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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r 29. 2017

오!캐롤

작곡가 닐 세다카가 캐롤 킹에게 바친 연가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굿애프터눈입니다. 여러분.
다들 점심식사 맛있게 드셨나요?

오늘은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공연이 이어지고 있는 해외 라이센싱 뮤지컬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제가 이번 시간에 소개해드릴 공연은 뮤지컬 <오! 캐롤>입니다. 제목만 들으면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요. 사실 '캐롤'은 크리스마스와 상관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오늘은 뮤지컬 <오! 캐롤>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작품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추억의 팝송으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오!캐롤>은 1950~60년대를 풍미한 싱어송라이터 '닐 세다카'의 음악을 엮어 에릭 잭슨과 벤 H. 윈터스가 공동으로 대본을 쓴 주크박스 뮤지컬로, 2008년 미국의 오건큇에서 초연됐습니다. 실제 미국에서 공연된 작품의 원제는 <오!캐롤>이 아닌 <무너진 사랑(Breaking Up is Hard To DO)>인데 제목이 곧 스포일러라는 이유와 닐 세다카를 대표하는 곡인 <오! 캐롤>을 활용하기 위해 변경되었습니다.(또한 작년 연말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뮤지컬 <오! 캐롤>의 모티브가 된 <Oh! Carol>은 1958년에 세계적으로 히트한 곡으로 1959년 미국 차트 9위를 기록했고, 1960년 1월 4주 동안 이탈리아 차트에서 1위를 했습니다. 

닐 세다카와 캐롤 킹

<오!캐롤>은 아름다운 멜로디뿐만 아니라 곡에 얽힌 러브스토리로도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닐 세다카가 사랑했던 가수 겸 작곡가인 캐롤 킹을 위해 만든 연가였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깊은 사랑을 가사에 담아 노래했지만 캐롤킹은 대답 대신 답가로 같은 멜로디에 가사를 바꾼 <Oh, Neil>이라는 노래를 발표해 재치있게 거절하였습니다. 캐롤킹을 향한 구애에는 실패했지만 닐 세다카의 음악을 향한 사랑만큼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품 이해를 위해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오!캐롤>은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젊은 남녀 네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결혼식 당일 신랑에게 바람맞은 주인공 마지는 낙담한 상태로 일어날 생각을 못합니다. 그런 마지를 위로하기 위해 친구인 가수지망생 로이스는 마지의 신혼여행지였던 파라다이스 리조트로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파라다이스 리조트는 한때 화려한 스타였으나 잠적하고 지금은 사장으로 리조트를 경영하는 에스더, 그리고 그런 그녀에 대한 마음으로 가슴앓이를 해오면서 그녀를 지켜봐온 MC 허비가 있는 곳입니다.
리조트에서 마지의 새로운 사랑을 이어주기 위해 로이스는 동분서주합니다. 그 과정에서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인기 만점의 바람둥이 리조트 가수 델과 소심하고 어수룩한 매력으로 작곡가를 꿈꾸는 게이브, 델의 펜이자 후원자인 부호 스텔라를 만나게 됩니다. 

바람피다 총맞아 죽은 남편과 아들을 잃은 아픔을 가진 에스더는 그녀 옆을 묵묵히 지켜온 MC 허비의 사랑 고백을 받아들이며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떠나 제 2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파혼의 아픔을 겪은 마지는 다시 자신을 찾아와 용서를 구하는 레오나르도를 받아들이며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 새출발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마지를 위해 파라다이스를 찾은 로이스는 자신이 사랑한 음악의 작곡가가 게이브라는 것을 알게 되고 게이브의 고백을 받아들여 연인이 됩니다.
세 커플의 맺어짐을 지켜보는 델과 스텔라는 파라다이스 리조트에 남아 서로 새로운 사랑을 키워갈 것을 다짐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닐 세네타의 음반 커버

<오! 캐롤>을 이야기하면서 이 곡을 만든 작곡가인 '닐 세데카'에 관한 소개를 안할 순 없겠죠? 닐 세데카는 1900년대 중반 미국과 세계의 팝음악을 좌지우지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작곡가이자 가수입니다. 1950년대 후반 10대의 나이로 데뷔하여 첫사랑의 감정을 노래한 곡들을 발표하면서 음악활동을 시작한 닐 세다카는 당시 클리프 리처드와 함께 미국 팝을 이끈 전설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작사가 하워드 그린필드와 콤비를 이뤄 500여곡의 작품을 썼고, 2천만장 이상의 레코드를 판매하였습니다. 

1939년 3월 13일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세다카는 줄리어드 음대에 입학하면서 그 천재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빌보드 17위,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한 <Stupid Cupid>와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0' 안에 들어가는 <You Mean Everything to Me>,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일본의 음악차트 1위를 석권한 <One Way Ticket>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곡들이 전부 그의 작품입니다.

뮤지컬 <오! 캐롤>은 위에 설명드린 닐 세데카의 대표곡을 포함하여 총 스무곡이 뮤지컬 넘버로 사용되었는데, <에드거 앨런 포>, <페스트>, <곤 투모로우>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김성수 음악감독이 편곡을 맡아 무대 분위기를 잘 살려내었습니다. 8인조 밴드라 라이브 연주와 무대와 의상, 분장을 통해 1960년대의 시대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현대에 맞게 세련된 연출을 보여주었습니다.

캐스팅 역시 수준급인데 유머와 순애보를 동시에 가진 중후한 중년남자 MC 허비 역에 남경주, 서영주, 서범석이 허비가 짝사랑하는 에스더 역에는 전수경, 김선경, 임진아가 여심을 사로잡는 바람둥이 가수 델 역에는 정상윤, 서경수가 출연합니다. 마지의 단짝 친구 로이스 역에는 이유리, 안유진, 오진영이 캐스팅되어 여느 스타급 공연에 못지 않은 환상의 라인업을 자랑합니다.

<오!캐롤>은 무대 연출 역시 훌륭한데 호텔 카페테리아, 호텔카운터, 호텔 밖, 공연장, 델의 방 등 다양한 장소 변경의 연출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었고 조명을 잘 활용하여 파티 댄스등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냈습니다. <맘마미아>나 <올슉업>같은 뮤지컬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관람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는 2/28부터 5/7까지 공연이 진행되니 미리 예매하셔서 좋은 자리에서 즐거운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이만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오, 캐롤. 그대여 나는 바보입니다. 그토록 당신이 나를 잔인하게 미워할지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당신은 나에게 상처를 주고 있어요. 나를 울리고 있어요. 당신이 떠난다면 나는 도저히 살 수 없을 것입니다. 그대여, 제발 떠나지 말아요. 그토록 당신을 사랑합니다. 떠나지 않겠다고 말해 주세요. 내 가슴은 언제나 당신을 원하고 있습니다. 비록 당신은 나를 학대할 지라도. 오오 캐롤.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오 캐롤(Oh, Carole)> / 닐 세다카>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시는 분은 모바일에서 아래 링크 클릭하여 가입해보시기 바랍니다.
(링크 : https://goo.gl/dPg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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