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증, 혹은 달콤한 꿈
조울증 환자들은 어째서 그토록 경조증을 그리워하는가
경조증(hypomania)은 조울증의 주요 단계 중 하나로, 우울증 시기와는 극명히 대조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조울증 환자들의 감정은 극단적인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데, 경조증은 그중에서도 비교적 긍정적이고 활기찬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시기에 환자들은 에너지와 자신감이 넘치고, 창의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특성에도 불구하고, 경조증 직후 정신적 균형을 잃을 위험이 크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경조증은 조울증 환자들에게 일종의 '달콤한 꿈'과도 같습니다. 경조증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잘 풀리는 듯한 느낌을 주며, 환자들은 이 시기의 자신을 '진정한 나'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창의력과 에너지가 넘치고, 자신감이 높아져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이 느낌은 많은 환자들에게 강한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경조증이 끝나고 난 후의 감정적 추락과 현실감 회복은 고통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에, 다시 경조증의 그 감정을 느끼고자 하는 강한 갈망이 생깁니다.
경조증은 그 자체로는 달콤할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심각한 위험이 숨어 있습니다. 경조증 상태에서 발생하는 무모한 행동이나 과도한 자신감은 재정적, 사회적, 심리적으로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경조증이 악화되어 조증(mania)으로 발전할 경우, 통제할 수 없는 심각한 정신적 문제로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경조증의 긍정적인 면에만 매달리지 말고, 그 위험성을 인식하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조증은 조울증 환자들에게 매혹적인 경험을 선사하지만, 이로 인한 잠재적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경조증의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더라도,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조울증 환자들이 경조증의 달콤함을 그리워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지만, 이 상태가 삶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그리움에만 머물지 않고 건강한 균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현재 저도 평범한 상태와 경조증 사이 어디쯤에 있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주치의와 상담하여 약물을 조절했고, 다행히 그 이후 더 이상 기분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 병과 함께하는 삶은 늘 불안 불안합니다. 마치 막대기 하나를 손에 세우고 균형을 잡는 것처럼, 장대를 들고 외줄 타기를 하는 것처럼 늘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가벼운 기분 고양감에 생활에 활기가 돌지만, 동시에 그것을 마냥 즐길 수만도 없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