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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음 느낌 그대로 Sep 29. 2021

응급실 진료비는 왜 비쌀까?

처음 느낌 그대로 :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보 전달을 위한 글을 한 번 써보려고 해요. 저의 오랜 친구인 K님을 모시고, 응급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K님은 현재 권역응급의료센터 원무과에서 근무하고 계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K : 안녕하세요. 대학병원 응급실 원무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K입니다. 병원에서 근무한지는  5 정도 됐네요. 최근에 겪은 일 때문에 여기 나오게 됐는데요. 친구 아버님이 아프셔서 예약을 해야 했는, 친구가 어느 과로 진료를 봐야 할지 저에게 물었습니다. 제가 의사는 아니지만, 들었을  명확히 진료과가 정해지는 경우는 있어요. 친구 아버님께서는 두통, 어지러움, 인지 저하  신경과와 관련된 증상을 갖고 있었어요. 근데 친구가 내과에 가도 되냐고 묻더군요그때  당황하긴 했지만 내과는 아닌  같고, 신경과에 가보셔야   같다고 말했어요. 대화가 끝나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 간에 차이가 있구나. 저도 병원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병원에 대해 별로 아는  없었을 거예요. 지금 응급실에 있으니까 응급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같아서 나오게 됐습니다.


처음 :  건강하면 좋겠지만, 사람이 항상 건강한  아니잖아요? 내 가족이나 지인이 갑자기 아플 수도 있는 거고요. 저와 K님은 원무과에서 일하기 때문에 진료에 대한 정보는 제공할  없지만, 그래도 병원 문턱을 낮출  있을 정도는 말씀드릴  있을  같아요. 우선 '응급실 진료비는 비싸다',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좋을  같아요. 응급실 진료비는  비싼 거예요?


K :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일하고 있어요. 대학병원은 접수비부터 해서 모든 게 다 비싸다고 보시면 돼요. 보통 동네 병원(의원) 가면 접수비가   원이예요.


처음 : 그렇죠.


K : 근데 대학병원은 기본 접수비만 해도 2  이상이에요. 거기에 응급실에는 응급의료관리료라는 항목이 있어요. 응급실 진료를 보러 오셨는데, 갖고 있는 증상이 경증이면 부과되는 비용입니다. 이게 보통 5  정도 해요. 그러면 접수비만  8  정도 나오니까... 어마어마하죠.


처음 : 근데 환자 입장에서는 자기 증상이 경증인지, 중증인지 판단하기가 어렵잖아요. 지금 응급실을 가야 할지, 아니면 내일 동네 병원에 가도 괜찮을지 알기 힘들 것 같은데요.


K : 맞아요. 그래서 어쩔  없이 응급실로 진료를 보러 오시는 거고... 하지만 그것 말고는 응급실이라서 비싼  없어요. 외래 진료와 응급실 진료의 차이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병원에 가실 때는 보통 예약하고 가시죠. 진료를 보는 날에 진료비를 내고, 의사 처방에 따라 검사를 하실 거예요. 근데  검사가 예약을 해야 한다면, 다른 날에 검사를 받으러 오실 겁니다. 검사를 하셨으니까 결과를 보러 오셔야겠죠? 그러면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진료비를  내게 됩니다. 근데 응급실은 '검사하러 내일 오세요' 이럴  없잖아요. 응급실에 오시면 모든 검사를 그날에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개의 비용을 따져보면 비슷해요.


처음 : 그렇겠네요. 그럼 이어서 응급실 대기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응급실은 왜 그렇게 진료가 오래 걸리나요?


K : 응급실은 기본적으로 대기 시간이 아주 길어요. 환자 입장에서는 대기 시간이 워낙 기니까 짜증스럽겠지만 이게  응급실 입장에서는 당연한 거거든요.


처음 : 왜 그렇죠?


K : 응급실은  그대로 응급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에요. 하지만 응급 환자에도 급이 있어요. 당장 심폐소생술을 해야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습니다. 위급한 환자를 위해 응급실이 있으니, 그런 환자가 오면 당연히  환자를 1순위로 치료합니다. 그러면 급하지 않은 환자의 진료는 뒤로 밀립니다. 중간중간 아주 위급한 환자가 계속해서 온다면 다른 환자들의 진료뒤로 밀리겠죠?

또, 응급실은 진료와 검사를 한꺼번에 하는 곳입니다. 아무리 응급실이라고 해도, 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해요. 혈액 검사를 하면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고, CT나 MRI를 찍어도 판독하려면 시간이 필요하죠. 그게 한 두세 시간 되니까...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응급실에 왔는데, 빨리 진료가 안 되는 것 같아서 답답하실 거예요.


처음 : 응급실 대기 시간이  이유가 있었네요. 다른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요즘 K님이 엄청 바쁘시다고 들었습니다.


K : 요즘 진짜 너무 바빠요. 보통 연휴가 끝나면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요. 근데 요즘은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환자가 너무너무 많습니다. 저번에 어떤 보호자분이 통화하시는 걸 들었는데, 그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여기 환자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여기 있다가 코로나 걸릴 것 같다고... 참 웃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네요. 그 정도로 환자가 많습니다. 응급실 안에 앉을자리가 없는 정도?


처음 : 제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도 지금 환자분이 엄청 많아졌어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되도록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고 계셨는데... 백신을 2차까지 다 맞은 분들이 늘어나서 일까요? 지금은 코로나 전과 비슷하게 많은 환자분들이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많은 것 같기도 해요.


K : 맞아요.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 수가 많은 게 좋겠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아주 고역입니다. 게다가 응급실은 좀 특별하죠.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은 요즘은 정말 아프시면 안 된다는 거예요.


처음 : 무슨 말씀이시죠?


K : 갑자기 아파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오시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만약 그 환자분께서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환자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게 굉장히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 병원의 사정상 진료를 거부하는 거예요. 코로나 의심 환자를 데리고서 진료를 할 환경이 마땅치 않아서요. 그러면 구급차를 타고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아다닙니다. 참 슬픈 일이에요.


처음 : 아... 저희야 병원 직원들이니까 이해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황당하고 또 화나는 일이겠네요.


K : 네. 맞아요. 그래서 최대한 건강에 유의하셔서 응급실을 찾는 일이 없으셨으면 좋겠어요. 응급실은 구급차로 환자를 받는 구역과 걸어서 오는 보행 환자를 구분해요. 보행 환자인 경우에도 의심 증상이 있으면 격리해서 진료를 하거나,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응급실에 오라고 합니다. 근데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7~8시간은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런데 간혹 당일에 검사 결과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또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셔야 하니까... 당장 아파서 왔는데, 진료는 보지 못하는 상황이니...


처음 : 아픈 건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은 특히 더 조심해야겠어요. 지금 코로나 상황이어서 오히려 편하신 것도 있다면서요?


K : 네. 요즘 술집들이 10시면 문을 닫잖아요. 그래서 술 마시고 응급실에 오시는 분이 없어서 좋아요...


처음 : 주취자 말씀하시는 거죠?


K : 이걸 좋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가게 문을 일찍 닫아서 늦게까지 술 먹고 응급실에 오시는 분이 확연히 줄었어요. 그래서 좋습니다. 술 마시고 응급실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야 접수만 하면 되는 사람이지만, 그런 환자를 데리고 진료하는 의료진은 너무 힘들어요. 이 자리를 빌려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술은 적당히!


처음 : 진짜 현직에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이야기네요. 그밖에 또 기억나는 일이 있을까요?


K : 이제... 그... 젊은 커플들이 응급실에 오는 경우가 있어요.


처음 : 네?


K : 사후피임약을 받기 위해서 응급실에 오시는 경우가 좀 있거든요. 요즘 코로나여서 그런지, 그런 분들도 줄었지만 어쨌든 있긴 있어요. 근데 사후피임약을 처방받기 위해 응급실에 내원하시는 건 응급 증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진료비만 8만 원이고, 약 처방받고 이러면 금방 10만 원 넘어가거든요. 사랑을 나누실 때 확실히 하셔야 하지 않나... 뭐 그렇습니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당사자들만 알겠죠.


처음 : 학생 때 10만 원은 엄청 큰돈이잖아요. K님의 말씀대로 사랑을 나눌 때 확실히 하기로 해요(?).

오늘은 응급실에 근무하고 계신 K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현직에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또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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