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오랜시간 동안 혼자서 해야만 하는 일을 해 왔다.
운영의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기획하고 계획서를 쓰고, 예산을 짜서 실제적으로 운영하고 보고서를 만든다. 모든 과정에 어느새 나만의 루틴 같은 걸 갖게 되었다.
업무영역 자체가 나만의 전문분야이다 보니 같은 기관 내에서도 나만큼 이 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당연히 없다. 한 기관 안에 속해있고 소속부서도 있지만 언제나 각개전투를 하는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누군가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듯 이야기하는 것이 먆이 불편해졌다. 특히 사서라는 이 일이 세부적인 영역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더라도, 누구나 조금은 안다고 착각하기 쉬운 분야 아닌가.
내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짚어주거나 나를 존중하며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좋다. 그런 것들은 많은 도움이 된다. 반대로, 존중이 배제된 지시와 강요일 때는 속에서부터 불꽃 같은 화가 피어오른다.
때로는 내가 이렇게 화가 나는 것이 옳은 일인가를 고민하게 되기도 한다. 그냥 잘 모르고 하는 소리겠거니 하고 여유롭게 넘겨 버리려고도 한다. 다들 그렇겠지만 잘 되진 않는다.
도저히 참기 힘든 경우는 어줍잖은 지식을 방패삼아 나의 방식을 비아냥대며 공격하는 경우다. 곰곰이 곱씹어 다시 생각할수록 더 화가 나서 조용해진 도서관에 앉아 혼자 사자후를 토해낼 때도 있다.
나의 다름과 상대방의 다름이 모두 타인에게 충분히 존중받는다면 좋겠다. 모두가 내 일 아닌 남의 일에 함부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내가 하는 일들이 중요하다면, 다른 이들의 일도 그만큼 중요하고 무게감 있는 것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전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어설프게 아는 이들의 잦은 참견으로 지쳐 힘들어 하는 동종업계의 동료들에게 전했던 말이 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어. 다른 사람의 일을 쉽게 보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야"
#펄케이 #생각보다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