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리치고 뉴욕으로 20
오늘 계획에 없었는 데, 먼발치에서 자유의 여신상이 내려 보이길래 가 볼까 했다. 거기 어디냐 쇼핑몰 브룩필드 플레이스에 있는 데, 멀리서 배가 지나가는 걸 봤다. 직감적으로 자유의 여신상에 가겠다 마음먹고 가봤다.
여기서는.. 마을버스 같은 노란색 배를 7 딸라 내고 뉴저지에 들렸다가, 섬에 들렀다가 거기서 한참 걸어서 옛날 이민국 같은 곳에서 표를 사고 한참 걷다가 공항처럼 가방 검사하고 또 배를 탄다. 그리고 또 섬에 갔다가 다시 자유의 여신상으로 간다. 올 때는 "뉴저지"말고 '뉴욕'으로 가는 배를 타고 배터리 파크로 한큐에 왔다. 보시는 분은 그냥 한큐에 가는 페리나 크루즈로 편히 가기 바란다.
상대방도 핸드폰이 없어. 미국에서 어떻게 공중전화를 해야 할지 몰라. 근데 기숙사 번호는 알아. 공중전화를 눌러야 하는 데, 이게 지역번호를 눌러야 하는 건지 어떤지 전혀 안돼. 그리고 상대방은 네가 뉴욕에 온 줄 몰라.
어떻게 전화했더라? 한두 시간 걸려서 성공한 거 같은 데, 장소는 뉴욕 그랜드 센트럴 역 공중전화였다. 켈리는 멀리서 온다고 했다. 기꺼이 와줘서 고마웠다. 그러나 뉴욕은 겨울. 추웠다.
돌아다니면서 이것 저거 구경도 시켜줬다. 우리는 유람선(?)을 타고 자유의 여신상에도 갔다. 기억은 안 나지만 싸웠다. 이유는 기억이 안 난다. 자유의 여신상 새끼발가락이 보이는 부분에서 그런 것 같았다.
그리고 어떻게 상대방을 대할지에 대한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그냥 광고 그림처럼 멋진 뉴욕에서 둘이 걷는 이미지만 생각한 것이다. 멋있잖아~ 뭐 이 정도. 나 스스로 가볍다고 생각했다.
사랑에는 멋진 이미지를 떠올려보는 것은 그냥 허상이다.
보통 그렇다. 진정한 사랑은 잘 모르겠지만 무모한 사랑이나 이미지로만 떠올리는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멀리 있으면 당연히 헤어진다. 자연스럽게 헤어지는 것이다.
지금은 사랑도 쉽고 헤어지는 것도 쉬운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만나는 것도 그렇지만 헤어지는 것도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데는 굉장한 에너지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왜냐면 책임감이 따르기에 인내심도 필요하고, 결단력도 필요하다. 누가 뭐래도 이 사람을 사랑할 거에요라고 공표하는 것도 쉽지 않다.
평범히 사랑하는 사람은 쉽게 만나서 결혼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경우는 누구랑 사귀는 것조차 말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렇다. 사람의 얼굴이 다르 듯 사랑도 너무나 다르다.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때야 하나? 가수 이승환에게 물어봐야 하나?
1. 잘 못된 사랑은 일단 끝내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속고 속이는 사랑말이다.
2. 폭력과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는 것은 전문 상담기관 및 신고기관에서 해결할 일이다. 사랑 상담 아니다.
3. 사랑할 때 많이 사랑해두어야 한다.
그런데 이별에 대처하는 게 참 쉽지 않다. 스무 살만 넘어가도 쉬울 것 같았다. 아니 나이 들어도 이별은 쉽지 않다. 금연처럼... 참는 거다. 그리고 나이가 드니 좀 포커페이스가 돼서 안 힘든 척하는 거다.
사실, 이번 브런치에 이별법이라고 써놓고서는 모르겠다. 솔직히..
이별에 대처하는 법 - 운동하고 뭐 공부하고 뭐... 이런 거 다 필요 없다. 잘 모르겠다.
그러니 당신도 힘들다면 충분히 울으렴. 괜찮아. 울어도 된다. 다들 모른다.
이별에 힘들다면 충분히 울라. 그리고...
자 한잔 해~ 퍼마셔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