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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관적미디어HJ Aug 28. 2018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조선시대 소통과 불통의 달인들의 편지, 책 <정조처럼 소통하라> 

 가족끼리, 친구끼리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전화보다는 카톡이 편해졌다. 업무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면하는 일도 많지만, 어느새 문자로 주고받는 일상이 자연스럽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인터넷상에서 댓글로 소통한다. 누군가 내 글이나 영상, 댓글에 ‘좋아요’를 눌러주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어느덧 현대인들은 직접적인 소통보다는 스마트폰 등 간접적인 소통이 더 익숙해져 버린 듯하다. 뉴스들을 살펴보다 보면 간단한 소통만 하는 가족이 늘고 있단다. 현대에 발생한 새로운 가족 문제가 틀림없다.


 그러나 과연 간접 소통에 모든 죄를 씌우면 억울하다. 우리는 늘 말로서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들을 간접 수단을 통해 보충해왔기 때문이다.


옛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조선 시대 사람들은 편지들을 통해서 상대의 마음을 살폈다. 오늘날 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수단이 문제가 아니라 방법이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최근 현대인의 ‘소통’의 중요함을 이야기하는 책이 나왔다. 그런데 배경이 놀랍게도 ‘조선 시대'다. 



<정조처럼 소통하라> (출처: Daum 책)


책 <정조처럼 소통하라>는 조선 시대를 살았던 열두 명의 인물을 소개한다. 열두 명 사이에는 소통을 잘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소통의 수단에도 역사가 있었다. 조선 시대 사람들이 주로 활용했던 편지는 과거의 소통 도구였다. 편지들을 통해 옛사람들의 소통 관계를 살펴보겠다는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지점을 파고드는 남다른 생각 덕분일 것이다.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위인들도 새롭게 볼 지점들이 많았다. 그리고 새롭게 발굴된 인물도 다채로웠다. 인상이 남는 인물은 세 명이었다. 여자 선비 강정일당, 이순신, 그리고 실학의 대가 박지원이다.


 강정일당은 30세 넘어 늦게 학문을 시작했으나 그 평생을 남편의 스승이자 멘토가 되었다. 그는 쪽지편지로 남편과 소통했다, 겸손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존중하는 강정일당의 소통법이 빛을 발한 듯하다. 또 진정한 사람을 사귀는 방법은 현대에도 유용하게 쓰일 듯하다.


항상 강직할 줄만 알았던 이순신도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셋째 아들의 죽음에 대한 편지를 읽다 보면 눈물이 난다. 그는 요청서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사실을 정리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글. 소탈하게 유머를 섞어가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글. 이순신의 겸손함이 묻어나는 문장이 하나하나 감동이다.



연암 박지원 (출처: 위키백과)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박지원이었다. 자식들을 사랑하는 방법과 교육 방법이 빛이 났다.


학문이란 별다른 게 아니다.
한 가지 일을 하더라도
분명하게 하고,
집을 한 채 짓더라도
제대로 지으며,
그릇을 하나 만들더라도
규모 있게 만들고,
물건을 하나 감식하더라도
식견을 갖추는 것,
이것이 모두 학문의 일단이다.

                                                       


 편지 속에서 묻어나는 부드러움과 유머, 재치를 잃지 않는 그 모습에서 시대를 풍미한 천재의 연암 박지원의 면모가 차오른다. 


이밖에도 책은 실제 편지를 소개하면서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풀어내어 그들의 삶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책은 다양한 콘셉트로도 읽어낼 수 있다. 소통 속에서 가려진 다양한 현대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날려줄 실마리가 담겨있다. 



*교보문고 - <정조처럼 소통하라>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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