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이 만들기
나는 지금까지 미술과 관련해 방문미술 교사, 미술학원 강사, 문화센터 강사 등으로 일해왔다.
미술과 관련된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내가 깨달은 바들이 있다. 바로 교사 자신이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스스로 정의를 내리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이것은 더 중요하다.
각 선생님이 가진 장단점은 모두 다를 것이다.
어떤 선생님은 포스가 있어서 아이들을 휘어 잡는 스킬이 뛰어날 수도 있고, 또 어떤 선생님은 아이들과 공감을 잘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일 수도 있다.
사실 교사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방문미술 교사로 일하는 초반에는 고민이 참 많았다. 친구 같이 편안한 선생님이라서 아이들이 때로는 말을 잘 듣지 않는 것이 나의 고민이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이 고민이 내가 가진 장점을 잃지 않으면서 다른 방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이와 함께 수업 규칙을 정해 칭찬 도장을 찍어 선물을 준다는 방법이었다.
물론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은 아이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자기와 선생님이 정한 규칙을 다시 상기시켜주면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아이들과의 소통에 뛰어난 선생님이었다.
이 때문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한다면, 내가 가진 이미지를 최대한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다른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내면 되는 것이었다.
현재(가명)는 미술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아이였다. 올해 7살인 현재는 수업시간이 끝나기를 어찌나 고대하는지.. 수업시간보다 수업 후 주어지는 혼자만의 게임시간이 즐거운 아이였다.
그런데 한 번은 특별히 남자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주제인 미로, 보물찾기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이 날 현재는 완성된 본인 그림을 참 마음에 들어했고, 평소에는 사람을 혼자서 잘 못 그리기도 하는데 이 날은 구체적인 사람 형태가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어쩌면 그동안 동그라미, 세모, 네모부터 시작한 도형연습과 사람시험 등이 도움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미술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에게도 한번씩 만족스러운 그림 경험을 겪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사는 얘기하기 보다 아이들의 말을 더 잘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질문을 던지면, 그림 내 아이들의 스토리텔링은 끊임없이 나온다. 어떤 아이는 그림을 그리며 그 시간에 심취해 상황극을 하기도 한다. 나는 미술이 아이들의 인성함양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그래서 나는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사람이 되려한다. 트렌드를 놓치지 않게 요즘 미술수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림검색을 하고, 분야를 넓히기 위해 미술치료와 관련된 책을 읽기도 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관람도 나의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것 중 하나다.
훗날 아이들이 좀 더 자라서 미술 시간의 반짝였던 경험들을 조금이라도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