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192일차] 반성문

심호흡이 필요해

by 김연필

최근 들어 30분 글쓰기를 살짝 등한시 한 느낌이 들어 오늘은 반성문을 쓰기로 한다.

새로운 만남들을 이어가다보니 너무 즐거운 나머지 글쓰는 시간을 충분히 할애하지 못했다.

종종 술을 진득 마시고 들어와 부랴부랴 글을 써보려고 했지만, 이내 잠들거나 딱히 쓰고 싶은 이야기거리를 머리속에서 찾아내지 못하고는 대충 마무리하거나 건너뛰기를 하곤 했다.

이런 날이 그렇게 많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에 겨우 30분인데, 꾸준하지 못한 나를 질책하는 중이다.


그래도 나름의 변명같은것을 기록해두자면, 사람들과의 만남의 시간이 내게는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 술을 주거니 받거니, 마음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그 시간은 다른 어떤 시간과도 바꾸고 싶지 않고, 무엇도 방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놓친 글쓰기라면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단, 그럴 예정이었음을 미리 알았으면 그 전에 미리 쓸 수도 있던 것을 그러지 못한건 여전히 게으르기 때문인 것 같다.


가끔은 머리와 가슴이 온통 한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있을 때도 있다. 그럴때면 사실 글쓰기가 쉽다. 머리속에 글감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럴때면 평소보다 더 즐겁게 글을 쓰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또 어떤 날은 아무것도 쓸 수가 없다. 가슴속에 가득 차 있는 그 이야기를 이 곳에는 공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페이스북에 내 개인적인 내용들을 전체공개로 올려둔다. 내가 어디서 누굴 만나고, 무엇을 먹고,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지금 내 감정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그냥 올린다. 단, 모든 것을 올리지는 않는다. 누가 알아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올릴뿐이다. 새벽까지 술을 먹는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숨길일도 아니다. 누굴 만나고 있는지도 숨길 일이 아니다. 누구는 만나고 누구는 피하거나 약속을 어기고 그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모두가 알 필요가 없는, 알리고 싶지 않은 것들은 아예 작성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만의 비밀같은거다. 특별한 이야기 인 경우도 있고,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인 경우도 있고, 그냥 비밀로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때때로 나와 함께 있는 상대가 원치 않는 경우, 그런 경우에도 포스팅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때로는 남의 이야기처럼, 지어낸 이야기처럼 30분 글쓰기를 하며 쓸 때도 있다. 노랫말속에 담기도 하고, 시로 읊기도 한다. 소설로 써보고 싶기도 하지만, 아직은 재주가 부족하다.


마음껏 좋아하고 싶다. 무엇이든 마음껏 좋아하고 싶다. 마음껏 좋아할 때,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자세히 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 차 오른다.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쓴다면, 그 글은 분명히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될 것이고, 그 행복한 에너지가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무언가를 마음껏 좋아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한없는 슬픔도 노래하고 싶다. 감정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가장 어울리는 표현으로 세상에 내 놓고 싶다. 그렇게 나의 슬픔을 나눠 나는 나의 슬픔을 덜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싶다. 한가지, 그 한없는 슬픔의 감정이 내 속에 오래 머물지 않길 바란다.


길게 심호흡을 해본다. 서두를 필요도 없고, 무언가에 쫒기고 있지도 않다. 그저, '하고싶음'이라는 작은 마음이 있을 뿐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해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잘하고 싶다면 꾸준히 하면 된다고 배웠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보면 어떤지, 저렇게 해보면 어떤지 다양한 시도를 해 볼 뿐이다.

나 자신이 나를 더 잘하자고 응원하는 것은 언제나 옳다. 하지만 스스로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아니, 피해야한다. 네거티브를 걷어내고 포지티브를 택하도록 하자.


하루에 30분,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내가 어떤 감정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시시각각 변하겠지만 그래도 하루에 30분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30분 글쓰기다.

30분이라는 시간, 어떤 날은 짧기만 하고 어떤 날은 길고도 길다.

30분씩 190일이 지났다. 5700분, 95시간, 3일하고 23시간

쌓아두고 보니 꽤 긴 시간처럼 느껴진다.

내가 언제까지 30분 글쓰기를 할 지 지금 알 수는 없지만, 오래오래 쓰고싶다.

내 이야기를 나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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