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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언니 IL Mondo Sep 10. 2024

있다가도 없어지는데

시간 속에서 사라지는 것들

시간은 모든 것을 바꿔놓는다.

우리가 함께 갔던 카페는 이제 더 이상 그곳에 없다.

한때 우리에게 특별했던 그 장소가 어느새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자주 갔던 비빔국숫집도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가게가 들어섰다.

취향과 입맛이 비슷한 우리를 즐겁게 해 주던 곳이 다른 식당으로 바뀌어 버렸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그 공간들이 이제는 다른 누군가의 일상이 된다는 사실이 아쉽고 어딘가 씁쓸하다.


그렇게 소중했던 것들이 시간 속에서 사라져 가는 것을 보며, 우리 관계도 똑같다고 느꼈다.

처음에는 늘 곁에 있을 것만 같던 관계가 어느 순간엔가 서서히 변해가더니, 결국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함께 웃고, 함께 울며, 소중한 시간을 나누었던 그 순간들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남아있지만, 우리 사이의 그 특별한 감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흐려졌다.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과 추억은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영원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익숙했던 것이 없어지고, 바뀌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것이 시간의 흐름이고, 관계의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른다. 함께였던 모든 순간들은 이제 과거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고,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고 있다.


사라지는 것은 아쉽지만,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이 채워지듯, 우리의 관계도 그렇게 변하고 바뀌어간다. 시간 속에서 없어지기도 하고, 또 다른 무언가로 채워지기도 하는 것, 이것이 '우리'라는 관계가 겪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


가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딘가에서 봤던 '그리운 것은 그대일까, 그때일까'처럼.

내가 돌아가고 싶은 게 그때가 그리워서인지 그대가 그리워서인지 이제는 그 대상조차도 희미해져 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그대를 사랑했던 젊고 반짝이는 내가 있던 그때가 그리워서 일지도 모른다.]


그때는 영원할 것만 같았던 순간들이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아 있다는 것이, 어쩐지 마음 한편을 서늘하게 만든다. 그러나 나는 이제 안다. 그 모든 것이 시간을 거스르지 못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을.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감정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것들, 그리고 그 속에서 나 자신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받아들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비록 카페도, 식당도, 우리의 관계도 사라졌지만, 그 안에서 내가 얻은 경험과 감정들은 여전히 나를 이루는 일부로 남아 있다.


우리는 언젠가 다시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추억을 쌓아갈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또 사라지는 것들 속에서도 우리는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인생이고,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가 배워가는 과정이다.


결국, 사라지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 의미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시절의 우리를 기억하며, 나는 앞으로의 시간 속에서 또 다른 소중한 것들을 만들어갈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시간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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