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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섭 Mar 06. 2016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 사람에게
필요한 두 가지 자세

불확실성에 익숙해져라. 남들과 비교하지 마라.

나는 1인 기업으로 독립을 준비하면서 몇 명의 롤모델을 가지게 되었다. 1인 기업가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정립한 경영 사상가도 있었고, 스스로 1인 기업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하면서 살아가는 분도 있었다. 자기가 나아갈 길을 먼저 가고 계신 롤모델이 있으면 미래의 나의 모습을 그려보기 위해 크게 도움이 된다. 앞서 언급했던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구본형 소장님이 그런 존재이시다.


예전 글 보기

    1. 그렇게 나는 스스로 기업이 되었다

    2. 나는 왜 조직을 나왔는가

    3. 조직을 나오기 위해 필요한 것들

    4. 1인 기업으로서 나의 방향성


또 한 분은 현재 경희사이버대학교의 정지훈 교수님이다. 사실 정지훈 교수님이야말로 내가 앞서 이야기했던 '한마디로 규정지을 수 없는' 일을 하는 분이시다. 원래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이신데, IT융합 전문가, 미래학자이시면서, 개발자이시기도 했고, 여러 스타트업에 투자하신 벤처투자가이시기도 하다. '제 4의 불',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내 아이가 만날 미래' 등 여러 권의 책을 쓰시기도 하셨다.


나는 박사학위를 마치고 서울의대에서 연구하던 시절 정지훈 교수님의 강의를 처음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의대 학생들을 위한 '융합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강의였는데, 이 강의가 내 인생을 바꾼 강의들 중의 하나였다. (내가 필기한 것을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이 강의에서 아직까지 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있는 부분은 교수님 본인께서 진로 선택을 고민하던 시절의 이야기였다. 의대를 졸업하고 자신의 열정을 따라 동기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해도 될지 고민할 때, 은사님께서 해주셨다는 두 가지 조언이 있었다.


첫 번째, 불확실성에 강한 내성을 가져라.

두 번째, 남들과 비교하지 마라.


이 두 가지만 괜찮다면 산 사람 입에 거미줄 칠일은 없을 것이다... 하는 그 은사님의 조언을 듣고 교수님께서도 본인만의 길을 개척하며 나아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셨다는 것이다. 이 강의를 계기로 나도 정지훈 교수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나중에는 내 첫 책에 추천 서문도 써주셨다.


그리고 내가 2015년 4월부터 비장한(?) 각오로 조직을 나와 1인 기업으로 독립하면서 페이스북에 썼던 글에도 정지훈 교수님은 예전의 그 두 가지 조언을 다시 한 번 강조해주셨다. 불확실성에 익숙해질 것. 그리고 남들과 비교하지 말 것.


이번 글에서는 이 두 가지 자세에 대해서 내가 나름대로 소화한 것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 조언: 불확실성에 익숙해져라


지금은 불확실한 시대이다. 1인 기업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더욱 불확실한 인생을 사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불확실하지만 유연하고 민첩한 삶의 모델을 가진 1인 기업가들이 누구보다도 유리한지 모른다.


과거와 같은 농경 시대, 산업화 시대라면 우리가 10년 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대략 짐작이 가능했다. 우리의 삶은 평생토록 크게 변화가 없었고, 남들이 하듯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며 일을 하다가 정년이 되면 후배들의 박수를 받으며 꽃다발을 안고 은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것이 과거의 향수에 불과하다.


이제는 도무지 한 치 앞을 보기가 어렵다.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변화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순식간에 도태된다. 더 이상 정년과 평생직장이란 없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지만 과거의 비대하고 경직된 조직은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조직도, 그 조직 속의 구성원들도 혼란스러워한다. 과거에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며 선망의 대상이 되던 직업들도 결코 예전 같지 않다.


흔히들 확실한 것은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모든 변수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고, 변화의 속도가 느린 상황이라면 정해져 있는 일을 반복하면서 수십 년을 살아간다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제 그런 세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불확실한 세상에서는 오히려 확실하게 규정된 일을 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확실하게 정해진 길을 따라서 수십 년 동안 살아간다는 것의 또 다른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확실한 삶.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 삶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지 못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라도 두 번을 보면 재미가 없다. 이야기의 전개, 반전, 결말을 이미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매일 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체질에 맞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불확실하다는 것은 곧, 안정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정해진 것이 없으므로 불안하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디로도 갈 수 있고, 어떤 기회이든 움켜쥘 수 있다. 불확실하다는 것은 우리가 무한한 기회에 열려 있다는 말이고, 남들이 정해놓은 규칙에 따라서 억지로 우리의 잠재력을 제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불확실성은 비록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지만, 한 편으로는 우리의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고 숨어있던 야성을 되살아나게 한다.



확실한 삶 vs. 불확실한 삶


배낭여행을 가본 적이 있는가? 나의 첫 배낭여행은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중국으로 떠났던 것이었다. 인천 항에서 첸진 항을 향해서 배를 타고 출항하던 그 순간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뱃머리에 서서 저 멀리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얼굴을 스치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우렁차게 울리는 뱃고동 소리를 듣던 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순간 온몸을 타고 전기처럼 흐르던 짜릿한 희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한 달의 배낭여행 기간 동안 우리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고, 누구와도 함께할 수 있다. 우리를 구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들고 간 백지로된 일기장에 앞으로 어떤 내용이든 써내려 갈 수 있었다. 성인이 되어 진정한 자유를 가졌던 첫 번째 순간. 그것을 깨달은 나는 말 그대로 전율에 휩싸였다.


배낭여행의 자유는 가이드와 함께 하는 패키지 여행과 비교했을 때 더 크게 드러난다. 패키지 여행은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몇 시에 무엇을 타고 어디로 이동하며, 어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어디에서 숙박할지 등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 안전하고 확실하다. 하지만 배낭여행에서 맞이할 수 있는 우연한 기회와 만남, 새로운 경험과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당신은 어떤 여행을 가고 싶은가?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나는 대기업에 경력 사원으로 입사했다. 대기업이라는 조직에 적응하면서 내게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그려볼 때마다 나는 깊은 좌절감을 느끼곤 했다. 그때 떠올렸던 것이 바로 내가 중국으로 첫 출항하던 그 순간이었다. 왜냐하면 이제 내 앞에 펼쳐질 상황은 그때와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대기업, 공무원,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등. 모두가 요즘 세상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업이다. 소위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직업이다. 하지만 이 직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일단 그 직업군에 발을 내딛고 경력을 쌓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은퇴할 때까지 어떤 커리어 경로를 거치게 될지 대부분 정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기업에 처음 입사하는 순간 평생 내가 거쳐가야 할 경로는 너무도 뻔하다. 사원으로 시작해서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을 거치고, 억세게 운이 좋으면 상무, 전무가 될 수 있다. 운이 더 좋으면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더도 없고 덜도 없다. 그냥 그렇게 정해진 길을, 모두가 경쟁하며 사다리를 타고 함께 올라가는 것이다. 그것으로 남은 내 인생의 커리어 경로는 대략적으로 결정된 것이다. 이것이 내가 정말 살고 싶었던 인생일까.


대기업에 갓 들어온 직원들은 임원이 되기를 꿈꾼다. 입사 면접에서 앞으로의 포부를 물어보면 입을 모은 듯, 열심히 일해서 이 회사의 임원까지 올라보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보았던 상무님, 전무님들은 치열한 경쟁을 이기고 올라간 ‘승리자’ 들이었지만, 별로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다. 매일같이 격무에 시달리며, 아침 일찍 출근해서 야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며 회의, 회의, 회의에 쫓기는 사람들이었다. 그들 역시 매일같이 실적 압박을 받으며 언제 짐을 싸야 할지 모르는 또 다른 한 명의 힘없는 계약직 직원일 뿐이었다.



대기업에 남아있게 된다면 그것이 ‘확실한’ 나의 미래였다. 그것도 운이 좋아 내가 경쟁에서 승리하는 경우에 말이다. 만약 내가 20년 뒤에 저 자리에 똑같이 있게 된다면 나는 행복할 것인가. 정말 나는 저 모습이 되고 싶은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그렇지 않다’는 답을 얻기까지는 불과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내 앞에 놓여 있는 ‘정해진 길’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저 가슴이 답답해질 뿐이었다.


나는 언제나 내가 큰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남들과는 다르게 큰 포부를 지니고 그것을 이뤄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크나큰 조직 속에서 나는 남들처럼 정해진 길을 달려가며 경주하는 평범한 직장인 중의 한 명일뿐이었다. 내 가능성과 포부는 모두 안정적이고 확실한 시스템 속에서 서서히 그리고 확실하게 박제되고 있는 것 같았다.


1인 기업이 되면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불안하다. 온통 확실하지 않은 것 투성이다. 정해진 것도 없고, 해야만 하는 일도 없다. 책임도 없고 의무도 없다. 내가 스스로 할 일을 찾지 않으면 누구도 나에게 일을 주지 않는다. 한동안 일이 없을 때면 앞으로 누구도 나에게 일을 주지 않는 것이 아닐까. 나라는 존재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난 이대로 사라져가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질 때도 있다.


그런데 우리의 인생 자체가 불확실한 것 아닌가? 원래 인생이란 언제 어디에서 뭐가 터질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주어진 상황 하에서 발버둥 치면서, 점들을 선으로 이어가고, 달빛도 없는 어두운 밤길을 가듯 더듬거리며, 그저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뿐이다.



(이하의 내용은 제 저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불확실한 세상은 우리의 전장이다

두 번째 조언: 남과 비교하지 마라

남들이 가지 않은 길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것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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