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Shin Toronto Oct 28. 2024

facelift scammer의 도움으로 주름 없앤 썰

@ the scam shop

일요일 아침 11시쯤, 새벽부터 시작한 산책을 마치며 블루어 거리를 거쳐 집으로 돌아가는 길. 평소처럼 그 가게 앞을 지나는데 한 직원이 흰 접시에 예쁜 디저트 조각 같은 걸 담고는 시식? 을 권하는 듯했다. 이 거리를 지날 때마다 한두 번 본 게 아니라 난 그냥 지나치려 했는데, 일요일 오전이라 지나는 사람들도 없고 해서, 맛이나 봐주지 뭐.. 하며 그 호객꾼 앞에 섰는데 그것은 허브로 만들어 피부에 좋다는 향기 비누 조각들이었다. 난 디저트 정도로 알았구먼..!

좌간 그렇게 해서 그 말발 좋은 중동계인 듯 보이는(인종 차별 아님) 세일즈 가이에 이끌려 샵 안으로 들어섰는데, 이후부터 녀석은 내 눈 아래의 다크 서클을 제거해준다면서 일사천리로 자기들이 팔고 있는 FaceLift 기능성 화장품을 선전하기 시작했고, 결국 마치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다는 tone으로 300불 이라는 거금의 가격을 제시했다. 이놈 미친겨..? 그러며 초대형 거울로 바라본 내 얼굴은 다크 서클이 사라져 있는 듯했고(근데 사실 난 그런 서클이 애초에 없었다), 눈 아래가 팽팽하게 펴진 느낌이었다. 사실 문방구용 풀만 조금 발라도 피부 정도는 팽팽해지는 거 아닌가! ㅎ

난, 아 이놈이 사기꾼 이로세..라는 생각을 굳힌 채 내 시간을 낭비하게 한 이놈을 골려주기로 한다.

난 녀석에게 넘어가 마치 뭐든 구입할 의사가 있는 사람처럼 가게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진지하게 사진도 찍고, 녀석이 좋아할 질문을 해대기도 하고..

300불 가격 제시가 실패한 녀석은 내 눈치를 살피며, 곤란하지만 마치 자기의 권한으로 대폭 디스카운트한 가격을 offer 하겠다며 안달하기 시작했다. Next time, I said. 담에 오면 살게.. 내 대답은 계속 그것이었다.

문제의 제품. 녀석은 자신이 발라준 살색 skin care 로션 덕분에 내가 20년은 젊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녀석아, 내 정신 연령은 10대 야. 내가 어떻게 더 젊어져! 난 속으로 말했다. ㅋ

그러면서 난 내 사진도 찍어 가며 가게 안을 빈둥거렸고 녀석은 실망과 함께 초조함으로 인해 다크 서클로 어두워진 얼굴로 내 뒤를 졸졸 따라 다니다 결국 포기하기 시작했다. Ok, it is about time to leave.. 난 속으로 생각했다. ㅎ

OK, sales guy, see you next time! 난 해맑게 소리치곤 유쾌하게 휘파람까지 불며 그럴듯하게 꾸며진 샵을 으쓱하게 나왔다. 골탕 작전 성공.. 흐흐.

집으로 돌아와 녀석들의 business name과 product name 등으로 구글링을 해보니 역시 scam이었다. review 등에 따르면 녀석들은 30불 정도 가격대의 제품들을 끌어모아 비싼 임대료의 명품 거리등에 샵을 오픈하고는 수십 배의 가격으로 되팔고 있다는 게 결론이었다. 사람 좋고, 사람 잘 믿는 캐나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그런 짓을 벌이고 있었던 것. 어디나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들이 분포한다. 그리고 scam 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 폰 너머에서만 이루어지지 않고, 이렇게 가장 번화한 도시의 한복판에 그럴듯한 샵까지 열어 face-to-face로 벌어지기도 한다.


Stay alert!

매거진의 이전글 후배와의 BBQ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