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는 내내 나는 조금 공중에 떠 있는 듯했다
너 도 그 래?
# 008
라라랜드의 첫 장면은
길고 긴 교통정체로 시작한다.
카메라가 그 꼬리를 문 자동차들의 흐름을 타고 미끄러질 때
몇몇의 경적소리가 섞이면서
마법처럼 사람들이 하나둘 자동차에서 나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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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현실은 마치 교통정체 같다.
시원하게 달리고 싶지만
얼마 못 가서 멈추고 또 멈춘다.
어느 때는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이 긴 현실 속 정체 속에서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힘은
결국 '꿈'이고 '사랑'이다.
첫 장면은 그것을 보여준다.
지금은 막히는 도로 위에 있지만
그 현실을 깨고 나와 춤추고 노래하는 것.
그것을 계속 꿈꾸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극장 좌석에서 얼마큼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첫 장면에서 조금 들썩인 나는
세바스챤과 미아가 밤하늘 위로 떠오를 때
같이 하늘 위를 날았다.
/
어떤 사랑은 안 이루어진다.
어떤 꿈은 안 이루어진다.
그냥 우리는 길고 긴 그 인생의 도로 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꿈을 꾸는 것이다.
그러다 그 꿈에 닿으면
잠시 내려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그렇게 또 달리는 거다.
꿈꾸지 않으면
그 긴 도로 위에서
나는 길을 잃을지 모른다.
아니 어차피 정해진 길이 없으니
길을 잃는 게 아니고
너무 지루해서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꿈이 없는 운전은
결국 나를 맹렬하게 어떤 목적지로만 안내할지 모른다.
풍경을 보지도 못하고 사람을 태울 생각도 못하고
그냥 한없이 길고 긴 도로 위에서
습관적으로 액셀을 밟고
멍하게 운전대를 잡고 있을지 모른다.
/
마지막 세바스챤과 미아의 표정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페리소식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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