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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Mar 30. 2017

프리실라

<헤드윅>, <킹키부츠>를 잇는 성소수자를 다룬 뮤지컬!

안녕하세요? 여러분.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오랜만에 해외 라이센싱 뮤지컬을 하나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초부터 제가 국내순수창작뮤지컬에 흠뻑 빠져 라이센싱 공연을 소개하는 것을 좀 등한시했던 것 같네요. 순수창작품도 좋지만 역사가 깊고 참신한 해외뮤지컬도 심심치않게 계속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번 시간에 소개해드릴 작품은 뮤지컬 <프리실라>라는 작품이에요. 1994년 호주에서 제작된 영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무비컬)으로 휴고 위빙, 가이 피어스가 주연으로 나와 대흥행을 거두어 유명해진 작품입니다. <헤드윅>, <킹키부츠>처럼 성소수자를 다루는 작품으로 1980년대 에이즈와 게이에 대한 편견과 반감이 극에 달한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4년에 한 차례 공연이 진행된 적이 있는데 당시 캐스팅된 배우들이 조성하, 김다현, 고영빈, 마이클 리, 이지훈, 조권 등 한 미모(?)하는 분들이어서 화제가 되었지요. 오늘은 뮤지컬 <프리실라>에 대한 소개와 줄거리, 국내공연 관련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뮤지컬 <프리실라>는 나이트클럽에서 드랙퀸쇼를 하는 드랙퀸 세 명(버나뎃, 틱, 아담)이 함께 공연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980년대의 시련을 겪고 호주 사회가 어떻게 성소수자들을 받아들였는지를 세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유쾌한 코미디와 뮤지컬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작품의 이해를 위해 줄거리를 간단히 이야기드리도록 할게요. 드랙퀸 공연을 하며 사는 틱은 앨리스 스프링스의 한 호텔의 제안을 받고 남편을 잃어 슬픔에 잠겨있는 트렌스젠더 베테랑 댄서인 버나뎃을 설득하여 같이 떠나기로 합니다. 잘생긴 젊은 게이인 아담도 함께 하기로 하고 여행을 위해 낡은 스쿨버스 한 대를 구해와 '사막의 여왕 프리실라'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아담/버나뎃/틱

틱은 전처와 아들이 있지만 드랙퀸의 삶을 살고 있으며 앨리스 스프링스에 살고 잇는 그의 전처와 아들을 보려는 기대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담은 그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킹스 캐년에 오르겠다는 꿈을 갖고 이번 여행을 통해 이루려 합니다.

시드니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들이지만 지방 소도시에서는 튀는 의상때문에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기도 하고 그들의 쇼도 별 반응을 일으키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편견 속에서도 그들의 본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그들이 만난 사람들은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됩니다.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킹스 캐년에 오른 틱, 아담, 버나뎃은 대자연을 보면서 그들이 바라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시드니로 돌아온 그들은 사람들의 환호와 사랑속에서 계속 공연을 이어가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지만 <프리실라>는 해외에서는 선꼽힐 정도로 크게 성공한 뮤지컬입니다. 세계 뮤지컬 공연가에서 가장 인기 높은 두 형식인 '무비컬(영화가 원작)'과 '주크박스 뮤지컬(유명 노래를 넘버로 사용)'이 혼용된 이 뮤지컬은 <맘마미아>와 <드림걸스>가 밟는 성공방식에 <헤드윅>의 퀴어소재까지 건드린, 간단히 말해 흥행할 요소는 두루 갖춘 작품입니다. 

첫 시발점인 호주 시드니에서의 성공적인 초연을 시작으로 2009년 영국 런던, 2010년 캐나다 토론토, 2011년 뉴욕 브로드웨이와 이탈리아 로마, 2012년 브라질 상파울루, 2013년 스웨덴 스톡홀름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인기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이 작품의 성과는 흥행성적 외에도 많은데 오스트레일리아를 세계 문화계에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점, 성 소주자들이 틀린 존재가 아닌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일반 관객들에게 인지시킨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드롬적인 인기 때문에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넘어, 결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의상디자인상까지 수상하는 쾌거를 이룹니다.

뮤지컬 <프리실라>는 영화를 만들었던 호주 제작진이 직접 참여해 작품의 메시지는 일관적으로 유지하되, 영화에서 못다 들려준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추가하여 뮤지컬만의 매력을 잘 살려내었습니다. 특히 주크박스 형식의 음악적 활용을 강화, 80~90년대 인기 대중음악을 대거 넘버로 차용하여 형형색색의 의상과 무대효과가 더해져 흡사 콘서트와 같은 효과를 거둔 점이 인상깊습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개성넘치는 인물의 성격들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춤, 진한 분장으로 훌륭히 표현되었습니다. 틱 역에는 마이클 리, 이지훈, 이주광이 버나뎃 역에는 고영빈, 김다현, 조성하가 아담 역에는 김호영, 조권, 유승엽이 캐스팅되어 혼신의 연기를 다하였습니다. 2014년 초연 이후 아직까지 재연 계획은 없지만 흥행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는 작품이니만큼 보다 로컬화되어 재연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공연소개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이웃집 개를 두들겨패고 싶을 때는 그 개의 주인 얼굴도 머리에 떠올리자.
- 미얀마 속담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시는 분은 모바일에서 아래 링크 클릭하여 가입해보시기 바랍니다.
(링크 : https://goo.gl/dPg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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