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마음대로 쓰는 소식지 혹은 매거진
주간 페스트세븐 혹은 월간 페스트세븐
이번 주부터 페스트세븐의 주간 소식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물론 매주 정확한 주기로 기록하는 건 아니고 최근 일 이주를 돌아보고 그동안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인데, 회사나 팀의 일상이 될 수도 있고 신제품 소식이나 해충에 관련된 이슈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신변잡기적인 주제지만 '아 이때 이런 일이 있었지! 그때는 그걸 했구나!'하고 기억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나눌 예정이니 언제 찾아올지 모를 비정기 주간 소식지를 기대해 주시길!
2020년 마지막 연휴
추석 연휴가 있던 이달 초에는(아 벌써 한 달이 지났다니) 오랜만에 긴 휴일을 보랬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달력을 뒤로 넘겨보니 2020년의 마지막 연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주말까지 합치면 5일이라는 꽤 긴 시간이었지만 수, 목, 금 3일을 양가 부모님과 함께 보내고 나니 그냥 평범한 여느 주말을 보내고 돌아온 것 같았다. 그런데 피로감만 평소보다 몇 배는 더했다.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듯 지나고 나니 앓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지만 분명 연휴 내내 즐겁고 행복했다. 아마 모든 K 도비들도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일기예보 없이도 계절의 변화를 아는 방법
계절이 바뀌었음을 혹은 점차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척도 중 하나가 문의가 늘어나는 방역제품의 종류다. 몇 주 전부터 부쩍 페스트세븐 옷좀나방 트랩의 문의가 늘고 있어서 낮에도 꽤나 선선한 바람이 부는 완연한 가을이 되었음을 실감한다. 옷좀나방의 출현으로 부리나케 트랩을 구매하는 분들도 있지만 미련 없이 지나간 계절에 입던 옷을 정리하면서 알을 낳기 위해 옷장에 들어가는 옷좀나방을 예방하려고 미리 설치하는 경우도 많다.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다 못해 쌀쌀한 공기를 타고 농익은 가을 냄새가 물씬 난다. 나도 이번 주말에는 마지막으로 남겨놓은 얇은 옷들을 넣으면서 옷좀나방트랩을 설치해둬야겠다.
바깥은 가을, 사무실은 한여름
한여름이 웬 말인가 싶겠지만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니 이번 주 초반까지도 마케팅팀 사무실은 한여름이었다. 분명 일기예보 속 날씨도, 출근길 온몸으로 느껴지는 계절도 가을이 분명한데 이곳만 다른 세상 같았다. 가만 살펴보면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팀 사무실은 회의실로 쓰이던 방을 개조한 공간인데 조이님 자리 뒤쪽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있다. 통 유리면 햇빛도 잘 들고 탁 트인 전경을(북한산 조금에 도로 뷰가 대부분이지만) 볼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히 있어 냉난방 시설을 자유롭게 쓸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통유리의 치명적인 단점은 한여름부터 가을까지(특히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 말도 못 하게 덥다는 것인데, 건물 중앙제어 시스템인 에어컨까지 더 이상 나오지 않아 한여름에도 흘리지 않던 구슬땀을 흘리며 10월 한 달을 보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사무실 전체를 뜨겁게 달궈 이번 달 내내 퇴근시간까지 이어지는 찜통더위를 견뎌내야 했다.
마지막 연휴던 추석이 지나고 눈 한번 깜빡이니 10월의 마지막이다. 그렇게 2020년도 두 달만 남겨둔 채 모조리 지나가버렸다. 열 달 동안 내가 혹은 우리가 주변에 뿌려놓았던 씨앗이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있는지 돌아보며 올 한 해도 무사히 갈무리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