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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본 Nov 23. 2020

기록 일기_22일차

월요일같은 일요일

어제, 드디어 그날이 시작되고. 불편하고 찜찜하고 고통스럽고 짜증난 하루가 시작되었다. 20년 넘게 매달 반복하는 일인데도 참,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매달 고통을 느끼는데 참, 적응이 안된다. 무엇보다 그날 전후로 약 일주일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기에, 몸도 마음도 지치고 뭣하나 제대로 하는거 없이 시간만 흘러보낸다. 아프고 불편한건 둘째치고, 이것이 제일 화가난다.


 매일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작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고 하루를 마칠 때 난 가장 기분이 좋다. 그럴때 사는 맛을 느낀다. 그런데, 그날 전후 7일은 계획을 세울 힘도, 수행할 능력도 없다. 뭘 할까 설레는 고민할 에너지도 없다. 뇌는 정지된듯 그저 빈혈과 두통만이 존재할 뿐. 껍데기만 움직이는 기분이다. 그 껍데기마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의미없는 동작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고.


아무튼 그런 날이 그날이다. 가만히 누워만있어도 피곤하고 힘든 그날에, 집에 다녀왔다. 아침 일찍부터. 조카들이랑 놀고, 고양이들이랑 놀고, 소파에 누워 있다가 저녁먹고 왔을 뿐인데 등산을 한 것처럼 진이 빠졌다. 이게 이렇게도 힘든 일인가. 집 가는길도 고작 1시간 가량인데, 체감 에너지 소모는 거의 부산에 다녀온 듯 하다.


정말, 그날 뭔가를 한다는 건 엄청난 에너지 소모다. 그래서일까 시작도 안한 월요일이 이미 시작된 듯 하다. 벌써 힘들다.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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