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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음 느낌 그대로 Jan 13. 2022

큰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싶어요


처음느낌그대로 : 안녕하세요? 오늘도 ○○ 대학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계신 K님을 모시고서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저번에 K님과 '응급실 진료비는 왜 비쌀까'에 대해서 같이 얘기했었는데, 그때 반응이 괜찮았어요.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볼까요?


K : 안녕하세요. 오늘은 '큰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싶어요'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 : 큰 병원이라고 하시면, 대학 병원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병원에 갈 일이 아예 없으면 가장 좋겠지만, 사실 병이라는 게 언제든 생길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제 큰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그냥 어디가 좀 안 좋아서 동네 병원에 갔더니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봐라 이런 경우가 있을 것 같네요.


K : 그렇죠.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아예 처음부터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고 싶다, 이런 분들도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후자의 경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 왜 그런가요?


K : 왜냐면 우리나라에는 의료전달체계라는 게 있어요. 사실 누구나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고 싶거든요. 그런데 그걸 제도적으로 막은 거예요. 진료과와 병상 수에 따라 1차, 2차, 3차 의료기관으로 나누는데요, 1차 의료기관에서도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을 3차 의료기관에서 진료하면 과잉 진료입니다. 예를 들어서 감기에 걸렸는데, 동네 병원에 가면 그냥 주사 맞고 약 받는 게 전부인데, 3차 의료기관에 가면 엑스레이를 찍을 수도 있는 거고 혈액 검사를 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3차 의료기관에서는 3차 의료기관에 걸맞은 진료를 하는 거죠.


처음 : 그렇네요. 불필요한 과잉 진료를 막기 위한 거고, 과잉 진료로 인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서기도 하겠네요.


K : 그렇죠. 1차 의료기관은 보통 동네 병원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이건 '병원'이 아니라 '의원'이거든요. 동네 걸어 다니다가 보이는 병원은 거의 다 '의원'이에요. ○○이비인후과(의원) 이런 건 보신 적이 있어도, ○○ 이비인후과 병원 이런 건 못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그냥 편의상 병원이라고 하는 거고요.


처음 : 그러면 2차 의료기관부터 병원이라고 부르겠네요.


K : 네. 2차 의료기관부터는 이제 진료과가 많고, 다양해지죠. 3차 의료기관은 소위 큰 병원이라고 부르는 대학 병원이 되겠습니다.


처음 : 그러면 대학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K : 말씀드린 것처럼 바로 대학 병원 진료를 보기는 힘들어요. 1차나 2차 의료기관에서 받은 '진료 의뢰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진료의뢰서를 부르는 명칭이 여러 개에요. 요양급여 의뢰서, 의료급여 의뢰서 등등... 헷갈리실 수 있으니까 그냥 진료 의뢰서라고 기억해 주시면 좋겠어요. 


처음 : 진료 의뢰서 없이 대학 병원에 가면 어떻게 되나요?


K : 사실 진료 의뢰서가 없어도 진료를 볼 수는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문제가 생길 소지가 큽니다. 일단 건강 보험이 안되기 때문에 진료비가 비싸게 나옵니다. 진료 의뢰서를 가져올 때까지 건강 보험 적용이 안돼요. 그런데 진료 의뢰서를 안 가지고 대학 병원에 오는 경우는 드물어요. 왜냐면 보통 큰 병원(대학 병원)은 예약제로 운영되거든요. 당일 진료 이런 건 없어요. 대부분 예약 센터를 통해서 상담을 받고, 그때 어느 진료 과로 진료를 볼지, 필요한 준비물은 무엇인지 등 안내받습니다.

그런데 대학 병원이라고 해도 응급실이나 가정의학과는 진료 의뢰서가 없어도 진료를 볼 수 있어요. 당장 급한 환자인데 의뢰서가 없다고 진료를 안 할 수는 없잖아요. 의뢰서가 있으면 기존에 진료를 봤던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를 알 수 있으니까 진료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없다고 해서 진료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처음 : 그럼 가정의학과는 뭔가요? 가정의학과도 의뢰서 없이 볼 수 있는 진료과인가요?


K : 가정의학과는 다소 생소하실 수 있어요. 가정의학과는 대학 병원이라고 해도 의뢰서 없이 진료를 볼 수 있는 과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정의학과 진료를 권하지는 않아요. 큰 병원에 오신다는 거는, 그만한 이상 소견이 있기 때문일 거고, 또 진료를 본 병원에서 해결이 안 돼서 오시는 걸 텐데, 진료 의뢰서 때문에 가정의학과를 먼저 보는 건 시간 낭비일 수 있어요. 가정의학과를 보시더라도, 어차피 해당 진료과로 의뢰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러나 저러나 시간만 늦춰질 뿐입니다.


처음 : 그러니까 큰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싶다면 동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먼저 보고, '진료 의뢰서'라는 서류를 받고서 예약하고 오면 된다는 거네요. 근데 K님, 대학 병원은 예약제라서 진료를 보는 데에 너무 오래 걸려요. 아픈 환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또 화나는 일이거든요. 이거 어떻게 방법 없을까요?


K : 글쎄요. 이건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에요. 일단 가장 먼저 말씀드릴 수 있는 정석적인 방법은, 시간이 날 때마다 앞에 빈자리가 생겼는지 확인해 보는 방법이에요. 요즘 대학 병원들은 전화 예약뿐만 아니라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예약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거든요. 전화할 여건이 안 되시면 핸드폰 앱을 이용해서 확인해 보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핸드폰 앱으로 예약이 된다고 아예 처음부터 핸드폰 앱으로 예약하시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전화 상담을 통해서 예약하시고, 시간이 날 때마다 빈자리를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처음 : 핸드폰으로 예약하는 게 간단한데, 왜 추천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K : 왜냐면 병원이라는 곳이... 처음님도 아시겠지만 정보의 비대칭이 워낙 심한 곳이에요. 아는 사람은 아는데,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그런 거죠.

예를 들어서 암을 확진받아서 대학 병원에서 진료를 보려고 해요. 근데 이 암이라는 게, 앞으로의 치료 방법에 따라서 진료과가 나눠지거든요. 같은 암이라도, 내과, 외과, 항암치료로 나눠져요. 그런데 이걸 지식이 부족한 환자가 선택하기는 어렵거든요. 자칫 잘못 예약하면 시간만 낭비됩니다. 핸드폰 앱이 아무리 잘되어 있어도 상담원만큼 설명하기란 어려워요.


처음 : 같은 병도 그 치료 방법에 따라 다양한 진료과에서 진료를 한다는 말씀이네요. 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 진료 의뢰서를 받고 예약하라는 말씀이시고요.

음... 진료를 좀 더 빨리 볼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K : 있긴 한데, 이것도 다소 제약이 있는 방법입니다. 그 동네 병원 가보시면요, 잘 보시면 벽 쪽에 다른 병원 로고랑 이름이랑 해서 붙여놓는 데가 있어요.


처음 : 본 적 있어요.


K : 거기에 붙여놓는 병원들은 진료협력 병원일 가능성이 커요.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는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 혹은 더 심층적인 검사를 해봐야 하는 경우에 그 환자를 의뢰하는 병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협력관계에 있는 병원끼리 해당 환자를 진료해 주는 예약 자리가 따로 있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냥 의뢰서만 가지고 예약하시는 분들보다 빨리 예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거죠.


처음 : 그러면 내가 진료를 보고 싶은 병원과 현재 진료를 받고 있는 병원이 협력 관계라면 예약이 좀 더 빨리 잡힐 수 있다 이런 거네요. 근데 이것도 좀 운이네요... 협력병원 환자를 봐주는 예약 슬롯이 있으면 좋겠지만, 없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K :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처음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또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K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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