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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Jeong Nov 30. 2015

“고통이 내게 공부할 것을 명한다”

나폴레옹  1

나폴레옹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내가 그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품고 있던 것들은 빈약했다. 전쟁을 많이 했고, 프랑스의 영웅에서 패배자로 전략해 귀향을 갔다는 것 정도. 근사한 향이 났던 위스키 이름은 덤이었다. 그 이상 알아야 할 필요는 없었다.


언젠가부터 그가 궁금했다. 아마도 스터디 모임에서 조선 왕조와 서양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시작된 것 같다. 역사에 대한 흥미, 유럽과 미술사에 대해 검색하면서 자연스레 눈으로 흘러들어왔나 보다. 프랑스 대혁명이 궁금했고, 그 중심에는 나폴레옹이 있었다. 가끔 페이스북 친구 담벼락을 통해 심심풀이로 하는 성향 테스트에서, 항상 나와 같은 성향을 가진 인물로 나오는 사람이라 더 궁금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엄친아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달랐다. 나폴레옹이라는 장편 소설의 첫 번째 책을 읽은 지금, 내가 파악한 그는 세 가지 영역에서 극단에 있는 남자다. 그는 욕망하고, 공부하고, 행동했다. 그는 쉬지 않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그는 원했고 가졌으며, 정신은 휴식에서 죽고, 행동 속에서 사는 것이라 믿었다. 어린 시절 코르시카 출신의 이방인이라는 이름표가, 작은 체구의 나이 어린 장군이라는 주위 비웃음이 그를 키웠다고 하기엔 그의 욕망과 공부와 행동이 더 컸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찾아온 정신적 고통을 공부하기 위한 에너지로 사용하고, 대위에서 장군으로 한 걸음에 올라서기 위해 모든 걸 걸고 뛰어든 그의 노력과 성공은 닭과 달걀의 관계겠지만, 어쨌든 그는 지독하게 공부했고, 악착같이 원했고, 치열하게 행동했다.


그가 영웅인지 패배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았고, 스스로에게 충실했다. 아무것도 아닌 꼬마가 실력으로 35세에 프랑스 황제의 자리에 올랐을 때는,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될 만큼의 탁월함과 담력, 끈기가 있었을 텐데 단순히 엄친아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판이었고, 그 점이 가장 큰 충격이었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원하는 것을 위해 삶을 충실히 보내고 있는가? 삶에서 맞이하는 성공과 실패가 외부의 커다란 사건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 내 안의 작은 성공과 실패들이 쌓인 점진적인 변화의 결과라는 걸 생각해본다면, 나의 하루는 그의 하루와 얼마나 닮았고 얼마나 다른가? 그와 비교하기는 너무 부끄럽지만, 그와 닮은 나의 성향이 공명을 일으켜 나의 하루를 바꾸기 시작했다. 어쩌면 멘토를 찾아 스스로를 바꿀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성향을 가진 위인을 찾아, 그가 마음에 든다면 그 발자취를 찾아가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생각해본다.

[나폴레옹 1 - 막스 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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