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 관한 긴듯 짧은 글들]
서점이 문을 닫고
독해력, 독서 인구 저하에 대한 뉴스가
수시로 나오는 시대에
꽤 자극적이고 과격한 주장이다.
(물론 최근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소식에
폭발적인 판매가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당연하게도, 항상 있을 일은 아닐 테니까.)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아득히 넘어선
그런 시점이라면,
"그 시대에 살아남을 유일한 책은
일기다!"라는 주장이
그리 허황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이 학습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글을
써낼 수 있게 되는 시기가
도래한다면,
노벨문학상 급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우리는 석좌교수들의 신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지지 않을까.
하나의 통합된 인공지능이
분야별 전문지식의 깊이와
분야를 아우르는 넓이를
모두 갖출 것이기 때문이다.
분야별 최고 지성을 능가하면서도
모든 분야를 아우르다니,
어떤 존재가 될까?
적어도 디지털 세계에서는
마치 '신'과 같은 위치에 다다를 것 같다.
이 인공지능은 코딩이란 언어로
'말'하면 디지털 지구, 나아가 우주도
창조할 수 있을 테니까.
마치 신처럼 말이다.
하물며 책들이랴.
여태 축적해 온 수많은 정보와
자신만의 창의적인 조합으로
끊이지 않는 지식 생산도 가능해질 테다.
하지만
이런 세상에서도
‘내 일기‘만큼은 흉내 낼 수 없다.
이런 시대야 말로
개인정보가 최고의 가치일 테니 말이다.
지금 거대 테크 기업들이
개인정보보호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우리가 허락하지 않는 이상은
인공지능은 일기를 대신 써줄 수 없고
또 알려줄 수도 없다.
일기는 오롯이 우리 손에 달린
그런 책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신과 같은 지성과 지식을 얻고
수많은 ‘가짜’ 인생 이야기를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이 지어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기더라도
결코 우리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은
만들어낼 수 없다.
오직 우리가 자신의 인생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에만
이 책은 존재하게 된다.
미래 인공지능 시대에
유일하게 살아남을 책은
일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