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진정한 우정은 영혼을 위한 약이다.
"진정한 우정은 영혼을 위한 약이다."
"True friendship is a medicine for the soul."
키케로 (Marcus Tullius Cicero)
친구들은 나를 찾아와 위로했다. 그들의 관심과 애정은 진심이었지만, 몸과 마음이 나약해진 내게 상처가 될 때가 많았다. 그들이 내게 내어 준 시간, 금적인 도움,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은 마치 고아원에 방문해 생생 내는 정치인들 같아 보일 때가 더 많았다. 나를 위로하고자 한 따뜻한 행위는 내 삶의 또 하나의 짐과 빚을 얹는 것 같았다. 맞다. 자격지심일지 모른다. 선의는 분명했지만 나는 무거운 동정으로 받아들여 더욱 비참했다. 너무 아파 그냥 자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며 친구들의 발걸음과 안부는 그들의 바쁜 일상으로 뜸해졌다. 전혀 섭섭하지 않았다.
플로리다에 사는 한 친구만이 한결같은 태도로 나와 연락을 유지했다. 그녀는 내 백혈구가 장렬이 전사했을 때는 쉬게 해 주었고, 500의 백혈구 전사들이 내 몸을 찾아왔을 때는 말 벗이 되어주었다. 몸은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그 존재는 언제나 가까이 있었다.
어느 날 집으로 소포가 하나 왔다. 그녀의 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유방암 협회에 기증을 했고, 협회에서 받은 핑크색 강아지와 배지를 나에게 선물로 보낸 것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키케로는 "진정한 우정은 영혼을 위한 약"이다로 했던가? 친구가 아플 때 그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을 주는 진정한 우정. 나는 그녀에게 그런 친구가 되지는 못했다. 나중에 털어 논 그녀의 이야기. 산후 우울증. 나는 결혼 15년 만에 얻은 귀한 생명이 그녀에게 산후 우울증을 줄거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바쁘게 회사 생활을 했을 뿐, 다른 친구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