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J 선언 - MBTI가 P에서 J가 된 이유

by pathemata mathemata


MBTI 검사를 대학교 다닐 때 해보고 최근 다시 한 적이 있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서 보니 INTP에서 INTJ로 바뀌었다. 물론 정식 검사가 아니라 인터넷으로 한 것이 정확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자가검사의 특성상 이러한 변화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P에서 J로 바뀌면 내 삶에 있어 어떤 부분이 달라졌단 말인가?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J는 판단형(Judging)을 의미하고 P는 인식형(Perceiving)을 의미한다고 한다.



< 판단-인식(J-P) 인식과 판단 기능을 바탕으로 실생활에 대처하는 방식>

판단형은 빠르고 합리적이며 목적의식이 뚜렷한 데다 조직적이고 체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인식형의 사람들은 모험이나 변화를 선호하며, 사전에 계획을 세웠더라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 브레인미디어


다시 말해 판단형(J)이 되었다는 것은 예전보다 계획적인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장을 보더라도 딱히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진 않았지만 이제는 꼭 스마트폰에 메모해둔다. 회사에서는 금주에 할 일에 대해 기록하고 퇴근하고 먹을 식단을 미리 적어두기도 한다.


물론 MBTI에서 말하는 성향은 상황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유연한 판단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계획적이라면 자신의 시나리오가 붕괴되면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예를 들어보자. 일본군의 수뇌부인 대본영이 전쟁계획만 중시하다가 현장에 보다 유연한 재량권을 준 미군에게 태평양 전쟁에서 패배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너무 옆길로 샌 것 같다. 인생은 대체로 전쟁이 아니므로 계획을 세우면 좀 더 편하다. 이렇게 된 것은 10년 넘게 산 아내가 J(판단형)인 영향이 크다. 그리고 반대로 아내는 내 덕분에 P(인식형)가 되어가고 있다고 한탄 중이다. 이것이 인생의 아이러니이다.


유명한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패러디하며 마무리하겠다.



P가 J가 되어 잃을 것이라고는 건망증 뿐이요 얻을 것은 규칙적인 삶이다.

만국의 P여 J가 되어라!





keyword
이전 06화캠핑을 다니는 이유가 모기약 때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