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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만의 잠을 자다.

by 페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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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에 잠을 자고 있습니다‘라고 한다면

‘에라이 거짓말쟁이’하겠지만 이 말은 조금 과장되었을뿐 거짓말은 아닙니다.


평생 앓아온 아토피 덕분에 저는 개운한 잠이라는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을 삶을 살아왔습니다.

컨디션이 안좋으면 안좋은데로 못자고 조금 나아져도 다음날이 불안해서 못자는,

항상 신경을 최고조로 쓰면서 잠자리에 드니 막 10분에 한번씩 깨면서 자도 자는 것 같지 않게 살아왔어요.


아토피 신약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다행스럽게 잘 맞아 이제 중간에 깨지않고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거의 오전에 미팅을 나왔는데 이것도 정말 오랜만이거든요.

전 같으면 이 시간에 못나오거나 아니면 밤을 새고 나갔을 겁니다.

눈 감고 뜨면 아침이야 (중간에 깨지않고) 라는 게 어떤건지 매일 새로 느끼고 있습니다.


망막수술후 자는 사이 건드릴까봐 큰 뿔테안경을 쓰고자는 것도 이제 안해요.10월에 시작했으니 이제 겨우 두달인데, 잠 자기 전에 막 가슴이 두근거립니다.불안이 아니고 기대로.



이 나이에 가슴두근거리면 질병이….-0-


아 그거 아닙니다.

제가 지금 쓰는 제제는 완치제는 아니지만

이렇게 조절할 수만 있어도 저는 충분합니다.


40년만에 잠을 자는 기분을 글로 쓰려다, 그림으로 그리다 벌써 몇 번을 말았는지 몰라요.

라 표현이 잘 안되더라고요.

보통의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만나는 평범한 아침이

제게는 태어나 평생 처음만나보는 아침입니다.

(어렸을적은 기억이 없잖아여어!!!!!!!!!!!! -_-;;;)



정말 어마어마한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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