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플래너는 미래일기다.

[일기에 관한 긴듯 짧은 글들]

나는 플래너보다 

일기를 먼저 썼다. 

그러다 플래너도 쓰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일기에

현재를 기록하고 

과거를 돌아보던 그 일이

미래를 그려보는 일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일기가

일어난 일들을 

시간 순서대로 

쓰는 일이라면


플래너는

일어날 일들을

시간 순서대로

써보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플래너도 

일종의 일기다. 


미래의 하루하루를

미리 그려보는 

그런 일기다. 


말하자면,

'확정되지 않은'

미래일기다.


그러니 둘 중 하나를

먼저 하다 보면

다른 하나로 이어지기

마련인가 보다. 


일기든 플래너든

시간을 기록하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시간을 

세세히 쪼개고

자신의 것으로

붙잡으려 한다.


일기란 것이 그렇다.

나의 모든 시간을 

붙들어 놓는 기록이다.

 

그러므로 일기는

미래와 현재, 그리고 과거를

붙잡고 싶은 이들의 

특별한 소유다. 


시간이 기록에 붙들리면,

우리에게는 자유가 

주어진다. 


그 시간 속에 머물든

그 시간에서 떠나든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더 자유롭다. 


시간은 보이지 않고 

잡을 수 없지만

기록은 볼 수 있고

잡을 수 있기 때문이리라. 


무언가를 기록한다는 것은

실로 흥미로운 일이다. 

이전 01화 일기쓰기란 내 인생에 돋보기를 갖다대는 일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