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해 준 노고에 감사합니다
우리 부부는 중국에서 25년 이상을 살고 있지만
우리는 요즘 흔하게 받는 그린카드를 신청하지 못한다
중국그린카드의 기본이 되는 조건으로 '5년 연속으로 매년 90일 이상 중국을 벗어나서는 안된다'라는 것이 있는데 그 조건을 우리는 코로나 때부터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최근 5년이라는 조건에서 걸려서다.
<중국 그린카드는 10년짜리 영주비자>
이렇게 오래 회사를 운영하고 살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그 눔의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서의 체류일정이 본의 아니게 길어져서 '자격이 없기에'
그린카드를 5번은 신청할 만큼 살았음에도 그린카드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그린카드는 물 건너갔고
우리는 12월 31일까지인 취업비자를 연장하고자 신청을 했다.
예년처럼 2년 취업허가를 연장했고,
12월 8일부터 비자수속을 했지만 , 12월 내내 도무지 신청이 되지 않았다.
시스템이 문제인지 취업자인 내가 시스템에 접근이 되지 않았다
출입국 관리국에 전화를 해 봐도 회사에서 너를 초청한 것이니
네가 직접 하지 말고 회사사람들에게 하게 하라는 답만 했다
"회사사람 누구? 올해 한 해 슬금슬금 회사 직원이 다 나갔어. 나 혼자야"
"그래? 회사에 중국인 직원이 없어?"
"응. 회사가 다시 실적이 좋아지면 다시 뽑을 건데 지금은 나 혼자 남았어"
"그럼, 직접 출입국관리국 창구에 직접 와서 네가 그 내용을 알리고 허가받아야 해"
"내가 혼자 남아서 회사를 다 관리한다는 걸 허락받아야 해?"
"응. 처음부터 직원이 없었으면 모를까. 네 회사는 시스템을 관리하던 직원과 사회보험을 회사에서 제공받던 애들이 여럿 있다가 나간 거라. 그런 내용을 설명하고 서류로 제출하고 심사를 받아야 해"
잘 몰랐던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날은 취업비자종료일인 31일까지 나흘만 정도 남은 시점이었다.
예전에 일하다 나간 직원의 말만 믿고 무작정 기다렸기 때문에
취업비자신청을 할 수 있는 기한을 다 잡아먹었고, 알고 보니 위의 사항을 심사받아서 내가 관리자로 새롭게 등록하지 않으면 '비자신청자체를 할 수 없었던 거다.
25년 살면서 직원들 부리며 편하게 지냈는데
비자갱신 같은 건 내 몸뚱이가 직접 움직이지도 않고 해결했었는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처음 나 혼자 작은 회사를 시작했을 때
일손이 부족해져서 겨우 직원 하나를 더 뽑았을 때
나는 내가 처한 상황을 다 내가 관리하고 통제했었는데...
돈이 벌리고 사업이 커지면서 직원에게 맡기면서 안이해지고
배에 기름이 끼다 보니 타인의 책임을 믿고 관심을 끊었던 것이리라.
이제 회사는 벌이도 줄어서 직원들을 두지도 못하게 되었으니
서류상이나 시스템에 모든 관리자는 내 이름으로 바꾸고 소박하게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은 이 홀가분한 마음은.. 무슨 조화인지ㅋㅋ?
중국은 예전이랑은 많이 달라지고 투명해졌다.
물론 내가 지내는 곳이 중국 최대 대도시인 심천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시골동네와는 다르게 주먹구구식은 전혀 없고,
꽌시(인맥)를 찾아서 해결되는 일이 없이 투명하면서도 유연하게 움직이게 변했다.
난 비자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런 사정이 있다고
공안국에 전화를 걸어 설명을 했다.
내가 중국직원 없이 혼자서 회사를 운영하게 된 이유서를 제출했으니 빨리 열어봐라~
그 서류를 빨리 심사해서 나에게 결과를 알려달라고 부탁전화를 했다. 시간이 없다고..
첨부서류가 잘못되었다면 빨리 수정을 해야 하니 당신들도 속도를 내 달라고 말이다
전화로만 징징대는 내 얘기를 듣고 공안국 직원은 친절하게도 내 이름과 여권번호 등등을 적더니
원래 3일 이상 걸린다는 일을 하루 만에 심사해서 해결해 줬다.
얼굴도 모르는 직원의 신속한 친절 덕분에 우리는 마감을 이틀 앞두고 비자연장신청을 할 수 있었다.
20여 년 전의 중국 공무원들은 엄청 뻣뻣하고 완장질하느라 정신없었는데.. 너무 달라졌다.
빠르고 친절해진 중국의 출입국관리국 공무원들의 도움으로 속성으로 처리가 가능했다.
시간을 많이 놓칠 뻔, 불법체류자될 뻔했지만 덕분에 한시름 놓았다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