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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 Jan 25. 2017

캣츠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이자 토니상 7개부분을 석권한 공전의 히트작!

굿 애프터눈입니다. 여러분.
다들 점심식사 맛있게 하셨나요?

오늘도 좋은 공연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모임 코너명처럼 '미리보는 뮤지컬'이라는 취지에 맞게 저희 포스트만 보아도 뮤지컬에 대한 필요한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짜임새있게, 그러면서 재미있게 글을 쓰느라 저도 많이 연구하고 있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요.;;)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공연은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이자, 영국뮤지컬의 흥행신화를 기록한 뮤지컬 <캣츠>입니다. 오늘은 뮤지컬 <캣츠>의 제작과정, <캣츠>가 이룬 성과와 줄거리, 한국에서의 입지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게요.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명작 뮤지컬로, 시인 TS 엘리엇의 우화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만든 콤비인 기획자 캐머런 메킨토시와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으로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습니다. 특히 초연 이후 2002년까지 8,590회 공연,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1982년부터 2000년까지 7,485회 무대에 올라 가장 롱런한 작품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습니다. 83년에 토니상 7개 부문을 석권한 공전의 히트작품입니다. 전세계 26개국 300개 도시에서 공연됐으며 한국에서도 라이센스, 내한 공연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공연돼 온 흥행작입니다. 이 뮤지컬 중 <메모리>는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곡입니다.

뉴욕 무대에선 뮤지컬 여왕 베티 버클리가 이 작품으로 뮤지컬계의 전설로서 이름을 올렸고, 뮤지컬 스타 사라 브라이트만은 <캣츠>의 OST를 부른 인연으로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결혼하여 이후 '오페라의 유령' 주연으로 급부상합니다.

사실 뮤지컬<캣츠>는 장점보다는 불안한 점이 더 많은 작품으로 많은 이들이 우려하였습니다. 공연 관계자들은 사람역할이 아닌 고양이 역할로만 채워진 이 작품이 최악의 실패를 거둘 것이라 밝혔고 그래서 배정된 공연장마저 영국 역사상 한번도 흥행에 성공한 적이 없는 뉴런던 시어터에서 초연을 가졌습니다.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캣츠>를 준비하면서 작품에 대한 의견충돌로 평생의 파트너, 작사가 팀 라이스와 결별하고는 아픔을 겪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연을 맡기로 했던 뮤지컬 스타 주니 덴치가 공연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는 등 여러 악재를 겪었습니다.

이런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캣츠>는 믿을 수 없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런던 공연에서는 투자자들이 망설여서 초연 전날까지 투자금 확보가 어려웠지만 이듬해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사전예매만 620만 달러를 달성해 당시 최고의 사전예매기록을 새웠습니다. 브로드웨이에서의 <캣츠>의 성공은 뮤지컬 종주국 영국의 자존심과 문화적 충격을 안겨준 사례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다른 뮤지컬과 달리 원작이 소설이나 동화가 아닌 시(詩)들이라서 줄거리가 아닌 고양이들 저마다의 이야기로 묶여진 우화시의 설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새로운 수명을 받을 젤리클 고양이를 선정하기 위한 무도회를 배경으로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이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상황의 연출이 반복되는 뮤지컬입니다. 인간이 전혀 나오지 않는 색다른 연출과 안무에 관객도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곧 큰 히트를 했습니다. 각 나라마다 공연시기에 따라 연출이 미묘하게 변화하는데 런던에서의 공연은 무대 전체가 회전 무대를 사용하여, 개막할 때는 180도 회전된 무대를 사용했습니다.

원작 스토리의 빈약한 부분은 배우들의 안무와 연기로 채워집니다. <캣츠>의 연출가 트레버 넌은 단순히 고양이 흉내를 내는 정도가 아니라 고양이의 습성이나 행동양식을 연구하고 접목해서 안무를 만들었습니다. 이에 더해서 극중에서 완벽히 인간 고양이가 되어야하기 때문에 안무연습을 넘어 배우들 스스로가 고양이의 행동방식을 습득하며 고양이스러운 걸음걸이부터 연습하느라 피를 토할 정도로 고생하는게 보통일 정도로 힘든 훈련이라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주연배우뿐 아니라 출연진 전원이 같은 강도의 연습을 해야하고 비중 역시 대동소이할 정도로 배우들 모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더구나 고양이 특유의 유연함을 고스란히 녹여낸 안무의 특성상 출연 배우와 무용수들은 발레나 탭댄스 등 노래실력을 비롯하여 많은 재주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줄거리를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양이들이 일년에 한번씩 도시의 구석 쓰레기장에 모여 '젤리클'고양이를 뽑는 무도회를 엽니다. 젤리클 고양이로 선발되면 하늘나라의 선지자 고양이 '듀터라노미'로부터 행복이 가득한 새 삶을 얻게 됩니다. ('제리클 고양이'란 인간에게 사육되어지는 고양이가 아닌 역경에 굴하지 않고 강인한 행동력을 가진 고양이에게만 부여되는 칭호입니다.)

뉴욕 뒷골목 쓰레기장. 날이 어두워지자 고양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그들만의' 무도회가 열립니다. 선지자 고양이를 중심으로 온갖 고양이들이 춤추는 무도회장에 행복했던 유흥가 출신의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범죄자 고양이가 지도자 고양이를 납치하여 모임이 혼란에 빠지나 마법사 고양이의 도움으로 구출되고 모임이 절정에 이릅니다. 이때 그리자벨라가 나타나 비참한 현실속에서도 내일의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노래 <메모리>를 불러, 지도자 고양이는 새로 태어날 고양이로 그리자벨라를 지목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한국에서도 뮤지컬 캣츠의 내한 공연과 라이센스 공연이 있었습니다. 단, 안타깝게도 두 공연 모두 해외에서 거둔 만큼의 열렬한 환호와 성과는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국내 라이센스 공연에서는 아이돌 스타 출신인 옥주현, 대성이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는데요.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연출, 연기력, 노래 삼박자가 원작을 따라가지 못해 초연에 그치고만 비운의 작품입니다. 내한 공연의 경우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성공한 모델을 보여주었지만 동물이 주연인 작품에 대한 관객의 낯선 반응, 원작과 배우들에 대한 부족한 인지도로 만족할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였습니다. 아마 추후에 다시 공연이 있다면 한국에 맞는 로컬화된 연출을 기반으로 한 내한공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작품 소개를 무사히 마치게 되었네요. 뮤지컬 <캣츠>, 국내 정서상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했지만 세계 4대뮤지컬이라는 명성답게 참신하고 도전적인 연출과 발상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아마 2020년 내에 한번 더 내한공연이 있을 법한데 오늘 포스트 읽으신 분들은 꼭 직접 관람해보시길 바래요. 해외 공연팀도 프로 중에 프로라서 무대가 서는 나라와 관객의 특성을 미리 공부하고 매번 새롭게 진행하기 때문에 다음 공연이 잡힌다면 기대해보셔도 좋을 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 인사드리고 다음에 더 좋은 공연 소개하러 오겠습니다.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트리비아

1. 여담으로 배우들이 입는 모든 의상은 고양이라는 의상 특성상 손빨래로만 빨아야한다고 합니다.
2. 초연 이후 30년 내내 배우들이 스스로 메이크업을 하고 무대에 섰다고 합니다. 배우 스스로 역할에 몰입하기 위한 뮤지컬 <캣츠>만의 중요한 전통입니다. 
3. 배우들은 맡은 역에 배정받은 향수를 사용합니다. 각 고양이들의 개성을 살리고 멀리서도 고양이들을 구분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4. 세계 여러 곳에서 공연되었지만 한 번도 다른 이름으로 공연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은혜를 입은 자는 잊지 말아야 하고 베푼 자는 기억하지 말아야 한다.
- 피레 찰론

* 뮤지컬 관람을 같이할 모임을 찾으신다면 소모임 어플에서 '뮤지컬'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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