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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리테일 Mar 28. 2016

단 한 번의 화양연화,  아니 수많은 화양연화

나는이제좀행복해져야겠다 #87



<나는 이제 좀 행복해져야겠다>




당신과

나사이

2.5그램




87번째 2.5그램



+


"화양연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표현하는 말

花: 꽃 화樣: 모양 양,상수리나무 상年: 해 연,해 년,華: 빛날 화



가장 아름답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하나만 말하기에는

너무 많은 그 날들에,

너무 많은 그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맞다.

생각해보면 단 한순간만이 아니었다.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

이라고 하나만 꼽기에는

너무 많은 날들이 있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가장'이라는 단어는

늘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


단 한 번의 '화양연화'가 아니고

 수많은 '화양연화'


가장 힘들었던 날들을

지날 수 있게

가장 아름다운 날들이 도와준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던 일이

세 가지 있었습니다.

평생 그 세 가지 일만 하면서 살면

행복할 것 같았어요.

그림 그리고

글 쓰고

노래하는 것.


그래서 어렸을 적부터

그림을 그렸고

늘 무언가를 썼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홍대의 작은 클럽에서

노래도 하게 되었습니다.




98년에 회화전공으로 다시

학교에 들어가서 만난

동생이자 동기 학현이

(맨 오른쪽 안경 쓴 친구)



1999년

같은 클럽에서 공연을 하던

(나처럼 아마츄어 말고진짜) 잘하는 형들과

밴드를 하게 되었습니다.


(북콘때 말한 빨간머리가 저거-0-)



제 재능의 끝은 충분히 알고 있었고

그저 취미로라도 꼭 노래 부르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머리도 아주 많이 길렀었고

새빨간 색으로도 염색하고

그 일 년 동안의 시간이

너무 행복했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에

건강이 나빠지면서

모든 게 멈췄죠.


단지 밴드 하는 일이 멈춘 것만 아니라

인생 전체가 멈추었습니다.


그냥 멈춘 게 아니고

너무 아프게.

너무 어둡게.

그렇게 멈추었습니다.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집에만 있던 그 시절에

그리고 쓴 이야기들이

2002년 겨울에 첫 번째 책

'포엠툰'으로 나왔습니다.

그 첫 번째 책이 운 좋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지금까지 그림 그리고 글 쓰며

살 수 있었습니다.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북콘서트라는 단어도 없던 그 시절에

다음 책이 나오면 꼭 독자분들 모셔서

제가 선물도 주고 커피도 사주고

그렇게 돌려드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저 평범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제게는 너무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그 꿈은

다음 책 낼 때는 꼭, 그다음 책 낼 때 꼭,

이렇게 미루어졌어요.


그리고 열 번째 책이

2016년 초에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못할 것 같았는데

이번에 못하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첫 책이 나오던 날로부터

꼭 해야지 마음먹고 꿈꾸던 것,

그 꿈이 10번째 책이 나온 순간,

14년의 시간을 지나서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저 혼자 이룬 것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꿈의 일부분을 채워주셨습니다.



(위에 얘기한) 1998년에 만났던 학교 동기이자 동생인 학현이는

그 해에 기타를 처음 잡고

그림을 그리는 전업작가 된 지금까지

거의 십 몇 년을 계속 기타를 쳤고

지금 같이 하는

밴드 친구들과 기꺼이 함께 공연을

도와줬습니다.

10년 전에
뻔쩜넷에서 한참 윈앰프 방송하던 시절

피아노 반주를 녹음해서 보내주셨던

인연으로 알게 된

세현씨도 계속 음악을 하고 계셔서

이번 북콘서트에 도움을 주셨어요.


친구가 알려준

공연장을 대관하고

16년 만에 밴드로 합주를 했어요.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2016년 3월 26일

제 인생에서

또 한 번의 화양연화가 있었습니다.


2시간 동안

9곡의 노래를 불렀고

(그 9곡은 전부 다 제 인생에서 소중한 노래들이어서 고른 곡들입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준 100분의 독자님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노래 부른지 너무 오래되어서,

그리고 노래하기 너무 힘든 몸이 되어서

꽤 많은 부분을 실수했지만



ㅠ_ㅠ 리허설때는 한번도 안틀렸는데....-0- 본 공연때 뙁!!!




그 모든 것을 뇌물로 극복하면서 -_-;;;;

(신의 한 수)


14년 동안 꿈꾸던 일을 이루었습니다.


북콘서트 간단스케치.




https://youtu.be/ttAXiFnnBP0

완벽하지 않은 사람 이라는 가사 하나때문에 좋아하는 노래





북콘서트에서 읽었던 책의 부분

https://brunch.co.kr/@perytail/80



그 긴 시간을 건너

꿈 하나가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혼자 이룬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모자랐던 그 수많은 조각들을

가져다주셔서

완성시켜주셨습니다.


제 꿈의 마지막 조각을 찾아주신 분들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잊지않고

오래동안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 그리고 쓰러 가요.

멈추지 않고 계속 가고 싶습니다.

다시한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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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직업출간작가
만화를 그리고 사진을 찍고 글을 씁니다.11권의 책을 쓰고 그렸습니다.버프툰에서"같이살수있을까"연재중입니다.https://bufftoon.plaync.com/web/toons/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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