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일상을 벗어나려 했는지 억지스럽게 에너지를 뽐내며, 그렇다고 그 억지스러움이 불편하지 만은 않았던 시간을 간직하고자 또 다른 내면의 나를 꺼내본다.
마냥 반갑지 만은 않은 찬 공기가 마냥 반가운 친구.
예고 없이 찾아온 찬 공기가 몸을 떨게 만들었다.
그래서 높아진 하늘 때문인가, 무수히 쏟아지는 별을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혹은, 찬 공기가 아닌 서울을 벗어난 깨끗한 공기 덕분일 수도.
뭐가 됐든 굳이 세어보지 않아도 많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별들을 보았으니 무엇이 중요할까.
그래서일까, 술에 취하기보다 지금에 취하고 싶어 잔을 내려놓았는지 모르겠다.
수많은 단어들이 오가며, 하고 싶은 말들이 넘쳐 났지만, 아쉽게도 허락된 시간은 매우 짧았다.
평소에 하지 못한 말들, 혹은 하지 못할 말들, 주체하지 못할 만큼 참지 못해 새어 나오는 웃음, 혹은 그냥 미친 듯이 쏟아낸 웃음들이 몇 시간이고 지나버려 어느새 우리만 소란스러운 시간이 되어버렸을 때 지친 몸을 누이게 되었다.
언제 그랬냔 듯 찬 공기가 사라지고 따가울 정도의 햇살이 지난밤의 쏟아지는 별들을 감추었을 때, 쌓여있는 여독이 채 가시기도 전에 무거운 몸과 가벼운 마음으로산책을 나섰다
반가운 강아지들, 반가운 소들, 반가운 음식 냄새, 반가운 밤티라미수가 낯선 외지인을 시골 인심 마냥 반겨주었다.
뜻하지 않은 새로움과 익숙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였을까? 낯선 길을 걷는 이 산책이 매우 즐거웠다.
즐거움이 지나고 아쉬움으로 마무리가 될 여행이라는 단어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고, 머릿속 깊숙이 추억 하나가 자리 잡게 되었다.
일탈이 하고 싶어서였을까? 단순히 사람이 그리워서였을까? 혹은 그 둘 모두일까?
즉흥적이라고 하기도, 그렇다고 계획적이라고 할 수 없는 여행을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현관문을 열었을 때 공허함이 밀려왔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굴리듯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그렇기에 여행을 즐기고, 공허함을 느끼는 게 아닐까? 그 마저도 쳇바퀴와 같겠지만 일상과 공허함을 포함한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여행이라면, 앞서 말한 여행이라는 단어에 마침표를 찍을 게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쉼표를 찍을 수 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