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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새해가 시작되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y 브릭

오늘은 설날이다. 작년 설에만 해도 친척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올해는 각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이유는 코로나 때문이다. 1년 사이에 코로나는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는데 아직도 언제 끝날지 예상할 수 없다. 변이 바이러스도 나왔다고 하니, 마스크를 마음 편하게 벗는 날이 언제 올까. 사람들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마스크를 쓰고 셀카를 찍은 것도 이제 익숙해 보일 정도다.


그래도 설날이다. 점심은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떡만둣국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으니 어찌나 맛있던지. 대단한 반찬이 없어도 한 그릇 뚝딱이다. 사실 새해의 시작은 2021년 1월 1일이었으나, 사람들은 설날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정겨운 인사를 나눈다. 우린 복을 두 번이나 받는 셈이다. 떡만둣국에 복까지 받으니 아주 배부르다. 어제 이은영 작가님의 글을 읽고 설날의 의미가 더욱 귀하게 느껴졌다.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 설날에 대한 자긍심을 더욱 느끼게 하는 글이었다.


문득, ‘설’의 의미가 궁금해져서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1. 우리나라 명절의 하나. 정월 초하룻날이다.
2. 음력설과 양력설을 통틀어 이르는 말.
3. 새해의 처음.


‘설’은 우리나라 명절의 하나일 뿐 아니라 ‘새해의 처음’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2021년 1월 1일, 너 나할 것 없이 새로운 마음으로 무언가를 계획하고 힘차게 시작했을 것이다. 운동, 영어공부, 금연 등등. 하지만 그 결심이 무색하게도 금방 시들해져 버린다. 나도 마찬가지다. 원래 자주 무기력한 사람이지만, 요즘은 더 무기력의 늪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했다. 시간을 흥청망청 쓴 날도 많았다.


그래도 마음을 새롭게 잡을 수 있는 건, 오늘이 설날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워밍업을 보냈다면, ‘진짜’ 새해를 맞이했다. 매일 우리가 마주하는 ‘오늘’은 새로운 날이다. 이미 알고 있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매일을 보내는 건 좀 어렵다. 하루하루는 반복되고 어느새 열정은 식어버린다.


하지만 오늘이 새해의 처음이라면, 좀 다르지 않을까. 지금까지 잘 못했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내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던 모든 일도 아예 '0'부터 시작하기로 리셋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나는 어제까지의 무기력을 벗어나서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 집에 있으면 편하지만 그만큼 늘어지기 때문에 카페로 왔다. 혼자 카페에 온 건 정말 오랜만이다. 시끌시끌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생동감이 느껴지기도 하다.


카페에 오기 전에 문구점에 들려서 스톱워치를 샀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처음이다. 휴대폰을 너무 습관적으로 보기 때문에 제대로 집중하기 위해서 샀다. 맨 땅에 헤딩하듯이 프리랜서 세계로 뛰어들었기에 수험생 아닌 수험생 모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때론 멈춰있는 것 같아서 좌절하기도 하겠지만, 모든 건 과정이다. ‘진짜’ 새해가 시작되었다.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시작해보자. 무엇이든.

210212 진짜 새해 시작.jpeg 2021. 2. 12 진짜 새해 시작!






타이틀 이미지: pixabay



제 글을 읽어주시고, 구독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 계획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기를 응원하고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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