는 청계천에 관한 조례를 들어 이러한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에 이르고 말이다.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지만 다음부터는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미국은 스위스 보다는 2번에 대해 관대한 편이라 파티 등에 의한 소음에 관한 시정부 조례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주중에는 밤 11시, 주말에는 밤 12시까지는 소음을 허용하고 있다. 물론 법의 영역이 아닌 에티켓의 영역에서 이웃간 불화는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반면 스위스에서는 (유럽 대부분이 그렇지만) 1번과 3번에 대해 매우 관대한 편이다. 공공장소에서 옷을 다 벗고 일광욕을 하면서 맥주를 마셔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봐도 1번에 대해 가장 관대하지 않나 싶다. 실내/실외, 낮/밤을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음주가 가능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떠한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으신지?

[2011년 7월 29일 최초 작성된 글을 수정 후 재발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