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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rene Mar 06. 2020

타다

혁신사업? 타다 금지법?

우리나라에서 항상 그렇듯 타다를 둘러싼 논란이 복잡하고 말이 많다. 그리고 말이 많다 보니 관심이 엄청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쟁점이 파악이 안 된다. 양쪽이 모두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어영부영 넘어가는 게 전략인가 싶을 정도로. 그 과정에서 타다 금지법이 일단 법사위는 통과했다. 통과하는 영상을 보고 나도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어쨌든 통과는 했다. 이 글에서는 타다와 택시의 문제를 '현실'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우선 타다의 사업이 혁신인지 아닌지에 대한 부분은 이 글의 논지와 전혀 관련 없음을 분명히 하고 싶다. 사실 무엇이 얼마나 혁신적인지는 주관적인 평가일 뿐 객관적일 수 없다. 이재웅 대표는 '대통령도 타다가 혁신이라고 했다'면서 항변을 하는데 그건 대통령의 주관일 뿐이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대통령은 임시로 권한이 부여된 자일뿐이다. 대통령이 혁신이라고 하면 혁신이 되는 게 아니다. 그리고 혁신적으로 평가된다고 해서 모든 사업을 허용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타다의 사업을 그대로 유지해도 되는지는 그걸 혁신으로 평가하는지 여부에 달려있지 않다. 타다의 사업모델이 혁신적인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일단 그건 접고 가겠다.


법사위를 통과한 법은 대놓고 타다를 금지하는 법이 아니다. 타다는 기존에 있던 여객 운수법의 아래 내용을 적용해서 사업화 시켰다.

제18조(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 법제34조 제2항 단서에서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경우를 말한다.
1. 자동차대여사업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동차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경우
바.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

개정안은 이 내용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법사위를 통과했다.

 바. 관광을 목적으로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 이 경우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로 한정한다.

즉, 타다처럼 시내에서 6시간 이내의 거리를 운행하기 위해서 운전자를 알선하는 행위는 위법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타다의 모델은 불법하게 된다.


여기에서 가장 큰 쟁점은 (1)타다의 사업은 그 실질에 있어서 택시인가? 렌터카인가? (2)택시사업은 국가로부터 어느 정도 수익을 보호받는 사업인가? 이다. 지금 가장 큰 쟁점은 사실 (1)인데, 이에 대한 해석은 나쁘게 말하면 말장난에 불과하다. 타다 측은 자신들은 택시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렌터카를 하고 있다는 것이고, 택시 측은 타다가 렌터카의 탈을 쓴 택시사업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쟁점의 핵심이고 이는 개인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느낌적으로 묻자. '타다는 [실질적으로] 택시인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차를 조금 더 큰 것을 사용하는 것 외에 타다가 택시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없다. 우리나라에는 택시에 대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있는데 "택시운송사업"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3조제1항제2호에 따른 구역 여객자동차운송사업  다음  목의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말한다고  법에서 정하고 있다.


택시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   가지에 해당한다. 따라서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종류라고 해도  실질에 있어서 택시일  있다. 그렇다면 택시는 무엇인가? 택시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요금을 받고 손님이 원하는 곳까지 태워다 주는 영업용 승용차'이다. 타다는 누가 봐도 이 정의에 들어간다. 타다를 타는 사람들이 렌터카를 탄다고 생각할까? 택시의 대체재를 탄다고 생각할까? 전자일 경우에는 타다가 렌터카일 수 있지만 후자일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택시와 같다고 평가해야 한다. 그런데 타다는 그 실질에 있어서 택시와 같다. 이는 '타다'가 실질적으로 택시의 대체재이기 때문이다. '타다'도 '택시 대신 우리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이란 식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자신들이 실질적인 택시의 대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택시운송사업이 국가적으로 보호해줘야 하는 대상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는 택시 기사 분들이 불친절하거나 청결하지 않은 것과 별도의 '법적인 문제'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은 그 목적을 '택시운송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여 택시운수종사자의 복지 증진과 국민의 교통편의 제고에 이바지함'으로 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7조에서 경영개선 등을 위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고, 심지어 [사업구역별 택시 총량을 초과한 차량의 감차(減車) 사업]도 그 범위 안에 들어간다. 제9조에서는 (1) 총 운행거리 중 승객을 승차시킨 상태에서 운행한 거리의 비율과 (2) 사업구역별 전체 보유대수 중 실제 영업을 한 택시의 평균 비율을 고려해서 사업구역별 택시의 총량을 국가가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택시가 과도하게 많아져서 도심을 극도로 혼잡하게 하거나 택시비용이 폭등 또는 폭락하지 않도록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택시운송사업발전법은 그러한 '공익'을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택시운송사업은 실질적으로 국가가 통제하고 조정하는 사업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필요 이상의 택시가 운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그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국가가 이를 통제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일단 택시의 총량이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다.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가장 현실적인 문제점은 극단적인 경우 도심내 차량이 과도하게 많아져서 교통이 불편해질 수 있단 것이다. 그리고 비용을 통제하지 않을 경우 택시회사들은 서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에 들어가서 단기적으로는 택시비가 낮아질 수는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는 특정회사가 결국 다른 회사를 죽이고 나서 실질적으로 독점을 해서 가격을 높이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국가에서 택시비용을 통제하는 것은 이와 같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자 그렇다면 '타다'의 사업을 그대로 허용한다면 어떻게 될 수 있을까? 우선 '타다'는 국가의 통제 하에 놓여있지 않다. 따라서 타다는 차량도 얼마든지 늘릴 수 있고, 비용도 얼마든지 내리거나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수익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타다는 차량을 계속 늘릴 수밖에 없다. 지금은 '타다'만 있지만 이 모델이 허용되면 유사업체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고, 그 결과 서울시내 교통량은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 중에 한 업체라도 마음 먹고 가격을 낮추기 시작하고 차량을 늘리면 같은 사업모델의 업체들은 물론이고 택시 업계는 수익성이 나빠져서 도산하는 경우들이 생길 수 있다. 제 살을 지금 깎아 먹어도 장기적으로 시장을 독차지하기 위한 시도는 여러 시장에서 이뤄진다. 택시시장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이 문제는 '타다'냐 아니냐가 아니라 '대중교통이 국가가 통제해야 하는 영역인가? 시장에 맡겨져도 되는 영역인가?'의 문제다. 이는 국가에서 통제하는 택시는 우리나라에서 대중교통의 범위 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생각이 현재 '타다'모델을 허용해도 될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국가가 통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현재 타다의 모델은 수용되어서는 안되고, 시장에 맡겨져도 된다면 허용되어야 한다. 


사실 타다를 둘러싼 논의는 이 쟁점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논의는 아예 없다. 양측 다 이를 회피하는 분위기다. 그 과정에서 다른 국가의 예를 들면서 설득하려고 하진 말자. 그 국가들과 우리나라는 교통상황도 대중교통 시스템과 법체계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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