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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나 Jan 01. 2024

실패와 실수 그리고 성장

푸르시오는 성장의 어머니

"푸르시오"를 두려워하지 말자.

뜨개의 세상에서만 쓰는 "푸르시오"라는 단어를 뜨개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재미있어한다.


푸르시오는 뜨개인의 숙명이다.!! 푸르시오는 성장의 어머니라는 표현도 한다. 한 번도 풀지 않고 완성되는 뜨개 작품은 거의 없을 것이다. 수업을 하다 보면 유독 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들이 있다. 간혹 내가 실수를 해서 풀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풀고 다시 하면 되죠?" "괜찮아요 선생님 풀면 돼요." 하면서 웃는 분들. 이런 회원님들은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초보자 때는 실수를 수습하다가 더 일을 키우거나 진이 빠져 흥미가 떨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실수를 했을 때는 멈추고 다음 시간에 가져오시라고 설명하는 편이다. 일단 시작도 하기 전에 흥미가 떨어지면 안 되니깐.!! 하지만 집에서도 틀려도 다 풀어야 할 수 있음에도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풀고 다시 뜨며 실이 너덜너덜한 상태로 다음 수업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있다. 비록 또다시 풀거나 실을 잘라내야 함에도 당황하거나 속상해하지 않고 풀고 뜨는 모든 행위를 즐기시는 분들을 보면 엄지척을 날리게 된다. 뜨개 하는 모든 과정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무엇보다 풀고 다시 하는 과정에서 혼자 연구하고 편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짧은 시간에 엄청 성장한 모습을 만나게 된다. 나도 사실 푸르시오는 너무너무 싫다.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고 시간이 아까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풀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성장했다. 그리고 과정을 즐기며 실수를 수정하며 완성된 작품은 완성도와 만족도도 더 좋다. 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경험치를 얻고 성장하는 것은 뜨개와 인생에서 똑같이 적용된다. 인생에서도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과정을 즐기는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더 많이 성장하고 발전한다. 실패나 실수를 만났을 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시작하는 일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한 경험을 하기도 하고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실패와 실수를 맞이한 그 모든 순간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다. 뜨개를 하면서 인생의 깨달음을 얻고 그로 인해 나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실수를 발견했을 때


​뜨개를 하며 때로는 실수를 했지만 스스로와 타협하고 그냥 넘어가는 순간이 있는데 결국은 눈에 거슬려 다시 풀게 되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이 또한 인생에서도 비슷하다. 실수를 발견했을 때는 바로 실수를 수정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나쁜 습관으로 건강이 나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바로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관리를 하면 짧은 시간 안에 건강을 찾을 수 있지만 신호를 무시하고 나쁜 습관을 교정하지 않고 오랜 시간 방치하게 되면 몸이 많이 망가지고 다시 회복하고 관리하는데 더 큰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때로는 이전의 건강했던 상태로 되돌릴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인간관계에서도 오해나 실수했을 때 바로 풀거나 사과하지 않고 지나가 버리면 더 큰 오해가 쌓여 풀기 힘들어지기도 하고 사과의 마음을 전해도 마음이 닿지 않아 더 많은 감정 소모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돌리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예전에는 흐린 눈 하고 있다가 결국 푸르시오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실수가 보이면 최대한 빨리 수정하려고 한다. 뜨개에서도 내 삶 속에서도..​


​과정의 즐거움과 성취감


뜨개는 인내와 노력이 필수인 취미이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즐기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실력이 향상된다.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통해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과정이 힘들어도 완성하면 힘들었던 순간은 잊어지고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실패와 실수가 많았더라도 과정이 조금 힘들었더라도 완성된 작품을 통해 해냈다는 자신감도 얻을 수 있다. 이 성취감과 자신감에 취하고 나면 뜨개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게 된다.


​회원님들 중에는 타고난 손재주가 좋고 뜨개 이해력이 빠른 분들도 있지만 뜨개를 어려워하고 많이 느린 분들도 있다. 사람들은 다양하고 타고난 재능은 다르다. 함께 배우는 친구와 비교하거나 공방에서 배우면서 오랜 시간 노력하고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 실력이 월등한 회원님들의 지난 노력은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모습만 보고 비교하며 스스로 느린 것에만 집중하는 분은 뜨개를 결국 즐기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결국 포기하지 않고 실수와 실패를 즐기며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는 분들은 반드시 성장한다. 타고난 손재주가 있어 처음에 잘한다고 v 해서 자만하고 빠르게만 하려는 분들보다는 조금 느리지만 정확하게 과정을 즐기시는 분들이 조금 더 정확한 방법을 빨리 익히고 꾸준히 실력이 향상된다. 재능은 꾸준한 노력과 관심으로 이길 수 있다는 것도 뜨개 수업을 통해 볼 수 있다. 물론 재능에 노력이 더해지면 더 큰 성장이 오겠지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속도보다는 방향이다. 수업을 하며 정해진 커리큘럼이 있지만 회원님의 성향과 스타일 실력에 따라 커리큘럼을 수정하기도 한다. 과정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그로 인해 뜨개가 더 즐거워 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본다.


​무언가 성취하고 이루는 과정에는 저마다의 능력과 속도가 다를 수 있다. 해야만 하고 하고 싶은 일이라면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매 순간 즐기며 꿋꿋이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속도는 조금 느리더라도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성장한 오늘의 나를 만나는 것에 집중하며 타인의 속도와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속도로 꾸준히 전진하는 삶을 살자 다시 다짐해 본다.


​뜨개를 통해서 인생을 많이 보고 인생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된다. 많은 깨달음과 배움이 있는 뜨개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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