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장녀도 서툴다
화가 났다.
주일날 교회 가서 말씀 들으면 뭐 하나 예배드리고 나서는 매번 똑같은 상황 반복인데 꾸역꾸역 서로가 말로 상처 주고 있으면서 바뀌어야 된다고 말만 하고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나오는 건 늘 똑같고, 매일 이렇게 반복되는 생활이 너무 지친다.
나 역시도 쉽게 바뀌지 않아 답답하고, 오늘은 살갑게 말해봐야지. 엄마 아빠한테 다정하게 말해봐야지 하면서도 입 밖으로 나가는 말은 늘 뻣뻣하고 차가운 말들 뿐이다.
서로가 마주치는 게 불편한 상황에서 나는 엄마 아빠가 잠든 시간이 되어서 집에 들어갔고,
아침에도 잠만 자고 일어나 출근하기 일쑤였다.
몇날 며칠 이렇게 지내는 게 답답했는지 아빠가 출근한 나에게 카톡을 보내놨다.
익숙지 않은 스마트폰인데, 잘 쓰지도 못하는 카톡 메시지를 한 자 한 자 눌러썼을 거를 생각하니 짠하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서 눈이 시큰거리고 목울대가따끔 거려 혼났다.
결국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해서 서로 상처 줄 필요가 있었는가 서러운 마음이 밀려온다.
모든 게 서툴렀던 아빠는 그래도 먼저 다가왔다.
가시 돋친 말 대신 따뜻한 말 한마디 하는게 어려운 나도 아직 모든게 서툰 K장녀라는 말로 포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