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페리테일 Mar 28. 2016

단 한 번의 화양연화,  아니 수많은 화양연화

나는이제좀행복해져야겠다 #87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당신과

나사이

2.5그램




87번째 2.5그램



+


"화양연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표현하는 말

花: 꽃 화樣: 모양 양,상수리나무 상年: 해 연,해 년,華: 빛날 화



가장 아름답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하나만 말하기에는

너무 많은 그 날들에,

너무 많은 그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맞다.

생각해보면 단 한순간만이 아니었다.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이라고 하나만 꼽기에는

너무 많은 날들이 있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가장'이라는 단어는

늘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


단 한 번의 '화양연화'가 아니고

 수많은 '화양연화'


가장 힘들었던 날들을

지날 수 있게

가장 아름다운 날들이 도와준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던 일이

세 가지 있었습니다.

평생 그 세 가지 일만 하면서 살면

행복할 것 같았어요.

그림 그리고

글 쓰고

노래하는 것.


그래서 어렸을 적부터

그림을 그렸고

늘 무언가를 썼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홍대의 작은 클럽에서

노래도 하게 되었습니다.




98년에 회화전공으로 다시

학교에 들어가서 만난

동생이자 동기 학현이

(맨 오른쪽 안경 쓴 친구)



1999년

같은 클럽에서 공연을 하던

(나처럼 아마츄어 말고진짜) 잘하는 형들과

밴드를 하게 되었습니다.


(북콘때 말한 빨간머리가 저거-0-)



제 재능의 끝은 충분히 알고 있었고

그저 취미로라도 꼭 노래 부르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머리도 아주 많이 길렀었고

새빨간 색으로도 염색하고

그 일 년 동안의 시간이

너무 행복했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에

건강이 나빠지면서

모든 게 멈췄죠.


단지 밴드 하는 일이 멈춘 것만 아니라

인생 전체가 멈추었습니다.


그냥 멈춘 게 아니고

너무 아프게.

너무 어둡게.

그렇게 멈추었습니다.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집에만 있던 그 시절에

그리고 쓴 이야기들이

2002년 겨울에 첫 번째 책

'포엠툰'으로 나왔습니다.

그 첫 번째 책이 운 좋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지금까지 그림 그리고 글 쓰며

살 수 있었습니다.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북콘서트라는 단어도 없던 그 시절에

다음 책이 나오면 꼭 독자분들 모셔서

제가 선물도 주고 커피도 사주고

그렇게 돌려드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저 평범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제게는 너무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그 꿈은

다음 책 낼 때는 꼭, 그다음 책 낼 때 꼭,

이렇게 미루어졌어요.


그리고 열 번째 책이

2016년 초에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못할 것 같았는데

이번에 못하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첫 책이 나오던 날로부터

꼭 해야지 마음먹고 꿈꾸던 것,

그 꿈이 10번째 책이 나온 순간,

14년의 시간을 지나서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저 혼자 이룬 것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꿈의 일부분을 채워주셨습니다.



(위에 얘기한) 1998년에 만났던 학교 동기이자 동생인 학현이는

그 해에 기타를 처음 잡고

그림을 그리는 전업작가 된 지금까지

거의 십 몇 년을 계속 기타를 쳤고

지금 같이 하는

밴드 친구들과 기꺼이 함께 공연을

도와줬습니다.

10년 전에
뻔쩜넷에서 한참 윈앰프 방송하던 시절

피아노 반주를 녹음해서 보내주셨던

인연으로 알게 된

세현씨도 계속 음악을 하고 계셔서

이번 북콘서트에 도움을 주셨어요.


친구가 알려준

공연장을 대관하고

16년 만에 밴드로 합주를 했어요.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2016년 3월 26일

제 인생에서

또 한 번의 화양연화가 있었습니다.


2시간 동안

9곡의 노래를 불렀고

(그 9곡은 전부 다 제 인생에서 소중한 노래들이어서 고른 곡들입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준 100분의 독자님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노래 부른지 너무 오래되어서,

그리고 노래하기 너무 힘든 몸이 되어서

꽤 많은 부분을 실수했지만



ㅠ_ㅠ 리허설때는 한번도 안틀렸는데....-0- 본 공연때 뙁!!!




그 모든 것을 뇌물로 극복하면서 -_-;;;;

(신의 한 수)


14년 동안 꿈꾸던 일을 이루었습니다.


북콘서트 간단스케치.




https://youtu.be/ttAXiFnnBP0

완벽하지 않은 사람 이라는 가사 하나때문에 좋아하는 노래





북콘서트에서 읽었던 책의 부분

https://brunch.co.kr/@perytail/80



그 긴 시간을 건너

꿈 하나가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혼자 이룬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모자랐던 그 수많은 조각들을

가져다주셔서

완성시켜주셨습니다.


제 꿈의 마지막 조각을 찾아주신 분들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잊지않고

오래동안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 그리고 쓰러 가요.

멈추지 않고 계속 가고 싶습니다.

다시한번

고맙습니다.













keyword
만화를 그리고 사진을 찍고 글을 씁니다. 기분좋아지고 행복해지는 이야기로 늦은밤과 이른 아침사이 오늘 하루 브런치를 만듭니다.  www.bburn.net
댓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서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