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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Jeong Dec 14. 2015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연암록 - 박지원

나를 사랑한다는 것. 장대 하나로 균형을 잡고 이 계곡과 저 계곡을 이은, 밧줄을 건너는 것처럼 조심조심 나아가야 하는 것. 세상에 과해서 좋을 것 하나 없는 만큼 매몰차게 대해서 이로울 것 하나 없다. 남과 구분지은 나, 내 것을 지나치게 사랑하여, 터럭 하나까지 소중히 하려다 보면 며칠 못가 내 모든 것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에 자괴감에 빠진다. 그리고는 반대 길로 간다. 돌보지 않는다.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자신을 길바닥 돌멩이 대하듯 툭툭 치며 소홀히 대한다. 인생은 욕망과 권태를 오가는 시계추 같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나'를 돌보다 화내고, 버리고 다독인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 진정으로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균형 잡힌 마음 씀씀이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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