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너에 일기도 함께 써보세요.
플래너, 캘린더 앱으로 혹시 일기 써보셨나요? 제가 2년 정도 해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괜찮아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할일이나 일정을 쓰는 플래너 앱(구글캘린더)은 이미 사용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금방 일기도 끼워넣어 쓸 수 있었습니다. 역시 앱 하나로 다하는게 최고였습니다. 장점 몇가지를 써보면,
1)앱 전환 할 필요가 없다
일정 쓰다가 할일을 써야할 때, 그러다 또 일기를 써야할 때 앱 전환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주 쓰는 기록들이기 때문에 손 한번 덜가는게 누적이 되면 꽤 큰 이득이 되더라구요.
2)일기쓰기를 자극하기 좋다
일정을 쓰기 위해 앱을 열었는데 일기가 눈에 띕니다. 그럼 '그래 일기 써야 했는데'라며 자극을 받습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일기쓰려고 앱을 열었는데 일정이 보이니 '그래 계획 세워야 해'라며 자극을 받습니다. 기록끼리 서로 자극하기 좋습니다.
3)계획과 결과를 나란히 볼 수 있다
일정과 할일을 계획해서 실행한 다음 어떻게 되었는지를 일기로 바로 쓸 수 있습니다. 즉, 계획과 실행 결과를 나란히 하나의 앱에서 바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4)일기가 시간대별로 깔끔하게 정리된다
보통 줄글로 쭉 써지는 일기는 '언제, 어디서'가 그리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읽어봐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캘린더의 시간대별 양식에 맞춰 쓰면 마치 체계적인 계획처럼 과거 이야기도 정리가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종이 플래너를 쓰신다면, 날짜가 지난 플래너들도 모조리 일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앱 하나로 통합'이란 아이디어에 영향을 준 것은 아마도 '불렛저널'일겁니다. 다이어리 쓰는 것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들어보셨을 겁니다. 종이노트 한권에 할일과 일정 그리고 일기 등 모든 기록을 다 보관하는 방법입니다. '딱 이 한권의 종이노트만 휴대하면 된다!' 는 겁니다.
아날로그적인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고 만년필에도 푹 빠져있었던 지라 저도 여러 번 시도했던 방법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매번 노트 반을 못 넘기고 실패했습니다. 이유는 접근성과 효율성 때문입니다. 바로 기록해야 할 때 노트는 가방 안에 있거나 다른 곳에 있었고, 필요한 할일을 검색대신 한장한장 뒤져가며 찾는 것이 효율이 떨어졌습니다. 반복해서 해야하는 작업이나 일정을 설정하는 것도 안되기 때문에 매번 작성해야한다는 비효율성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단점에도 만년필의 사각거리는 기분좋은 필감과 함께 집중해서 할일과 일정을, 일기를 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실패 후에 또 다시 몇번 더 도전했던 거죠. 하지만 결국은 스마트폰의 캘린더 앱으로 정착했습니다. 아날로그적인 욕망은 현재 휴대용 포켓노트에 다짐 문장들을 필사하는 걸로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불렛저널은 백지 위에 자유롭게 자신만의 레이아웃과 기록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강력한 장점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캘린더 앱으로 하려면 그건 포기해야합니다. 그리고 아날로그 기록도구를 사용함으로서 디지털 도구의 산만함을 피한다는 장점도 포기해야합니다.
빠른 기록 방식은 일이 발생하는 순간 우리의 삶을 효율적으로 담아내어,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라이더 캐롤,
<불렛저널>
하지만 불렛저널이 지향하는 '빠른 기록 Rappid Logging'은 사실 디지털 기록도구가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 '일이 발생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으니까요. 스마트폰은 거리나 지하철 등에서도 곧바로 사용할 수 있을만큼 접근성이 좋습니다. 반면 길거리에서 종이노트와 펜을 꺼내 서서 기록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종이노트로는 불가능한 반복일정 및 반복작업 설정, 그리고 가족과 공유하는 '공유 캘린더' 기능 등도 강력한 장점입니다.
왼쪽의 불렛저널을 보면 기호를 사용해서 일정, 할일, 일기 및 메모 등을 구분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오른쪽의 플래너 일기는 색으로 구분합니다. 불렛저널은 모든 기록을 이 노트 한권에 다 넣어두기 때문에 다른 기록을 뒤적일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검색기능을 활용할 수 없으며 기록의 양이 많은 경우 탐색의 난도가 상승합니다. 반면 플래너 일기는 검색으로 간단히 내가 원하는 메모, 일정, 일기 등을 찾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앱에 뒤져볼 필요없이 말입니다. 기록의 양이 많아도 문제 없구요.
일기하면 사실 저녁에 자기전 잠시 시간을 내어서 하루를 돌아보며 펜을 끄적이는 모습이 쉽게 떠오릅니다. 하지만 저의 일기생활은 방송국 기자의 '현장노트'같은 느낌입니다. 상황이 발생한 직후 최대한 빨리,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핵심 키워드를 기록 해두거든요. 그리고 아침이든 저녁이든 언제든 길게 일기를 쓸 수 있는 상황이 될 때 자세히 기록합니다.
이렇게 '현장'에서 키워드 메모를 남겨야 할 때 항상 손에 붙어다니는 폰은 최고의 기록도구입니다. 사실 이런 강력한 장점 때문에 '스마트폰 중독'이란 역기능적인 현상도 생기긴 했지만 잘 쓰면 '신속한 현장 일기'를 쓰는데 있어서는 아주 강력한 순기능입니다.
캘린더 앱을 첫번째 화면에 위젯으로 설정해두면 잠금해제만 하면 바로 접근 할 수 있습니다. 시간 설정도 드래그로 간단하게 할 수 있어서 시간기록이라는 작업 하나를 간소화 할 수 있죠. 시간 설정 후 바로 일기 제목을 쓸 수 있고 세부 내용을 쓸 수 있는 메모 칸도 아래에 나옵니다.
일기를 다시 읽는 것도 일정 탐색과 방법이 동일하기 때문에 수월합니다. 저는 일기 캘린더만 따로 PDF로 인쇄해서 보관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기능 때문에 구글캘린더를 쓰고 있기도 합니다. PDF로 만들어놓으면 디지털 펜으로 손메모도 가능하고 책갈피 기능, 코멘트 남기기 기능 등도 사용할 수 있어 아주 유용합니다.
20살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으니 대략 20년 정도 쓴 셈입니다. 이곳저곳에 써둔 일기장을 모두 모아서 PDF 파일 1개로 통합해놓으니 이제 4,400쪽이 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양이 많아지다보니 책갈피 기능이 아주 유용해졌습니다. 중요한 사건들만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데 이만한 기능이 없었습니다.
보시면 여러 가지 주제로 책갈피를 위계화 할 수 있습니다. 마음껏 분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왼쪽 그림에 보시면 제가 만든 분류 몇가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이 너무 괜찮아서 예전에 종이노트에 썼던 일기까지 모조리 PDF로 스캔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딱 1개의 일기파일만 존재합니다(백업을 위해 때로 종이에 인쇄해두기는 합니다).
구글 캘린더 앱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된 무료 앱입니다. 웹버전도 무료여서 부담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용방법은 검색해보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직관성도 높은 편이라 꼭 사용법 안찾아보고 몇번 해보시기만 해도 기본 기능정도는 쉽게 익히실 수 있을겁니다. 다만 PDF인쇄하기 기능은 많이들 사용하는 방법이 아닌지라 제가 간단하게 다음글에서 한번 소개하는게 필요할 것 같아 보입니다. 최근에 제가 애용하고 있는 맥OS 기본캘린더로 인쇄하는 방법도 함께 소개해보겠습니다.
[다음글 : 캘린더 PDF 인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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