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길이 있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단거리 달리기를 하는 마냥, 급하게 달릴 것 없이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멀리 내다보고 자신의 속도에 맞게 가라는 뜻이다. 마치 인생의 진리와 같은 문장에, 나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의견이 있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라고 한다. 누가?
며칠 전, 구독하는 유튜버의 영상을 오랜만에 보다가 중간에 짤막하게 삽입된 일본의 광고 영상에서 던져준 메시지였다. 영상을 보고 감명을 받아서 원본 광고 영상을 찾아봤다.
영상 자막에 나오는 내용을 아래에 글로 적어봤다.
오늘도 달린다
모두가 주자이다
시계를 멈출 수는 없다
시간은 한 방향으로밖에 흐르지 않는다
되돌릴 수 없는 마라톤 코스이다
라이벌과 경쟁하면서
시간의 흐름이라는 오솔길을
우리는 계속하여 달려 나간다
더 빠르게
한 걸음 더 앞으로
그 앞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결승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근데, 정말일까?
인생이란 그런 것인가?
아니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누가 결정한 코스인가?
누가 결정한 결승점인가?
어디를 달려도 좋다
어디를 향해도 좋다
자신만의 길이 있다
자신만의 길?
그런 것이 있는가?
모르겠다
우리가 아직 만나지 않은 세계는
엄청나게 넓다
그래, 내딛는 거다!
고민하고, 고민해서
끝까지 달려가는 거다
실패해도 좋다
돌아가도 좋다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길은 하나가 아니다
결승점은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수만큼 존재한다
모든 생명은 굉장하다
누가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했는가?
짧고 굵은 영상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는 표현도 좋지만,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라는 역발상에 새로운 각도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했을 때 급하게 달릴 것 없이 자신만의 속도로 가라고 하지만, 결국 결승점이 있고 완주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을 없앨 수는 없다. 그리고 그 마라톤 경기에서 애초에 나와 시작점이 다르거나 타고난 능력이 달라서 앞서 나가는 사람을 보면 비교하는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인생이 마라톤이 아니라면? 주어진 레이스에서 달려야 하는 게 아닌 자신만의 길이 있다면? 다른 누구와 비교할 필요도 없고 완주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도 자유로워진다. 광고에서 던지는 메시지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은 하나가 아니다. 결승점은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수만큼 존재한다. 실패해도 좋다. 돌아가도 좋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