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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딥택트러닝 캐리 Dec 31. 2020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

작가 : 신태순

출판사 : 나비의 활주로

출간일 : 2020.6.8

책 링크 : http://www.yes24.com/Product/Goods/90310597

추천지수 : ★★★★★

추천대상 : 언젠가는 조직으로부터 독립하게 될 모든 사람들


지식으로 먹고 살고 싶던 오랜 꿈

나는 오래전부터 '지식소매상'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해왔다.

10년도 훌쩍 넘은 일인데, 지식근로자의 의미에 대해서 짚어볼 기회가 있었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 선생님이 남의 지식을 이용만 하는 사람은 지식근로자가 아니라고 하셨다. 그때부터였다. 나의 인사이트가 누군가가 비용을 지불하고 싶을 만큼 가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그래서 붙인 나의 닉네임이 바로 '지식소매상'이었다.

참 똘똘하고 기특한 생각을 하던 지식소매상 박대리(당시 내 직급^^)였다. 그 때의 나를 칭찬하고는 싶지만, 이후의 실행은 참 아쉽기만 하다. 부지런히 지식을 섭취해서 내 일에 잘 이용하는 데에는 탁월했다 자부하지만, 그걸 밖으로 꺼내서 내 이름으로 퍼블리싱 하는 일은 하지 못했다. 지식'소매'에는 실패한 것이다.


나는 왜 쓰지 못 했을까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변화의 출발점이라 하였으니... 이유는 2가지였던 것 같다.   

대단한 지식을 내놓아야만 한다는 강박.

지식을 생산하고 파는 방법이 대해서 무지했음.


첫번째 이유는 사실 내 삶 전체에 걸쳐 저 있는 기조다. 인정욕구, 완벽주의 이런 키워드와도 연결되는 것인데, 꼭 나쁘지만은 않기도 했다. 솔직히 덕도 많이 봤다. 맡겨진 일을 항시 상대가 엄지 척을 할 수준으로 해 놓는 내 태도는 조직에서 나를 빨리 좋은 포지션에 데려다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식의 생산자로서 저런 태도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족쇄가 되었다. 무언가를 일단 써 내면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스스로 혹독하게 검열하니 아무것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늘 머리속에 생각만 맴도는 기분이었다. 서점에서 '딱 저 제목과 내용으로 내가 이미 구상했던 책인데...' 하는 탄식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만족하지 못하는 수준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음으로써, 더 나은 수준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지 못했다.


꼭 책이 아닐수도 있었는데

내가 지식근로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을 때 나는, 책을 출간하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출판의 다양한 방식이 생겨서 개인이 마음만 먹으면 상대적으로 이전보다 자유롭게 책을 낼 수 있었지만 당시엔 다른 분위기였다.

고르고 골라 찾아간 책 쓰기 코칭 수업에서 코치님께 "선생님이 그 주제의 전문가로서 그 책을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어떻게 보여줄 거죠? 독자가 그 분야의 다른 책이 아니라, 선생님 책을 봐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내 책의 콘셉트를 잡아주기 위한 마중물이었을 수 있는 날카로운 이 질문들에, 나는 아마도 작가가 되기를 스스로 포기했었던 것 같다. 그러고 나니 지식생산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만 같았다.


이 책을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신태순 작가님은 책보다 강연으로 먼저 만났는데, 콘텐츠 해킹이라는 장르로 자신의 영역,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작가님의 그간 행보는 내게 참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여러 경로에서 '이 책은 무조건 봐야해' 라는 결론이 났고.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퇴사한 올해 이 책을 만난 것은 운명이었을까? 이제는 다르고 싶다는 나의 열망이 나를 여기로 데려다 놓았겠지 싶다.

이 책은 (위에서 이야기 한) 나의 얼룩진 과거를 한 번에 정리하게 하는 죽비 같은 느낌이다. '정신 차렸으니 알아서 해'도 아니고, 이어 친절하게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주기까지 한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우리는 언젠가 조직에서 독립해야 한다.  자본이 아니라, 오롯이 내 안에 있는 자원들을 바탕으로 가치 있는 지식의 생산자가 되는 그런 길을 일러주는 책이다. 그런 삶의 길로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서고 싶은 분들은 서둘러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덧붙여서

이 책을 읽을 때는 신태순 작가님이 주는 디렉션을 따라가보시기를 강권한다. 뉴스레터에 이메일 주소를 넣는 등의 일련의 잘 설계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냥 책을 읽을 때보다 신태순 작가님이 가진 전략들을 더욱 잘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물론 그 결과로 너무 너무 작가님의 유료 강좌를 결재하고 싶어지는 결과가 올 수 있음은 미리 여러분께 알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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