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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헌 서재 Nov 21. 2020

<식탁 위의 미생물>

-“우리 몸을 살리는 마이크로바이옴과 발효의 비밀”

<식탁 위의 미생물>
-“우리 몸을 살리는 마이크로바이옴과 발효의 비밀”

                                       해헌(海軒)

오늘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인간과 함께 공생하면서 기나긴 세월을
함께 한 미생물에 대한 책을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캐서린 하먼 커리지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객원 편집자이자 과학
전문 기자로서 <뉴욕타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와이어드>, <워싱턴포스트>
등 수많은 매체에 기고해왔다고 합니다. 풍부한 지식과 명료한 어조로 쓰인
글로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콜로라도에 살면서 저술과 인터넷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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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사람들은 인류가 진화의 정점이라고 생각하길 좋아한다. 우주먼지 속에서 운명
처럼 나타난 인류는 사실 혼자 힘으로 이 위치까지 오른 것이 아니다.
다른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바로 작은 미생물들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인류는 수백만 년 전부터 인체 내에 살아온, 아니, 인류가
나타나기 수십억 년 전부터 이 행성에 존재해 온 수많은 균류, 박테리아, 바이러스,
고세균 등에게 도움을 받았다.

월트 휘트먼이 한 말은 그가 실제 의도한 것보다도 더 정확했다. 우리 안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군중이 살고 있다. 우리는 미생물 군중을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의지한다. 미생물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면역 체계는 제 기능을 잃고 음식물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얻는
일도 어려우며 인체의 내,외부가 호시탐탐 틈을 노리는 병원균을 위한 드넓은
기회의 땅이 되었을 것이다. 죽은 고깃덩어리나 다름없는 신세였을 거라는
뜻이다. (더 정확하게는, 처음부터 존재하지조차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는 이토록 꼭 필요한 미생물에게 더 이상 호의를 베풀지
않는다. 발전만을 위한 열정, 과학적 미성숙함, 그리고 하늘을 찌르는 자만심으로
가득 찬 나머지, 이 복잡하고 중요한 인체 내 생태계를 상당히 빠른 속도로
파괴하고 있다. 미생물 군집 또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 불리는 인체 내
미생물이 사라져 가고 있다.

★ 미생물에 대한 관심

최근에 들어서야 우리는 체내 미생물이 우리의 건강과 질병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생물 군집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비만, 알레르기, 당뇨, 우울증 등
문제들 사이의 연결 고리를 발견해 나가는 중이다.

미생물 입장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내리는 결정들이 마치 자신들의 생활을
고달프게, 어쩌면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눈이 먼 채 가장 중요한 조력자를 파괴하려고 날뛰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미생물에게 식량 공급을 끊거나 직접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행위는 다양하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체내 미생물과 전쟁을 시작했다.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이나 실내 배관 설치 등은 몇 세대 만에 고대 미생물 군집을 뒤집어
놓았다. 인류의 역사를 하루에 비유하면 단 몇 초 만에 일어난 일이다.

★ 미생물에 큰 영향을 주는 ‘음식’

체내 미생물 군집에 꽤나 강력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소가 또 하나 있다.
마찬가지로 최근 급격히 형태가 변하고 있는 이 요소는 다행히도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제어할 수 있다. 바로 ‘음식’이다.
음식은 사실 우리가 미생물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다. 문제는 인류의 음식 문화가 이토록 빨리 변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바로 윗세대만 해도 인공감미료로 단맛을 낸 탄산음료는
물론 과당을 잔뜩 함유한 옥수수 시럽 한 방울도 맛볼 수 없었다. 음식을
더 오래 보존하기 위한 통조림도 없었다.

오늘날 우리는 프로바이오틱 요거트부터 아스파라거스 한 접시, 기름기 많은
돼지고기 요리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음식이 체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다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
했다. 이 과정은 제법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 한 끼 식사로 먹은 음식은
24시간 내에 체내 미생물의 조성을 바꿀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은 음식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결정하는 데에도 미생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

★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미생물

갈릴레오 시대 이후 인간중심적인 우주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점차
나타났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이 우주의 주인은커녕 자기 몸의 주인조차
아니라는 심란한 사실을 재차 상기시켜준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 동안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미생물에게 영양분과
거처를 제공해왔다. 그 대가로 미생물은 병원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고
열량과 비타민을 추가 공급하여 면역 체계가 순조롭게 돌아갈 수 있도록
조율해주었다. 어쩌면 감정까지 조절해주었을 것이다.

서로에게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생존을 위한 상호작용이었던 셈이다.
어떤 미생물은 인체 내에 거처를 정한지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서 인간의
소화기관이 그들이 살 수 있는 유일한 환경이 되었다.
우리가 미생물에 의존하는 만큼 미생물도 우리에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의존하고 있다.

★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이크로바이옴이 완벽하게 이상적
이었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의 몸과 유전자는 수천 년 전 과거 인류의 생활 방식과 식습관을
여전히 바라고 있다.
마트에 가면 김치, 콤부차(설탕을 넣은 녹차나 홍차에 세균과 효모를 함께
넣고 발효시킨 차, 고대 중국 만주 등에서 유래), 케피르(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캅카스 지방에서 염소,양,소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 유제품) 등의
음식물을 점점 더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이러한 발효 식품 중 상당수는 영양
성분이나 미생물 함량에 있어서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먹었던 전통음식과
닮은 점이 많지 않다.
따라서 우리의 식습관에서 자연 그대로의 식품이나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이
전통 식품에서 차지하였던 주요 역할이 무엇이었느냐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게다가 이런 음식들은 따로 독립되어 발전한 것이 아니다. 홀로 동떨어진
음식은 없다. 각 음식들이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비타민, 단백질, 섬유질로
가득한, 다양하고 완전한 식단이 완성된다.
따라서 각 지역 문화의 맥락 속에서 음식을 이해한다면 문화를 막론하고
그 음식들을 더욱 잘 활용할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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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미생물에 관한 흥미로운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요즘 TV를 틀면 많은 홈쇼핑 채널에서 수많은 유산균 제품, 프리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등에 대한 광고가 넘쳐나고 있지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바이러스, 세균 등의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져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저자는 미생물과 인간이 수십 만년, 수백 만년 전부터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고, 서로가 공생하고 서로가 협력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잘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얼마만큼 인간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코로나 사태로 더욱 더 잘 알게 되었지요.

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은 1855년 <나 자신의 노래>에서 "내 안에는 많은
군중이 살고 있다"라고 통찰있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우리 몸의 세포수보다
우리 몸에 살고 있는 미생물의 수가 많다고 하지요.  우리 몸안에서 미생물은
면역 체계를 이루어주어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해 주며, 열량과 비타민을 공급
하게 도와주고, 인간의 감정에까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대의 너무나도 바뀐 식습관과 약품 등에 의해 심각하게 정상적인
미생물군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의 전통적인 식품은 발효가 된 음식
들이 많았고, 인간의 몸에 도움이 되는 미생물들이 많았지만 현대의 식품들은
과거에 비하면 미생물양이 턱없이 부족하지요.

음식에 대한 식습관과 문화는 따로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고 함께 톱니바퀴처럼
물려서 돌아가기에, 각 지역, 각 나라의 문화와 함께 연구하고 문화의 맥락에서
음식에 대한 고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인스턴트 음식보다는 슬로우 푸드, 발효식품,
전통 음식 등을 우리 식단에 더 올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좀 더 신경을
쓴다면 좋은 습관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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