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은초 Aug 08. 2020

목사님에서 화물 중개업 사장님으로, 이종혁

내 이름을 불러줘 no.10

<내 이름을 불러줘>는 31개 시군에 거주하고 있는 경기 시민들을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는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 기획자는 최초의 인터뷰이만 섭외하며, 이후로는 인터뷰이가 자신의 지인 중 다음 차례의 인터뷰이를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첫 번째 인터뷰이는 다섯 번째 인터뷰이를 전혀 알지 못하지만, 어쩌면 여섯 번째 인터뷰이 혹은 열 번째 인터뷰이와는 어떤 접촉점이 있을 수도 있지요. 이런 방식으로 인터뷰이는 지인의 지인 형식으로 모두 연결되고, 우리가 사는 사회의 축소판을 구현해내게 됩니다. 본 프로젝트의 무대는 경기도이지만, 우리 사회를 이루는 이러한 방식은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우리는 실상,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각각의 인터뷰이는 그들 삶을 이루는 행복, 가치, 꿈, 흔들리던 순간 등을 묻는 10가지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경험과 삶을 나누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다른 누군가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또 다른 모양의 길과 삶을 들여다봅니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 그리고 익명으로 존재했던 이웃들의 고유한 삶을 품고 있는 도시의 다양한 얼굴입니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다른 이의 걸어간 길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며, 불확실한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희망을 만들어갈 힌트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이름과 사는 곳은?

안녕하세요? 경기도 안산에 살고 있는 이종혁이라고 합니다.



2. 당신이 사는 도시에서 당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안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도 이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초중고를 모두 안산에서 다녔기 때문에 친구들도 모두 안산 사람들입니다. 안산은 예전에 주변지역들에 비해 범죄사건이 많이 일어났던 터라 사람들이 이미지가 좋지 않기도 했는데, 저에게는 편안하고 따뜻한 도시입니다. 다른 도시에 있다가 고속도로에서 안산이라는 표지판이 나오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안산에서 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라면, 제가 언제나 함께 하는 친구들, 가족, 공동체입니다.  



3. 어떤 일을 해오셨고, 지금 몰입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신학을 공부했고, 2018년까지는 교회에서 부목사로 일했습니다. 교회 내의 갈등과 정치에 회의감이 늘어가던 시기에, 친구를 통해 사업을 소개받아 화물 중개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1년간 선배 밑에서 배우고, 올해 3월에 개인 사무실을 개업해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교회 일과는 많이 달라서 힘들고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기사님들과 싸워야 하는 일들도 종종 생기는데, 목사로 일하면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사업 초반이라 벌이도 변변치 않아 재정적으로 힘들어서 다시 목회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는 했는데, 그때마다 친구가 희망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제가 하는 화물 중개업은 화물차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화물기사님을 연결해주는 일입니다. 차만 빌리는 렌트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고, 오히려 대리운전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스마트폰만 있으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직업입니다. 


4. 무엇이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나요? 혹은 그런 사람이 있나요?

지금 하고 있는 중개업을 제안해준 친구이자 제 사업 파트너입니다. 동갑인 친구지만 저의 멘토이자, 어려서부터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사람입니다. 



5. 당신이 아끼는 7가지 아이템으로 당신의 취향을 소개해주세요.

1. 커피: 언젠가는 커피숍을 개업하고 싶습니다. 커피를 몹시 좋아하고, 제가 내린 드립 커피를 사람들이 마시고 맛을 얘기해줄 때 기분이 참 좋습니다. 

2. 자동차: 우리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될 기동성 있는 아이템이죠.  

3. 어쿠스틱 기타 :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어쿠스틱 기타 외에도 드럼, 일렉 기타, 베이스 기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장 소중한 건 어쿠스틱 기타입니다!

4: 요즘 키우고 있는 방울토마토. 얼른 열매를 먹어보고 싶어요. 

5.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 코미디 프로 보는 시간. 개그콘서트가 종영되어 너무 아쉬워요. 

6. 골프: 지금 초급 단계인데, 재미있어요. 축구, 족구 등 다른 운동도 좋아합니다. 

7. 성경: 목회는 그만두었지만, 그래도 항상 제 삶의 지침이 되어주는 건 성경입니다. 


6. 일상에서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 식사 후의 여유 있는 커피 한 잔. 소소하지만 정말 큰 행복입니다. 



7.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원칙이 있나요? 그것을 얻게 된 계기가 있나요?

성경입니다. 저는 돈이나 명예, 성공 등은 삶을 조금 더 편하게 해주는 도구이지, 인생의 가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 인생의 원칙은 성경이고, 그대로 완벽하게 살아내지는 못하지만 그 가치대로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관은 아무래도 부모님의 신앙으로부터 물려받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8. 인생을 살며 큰 변화가 있었던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고 그로 인해 무엇이 바뀌었나요?

저는 목회를 평생의 꿈으로 지니고 살아왔습니다. 그 꿈을 포기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게 제 인생의 큰 변화일 겁니다. 이전에는 교회가 일하는 곳이었기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교회가 다시 맘 편히 예배할 수 있는 곳, 쉼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터에서는 개인 사업을 하는 덕에 자유롭게 혼자 일하고 있습니다. 



9. 언젠가 이루고 싶은 모험, 꿈이 있나요? 그것을 위해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요?

언젠가는 커피숍을 차리고, 제 커피를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현재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집과 사무실에서 혼자 내려보며 연구하는 커피 정도가 준비라면 준비일까요? 



10. 삶의 흔들리는 순간에서 당신을 지켜주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신앙입니다. 저에게는 힘들고 어려울 때 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신을 믿는 믿음입니다. 천국이 있다는 믿음, 신이 있다는 믿음, 그 신이 나와 항상 함께 한다는 믿음이요. 그 믿음이 큰 역경이나 위기로부터 저를 구합니다. 





이상으로, 총 10분의 경기시민 릴레이 인터뷰 <내 이름을 불러줘> 프로젝트를 마칩니다. 

인터뷰 질문을 드리고 답변을 받아볼 때마다 이렇게 멋진 인터뷰를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다는 게 영광이었고, 어서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지곤 했습니다. 10명이라는 많지 않은 숫자임에도 직업과 연령대, 거주 도시가 다채로웠고, 저마다의 다양한 삶의 여정을 엿보며 제 마음에는 여러 차례 울림과 도전이 있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권미영님, 이태옥님, 최현정님, 심수아님, 김주은님, 박선아님, 조수민님, 윤향숙님, 이동찬님, 이종혁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족이란 닻을 달고 새 길을 탐험한다, 이동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