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생활기 4(7세 12월)
00 이와 호주에 온 지 4달이 되었다. 이제는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호주에 온 지 이주만에 아빠가 보고 싶지만 호주가 너무 재미있다던 딸이 이제는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서 한국에 돌아가야겠다고 한다.
호주는 12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여름방학이다. 그래서 00 이의 모든 스케줄이 12월 중순부터 방학에 들어갔다. 호주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가장 큰 휴일로 생각하기 때문에 몇 주씩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도 12월 중순부터 3주간 본격적인 관광을 시작했다.
00 이의 12월 영어진행상황을 정리해 보면
1. 읽기: 1300권 달성(12.18), 1400권 달성(12.21)
방학을 맞이해서 00 이는 책 읽기에 풍덩 빠졌다. 이런 자극을 준 건 도서관이었다. 도서관에서 reading club이라는 활동에서 책제목을 적는 양식을 나누어 주고 책 3권을 읽고 적어오면 타투를 다시 3권을 읽고 적어오면 팔찌를 그리고 다시 4권의 책을 읽고 적어오면 음악회 티켓을 주는 행사를 했다. 처음 3권을 읽고 타투를 받는데 00 이가 너무 좋아 흥분을 했다. 사서 선생님도 칭찬을 많이 해주고 직접 타투까지 붙여주었다. 그다음 날부터 00 이는 책 읽기에 빠져들었다. 호주에서 할인할 때 산 미스터 맨 시리즈를 한자리에 앉아서 다 읽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30권 정도씩 읽기도 했다. 한동안 uni-college숙제하느라 책을 많이 못 읽었는데 정말 기뻤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하는 책의 수준도 많이 높아져 있었다. 책 속의 중요 어휘는 엄마에게 묻거나 사전을 찾아서 스스로 알고 넘어가기도 하고, 간판도 스스로 읽다가 모르는 단어는 물어보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라는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00 이가 자연스럽게 익힌 문법들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2. 쓰기
여전히 영어그림책 만들기에 심취해 있다. 매일매일 영어로 그림일기도 쓰고 수첩에 글도 쓰고, 영어 그림책도 만들고... 특별하게 쓰기를 위해 한 일은 없지만 많이 읽으면 쓸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당분간은 어떤 터치도 없이 그저 쓰고 싶은 대로 쓰도록 지켜볼 생각이다.
3. 듣기
한국에서처럼 일정한 시간을 떼어내어 흘려듣기 시간을 가질 수가 없어서 조금 안타깝지만 대신 집 밖에서 다양한 영어소리들을 듣고 있다. 영어소리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말을 전부 다 들을 수 있다. 가끔은 영어만 좀 더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아이는 점점 듣기 능력이 좋아지는 듯 가끔은 내가 듣지 못한 것을 듣기도 한다. 텔레비전이나 영화도 무자막으로 보는데 재미있어하고 대사까지 외워 직접 연기를 하기도 한다.
4. 말하기
호주에서 00 이의 말하기 실력이 조금 향상되기는 했지만 아직 한국말로 말한느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영어로 의사소통해야 하는 상황에서 문제가 없을 정도이기는 하지만 원어민 친구들과 어울려 놀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00 이는 영화 보고 영화 대사 따라 하기, 자신이 지은 이야기 엄마에게 들려주기, 일상생활 이야기 하기,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 친구들이 한 이야기 따라 하기, 인형놀이 하기 등 스스로 영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12월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00 이가 10주 일정의 uni-college 수업을 마쳤다는 것이다. 마지막 수업 날 00 이에게 축하하는 의미로 치킨파티를 열어주었다. 마지막 날 선생님이 평가표를 나누어 주셨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겨우 일주일에 한 번씩 9번 만난 아이에 대한 평가가 정확했다. 어떤 부분은 이해를 못 하는지 어떤 부분을 헷갈려하는지에 대해 기술되어 있고 점수가 나와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의 총평도 쓰여 있었다. 10주 동안 00 이도 나도 수업 따라가느라고 고생은 했지만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사진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