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성장을 이끄는 또 다른 힘, 교육
24년 전, 상하이 복단대학교에서 고급 연수생으로 유학생 신분으로 공부를 시작했을 때가 떠오른다.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대학인 복단대에서의 경험은 내게 큰 충격과 신선한 자극을 줬다. 당시만 해도 중국의 교육 인프라는 한국이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강의실은 다소 낡았고, 커리큘럼도 조금 투박하게 느껴졌지만, 학생들의 열정과 실력만큼은 상상 이상이었다. 워낙 인재풀이 크다 보니 복단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엄청난 경쟁을 뚫고 들어온 진짜 '영재'들이었고, 특히 이공계 전공자들의 실력에서 중국의 과학 기술 경쟁력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났고, 그들의 총명함은 중국 과학 기술 발전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복단대학교에서의 연수를 마친 후, 나는 상하이 재정경제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다. 원래 이과 출신이었던 나는 경영학을 전공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중국 대학원 시스템은 생각보다 훨씬 더 까다로웠다.
특히 놀랐던건 경영학과에 고급 미적분 등 수학 과목들이 필수 과목으로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경영학을 공부하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수학을 필수로 배운다는 것은 중국 교육이 기초 학문에 얼마나 집중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부분이었다.
나처럼 수포자였던 사람에게는 정말 큰 장벽이었다. 결국 나는 과외 선생님까지 구해가며 미적분을 다시 공부해야만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과락을 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여기서 놀라웠던 점은 중국의 대학원 입학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수능 시험을 치르듯이, 중국 대학원에 입학하려면 중국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엄격한 입학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단순히 지원한다고 입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실력 중심의 평가가 이루어졌다. 이 시험이 바로 전국 석사연구생 통일모집시험 全国硕士研究生统一招生考试(카오옌, 考研)이다.
考研(카오옌)은 중국 본토에서 시행되는 석사과정 입학을 위한 전국 단위 시험으로, 매년 12월 말에 실시된다. 이 시험은 초시(初试)와 복시(复试)로 나뉘며, 초시에서는 정치, 영어, 전공과목 등의 필기시험이 시행되고, 복시에서는 전공 면접, 전공 필기, 영어 구술시험 등이 진행된다. 특히 초시의 경우 전국적으로 동일한 일정으로 치러지며, 500점 만점의 평가를 통해 합격선을 넘겨야만 복시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복시까지 통과해야 비로소 대학원 입학이 확정된다.
考研(카오옌)의 경쟁률은 매우 치열하다. 매년 400~500만 명이 넘는 응시생들이 몰리며, 인기 대학이나 전공의 경우 경쟁률이 10:1을 넘는 경우도 많다. 단순히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체계적인 계획과 꾸준한 준비가 필수적인 시험이다. 덕분에 대학원에 입학한 학생들은 이미 강한 실력과 끈기를 가진 학생들이었고, 이는 학업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시절, 중국 대학원 친구들과 교류를 하면서 또 다른 인상을 받았다. 과 친구들 중에 술이나 담배를 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은 순수하게 공부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중국이라는 땅덩어리가 워낙 크다 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은 지방에서 올라온 유학생들이었다.그들은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기숙사-강의실 -도서관 오가며 하루 종일 공부만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특별한 유흥이나 여가 활동보다는 학업에 전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곳 학생들은 공부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그 순수함 속에서 중국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 한번 느꼈다.
이 과정을 겪으며, 나는 중국 교육 시스템의 저력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비록 인프라는 부족했지만, 그 안에서 공부하는 중국 학생들의 열정과 총명함은 확실히 빛났다. 경쟁이 치열한 환경 속에서도 기초 학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요구하는 커리큘럼, 실력을 중시하는 입학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 끊임없이 발전하려는 학생들의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중국은 분명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이 엄청난 인재들이 성장하고, 사회로 나가면 반드시 큰 변화가 올 것이다.” 나는 그때, 중국의 가능성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중국은 단순히 인구만 많은 나라가 아니라, 탄탄한 기초 학문과 교육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초강대국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그 변화의 물결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볼 수 있었고, 그 경험을 통해 중국이라는 나라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때 보았던 순수하고 열정적인 학생들이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중국의 성장을 이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존재는 중국이 앞으로도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급 인재를 꾸준히 배출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지금도 수많은 인재들이 같은 길을 걸으며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기에, 중국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