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은중과 상연을 보고 있다.
경제적인 부분이나 무엇이든 잘해내는 상대를 보면서 드는
은중의 상대적인 박탈감도 이해가 되고,
상연이 은중을 부러워하는 지점과 그녀의 끝모를 외로움
항상 가족에게서 배제당해 온 마음도 이해가 된다.
그 시절을 우리는 어쩌면 각각 다른 아픔을 품고,
내 아픔과 내 결핍이 가장 크다고 느끼며
나와는 달리 결핍이 없어 보이는 상대를 부러워하고,
또는 은근히 질투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느끼게 되는 건,
누구에게나 결핍은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결핍이 가장 크게 느껴지고
자신의 세상이 무너지는 것이 더 힘들다.
세상에는 온통 결핍이 가득한 사람들이
각자의 결핍의 간극을 채워줄 누군가를 찾아다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만큼 나이가 먹어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결핍은 힘이 가장 세다.
손쉽게 타인을 오해하고 재단하다가 미워할 수 있을만큼.
그리고 그 모든 것에서 나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결핍의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