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경복궁 산책은 항상 옳은 선택이었다. 아름다운 건축물로 가득찬 이 너른 궁궐을 거니는 것은 최고로 호사스러운 휴식이었다.
이번 방문에서의 경복궁은 옛 영화를 다시 찾기나 하려는 듯 조금씩 더 장중해지고, 우아해지며 심지어 발랄해져 가는 듯했다.
경회루 앞 소나무들의 정취가 그러했고, 한복을 입어 궁녀, 궁남들 같았던 많은 청춘 남녀들의 총총걸음들이 그랬고,
적당히 바래가는 궁궐의 단청 역시 절제된 권위가 더 발하는 듯했다. 유구한 조선왕조사에서 그런 태평성대의 구간도 분명 지나왔을것이다.
내가 어제 집에서 iPad로 본 넷플릭스 영화 '나라 말싸미'는 논란이 있었던 모양인데 난 무자게 흥미롭게 봤다. 예술가들은 그런 논란을 자양분으로 성장한다. 다른 견해, 다른 각도, 다른 해석, 다른 음색은 사회를 풍요롭고 너그럽게 성숙해 가게 할텐데 한국은 사회적 이슈들에 유독 극악한 반응을 많이 보이는 극단적 면모의 사회로 치닫는 듯하다. 내편 아니면, 내 생각과 같지 않으면 모조리 적으로 규정해 처단하는 홍위병 마인드는 언제쯤에나 한반도를 떠날까. 그날을 위해 미리 축배!
인간세계의 흥망성쇠는 아랑곳 않는 푸른하늘과 흰구름은 그때나 지금이나 높고 푸르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