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눌노리 97
- 9단계 : 인테리어 공사/ 등등
집이 ㄱ자이다 보니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기도 어렵고 활용하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지열난방 보일러실로 2평 정도롤 확보하고 다시 계단으로 몇 평을 더 빼주다 보니 건축사나 현장소장이 공간 디자인하기도 꾸려나기도 어려웠다. 계단은 보이는 면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뒤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공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섬세하게 설계한 곳인데, 시공하는 현장소장이 보이는 부분에 너무 신경 쓰다가 그 뒤 안방의 디자인을 크게 파먹은 이야기는 앞에서 한 바 있다.
아무튼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직선으로 뻗은 계단은 공사하기가 어렵지 않은데, 가다가 꺾어서 올라가는 계단이 문제다. 가다가 직각으로 꺾어지는 계단은 작업하기도 쉽지 않고 면적도 많이 차지한다. 옆집의 꺾어진 계단을 보며 우리 계단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는데, 꺾이지 않고 물 흐르듯 잘 굽어지는 방식으로 시공되었다. 합판 위에 자작나무를 얹어 계단을 완성하고 계단 벽은 벽지를 바르지 않고 탬버보드를 세우니 마치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서 본 희끗희끗 스치는 자작나무숲 같았다.
창호 안으로는 자작나무 잼보드(문틀)를 걸었다. 이 잼보드는 창호를 안에서 받쳐주는 기능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실내의 심미적 장치가 되기 때문에 잼보드의 두께, 색깔까지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건축사의 심미안에 많은 도움을 얻어 디테일이 살아 있는 공간이 되었다.
현관은 코렐제품을 시공했고, 중문은 현관 옆의 손을 씼는 세면대와 화장실의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사각斜角으로 비칠 수 있도록 유리문을 달았다. 실내의 도어들은 좁은 실내면적을 고려하여야 다락을 제외하고 모두 포켓도어를 설치했다. 서재와 거실을 구분하면서 필요에 따라서 열기도 하고 닫기도 할 수 있는 한지 간살문은, 건물을 지어 놓고 보니 공간이 너무 좁은 것 같아 설치를 보류하였다. 서재의 한 벽은 붙박이 책장을, 욕실의 천장은 적삼목으로 구성하여 열기와 습기를 스스로 조절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마루. 마루의 종류는 장판, 강화마루, 강마루, 원목마루 등이 있는데 이것들은 각각 가격뿐만 아니라 기능의 차이도 상당한데 처음부터 마루는 가장 비싼 원목마루를 시공하기로 하였다. 아내와 건축사(여자분)는 다른 것은 절약하더라도 매일 만지며 생활과 가장 밀접한 것에는 절약을 우선하지 않는다는 것에 처음부터 의기투합해 있었기 때문. 건축사의 소개와 네고로 원목마루도 적당한 가격에서 결정된 것은 다행이었다.
하루라도 일정을 단축하기 위해서 설연휴전날 작업일을 정하고 시공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하루에 작업을 마치기로 약정하고 마루팀을 불렀는데, 이 분들이 와서 시멘트 바닥의 함수율을 기계로 측정해 보더니 함수율이 높아 그대로 시공하면 마루가 썩어 하자 가능성이 높다고 그대로 철수. 우리 보기에는 몰타르 바닥이 바싹 마른 것 같은데, 실상은 보기와는 다르다는얘기. 보일러를 돌려 말려야 하는데 우리 집 보일러는 지열 공사가 완공되어야 가능하는 것이어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노력한 것은 허사가 되었으나 시공에 철저를 기하는 것에 믿음이 갔다. 부엌 싱크대와 키 큰 장, 세탁장 그리고 커피장 등의 가구는 건축사의 것과 현장소장의 견적서를 비교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아일랜드 식탁 대신, 딸이 제작 협찬하기로 한 우드슬랩도 도착을 기다리고 있어, 인테리어 작업은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