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혜
“내가 경험하는 갑작스러운 감정이 있다면 그게 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분노해야 할 때는 분노해야 하며, 나의 분노를 ‘여자의 징징거림’으로 치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인식에도 저항해야 한다. 오후에 지쳐서 만사가 귀찮을 때 고작 물 한 잔 마시고 ‘그게 갈증 때문이었구나’ 할 때도 있고, 쇼핑을 하고도 해소되지 않는 지루함과 산만함을 경험하고 ‘그냥 산책이나 할걸’ 하고 후회할 때도 있다. 좋은 것을 좋은 것으로 경험하고,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감정들을 구분해야 한다. 그것은 나라는 인간의 몸과 마음을 이해하는 일과도 관련이 있다.”
-이다혜 <출근길의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