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머넌트바이올렛 Jun 02. 2022

좋은 회사에 들어가면 정년까지 다닐까?

좋은 회사에 다니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회사인데 왜 이직해?


그러게나 말이다.

내가 제일 하고 싶은 말이다.

분명히 좋은 회사라고 들은 것 같은데 말이다.


그전에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좋은 회사란 과연 무엇일까?

어떤 곳을 좋은 회사라고 말하는 걸까?

어떤 기준을 충족시켜야 좋은 회사일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회사’의 기준은 대부분 연봉은 높은데 워라밸도 좋고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미래가 보장된 안정적인 직장인 것 같다. 부모님들이 늘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지~’하고 말할 때는 이러한 생각이 심중에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좋은 회사에 들어가 한 곳에서 진득하게 다니며 때에 맞춰 알맞게 살아가는 일반적인 자녀의 삶을 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회사가 존재한다면 찾아서 꼭 입사하고 싶을 지경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이여, 우리는 정녕 연봉이 높지 않아서 이직하는가? 워라밸이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이직하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그 회사를 떠나는 데는 사실 수많은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연봉이 높지만 워라밸이 좋지 않을 수 있고 둘 다 충족하는 회사라면 글쎄다, 그 회사는 아마도 오래 살아남기는 힘들 테니 미래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10년 전엔 최고였던 회사도 사양산업이 되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에게 정년까지 다닐만한 좋은 회사는 어디일까?


여러 회사로 이직하며 내린 결론은 자기 자신에게 잘 맞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거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회사가 나에게도 좋은 회사일 것이라는 일반화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깨달았다. 좋은 회사를 가고 싶다면 반드시 자기 자신부터 잘 알아야 한다.


어차피 노비로 살아야 한다면 대기업 노비를 하겠다는 직장인들의 말을 공감하며 들어간 일명 ‘대기업’은 만족스러운 연봉으로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라는 곳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주는 만큼 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받는 만큼 일하는 것도 쉽지 않다. 어떻게든 주는 것보다 더 일하게 하는 것이 회사로써는 이익이기 때문이다. 워라밸이라는 것이 9시 출근 6시 퇴근이 정확히 지켜지는 것과 상관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야근을 하지 않더라도 업무시간에 나의 에너지의 100%를 소진하면 그것은 워라밸이 없는 삶과 마찬가지다. 또한 급격한 경사의 이등변 삼각형인 대기업 구조상 오래 다니고 싶어도, 사실상 살아남기가 힘들기에 다니면 다닐수록 경쟁에 치여 살 수밖에 없다.


만약 자신이 경쟁에 취약한 편이라면, 성장이 삶의 원동력이라면, 회사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 삶이 싫다면, 남들이 말하는 좋은 회사인 대기업은 당신에게 좋은 회사가 될 수 없다.


이직은 자기 자신에게 잘 맞는 회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과정이 힘들고 좋을 것이라 생각해서 이직했지만 맞지 않는 실패를 겪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경험은 반드시 다음 선택의 순간에 더 좋은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첫 직장인데 회사가 너무 좋아 죽겠다는 사람이 혹시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일단 더 다녀보고 이야기합시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고 싶은 일을 잘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