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수 Apr 17. 2020

코로나블루

마음살피기

서울의 코로나 확산을 피해 한적한 강원도를 찾아온 가족들과 함께 강릉의 유명한 순두부아이스크림을 사러갔다. 조카가 올해 8살인데 아이스크림을 무지 좋아한다. 처음엔 나와 동생만 나가서 사갖고 올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계속 집에만 있어야하니 많이 답답하다고 호소하시길래 마침 벚꽃이 피는 시기라 안전하게 차안에서 드라이브하면서 꽃구경하시고 조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러가기로 하고 다같이 차에 탔다.

강릉은 경포호수 주변이 벚나무로 가득하고 경포로 가는 도로의 가로수도 벚나무이고 강릉시내에 있는 작은 산들도 벚나무들이 많다보니 봄만 되면 벚꽃으로 온통 하얀나라가 된다. 간만에 가족들과 비록 차안이지만 나와 보니 감탄이 절로 난다. 어머니는 연신 이쁘다를 연발하면서 활짝 웃으신다. 거리에 벚꽃은 만발히 피었으나 사람들도 차도 한적했다. 그래서 신선한 바람도 쏘일 겸 차 창문을 열었는데 조카가 질색을 하며 코로나 무섭다며 창문을 닫으라고 했다. 우리는 지금 차안에 있고 거리에 사람들도 별로 없고 바이러스는 2미터를 유지하면 되니까 창문을 열어도 괜찮다고 설명을 해봤지만 설득이 되지 않아 결국 창문을 닫았다. 설명이 아이의 감정을 이기긴 힘들다.

내 눈은 꽃잎을 따라 가고 있었지만 마음은 안타까웠다. 평소엔 창문을 닫자고 해도 어느새 열고 하던 조카인데 많이 무서운가보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으로 아이들의 마음이 많이 무섭고 힘들 것 같다. 어른들은 지식이 있고 경험이 있으니 걱정은 되지만 상황을 이해하고 뉴스도 보면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란 눈에 보이지도 않으면서 처음 접하는 거니 많이 무서울 것이다. 뭔지 모를 때 이해가 되지 않을 때 가장 무섭고 두려운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아이들이 자라면 바이러스포비아가 생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고 돌보는데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어릴 적 트라우마는 인생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 눈높이 맞춰 전염병을 설명하고 바이러스를 이해시키고 예방법을 교육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마련되어야한다.

현재 세계적 전염 바이러스 코로나와 우울을 뜻하는 블루가 합해져 코로나블루란 말이 생겨났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평소 만나던 사람들도 못보고 바깥 활동도 사라지고 집 안에서 주로 지내다 보니 답답하고 뉴스를 보면 걱정되고 가족들의 건강도 불안한데 코로나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고 그렇다보니 사회전반적으로 우울한 감정이 평소보다 많아지게 됨은 어쩔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일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가벼운 감기라도 자주 반복되면 몸이 크게 상할 수 있듯이 작은 우울감이라도 지속적으로 유지되면 마음의 병이 깊어질 수 있다. 술을 한방에 많이 마시는 것이 알콜중독이 아니라 한잔이라도 날마다 마시면 알콜중독이 되듯이, 가볍고 작은 것들이라도 반복되고 지속되면 관심을 갖고 돌봐야된다. 

우울감의 지속을 없애려면 행복감이 상승해야한다. 행복감을 높이려면 세로토닌이 필요하다. 햇빛은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킨다. 하지만 도시에 살면서 베란다에 거실에 햇빛들기를 바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다행히 사는 집 근처에 공원이 있다면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산책을 할 수 있다면 좋으리라. 그마저도 어렵다면 단백질을 충분히 먹자. 세로토닌의 원료인 트립토판은 필수 아미노산 즉 단백질이다. 행복감을 높이기위해서 중요한 또 한가지는 장건강이다. 장이 우리의 세로토닌 95프로를 만든다고 한다. 건강한 장을 위해선 규칙적인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출근이 아니라 재택근무로 바뀌었다해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잠이 들어야한다. 그리고 5대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횟수로 해야 한다. 

이러한 물리적 규칙이 정신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정신은 몸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아이들도 온라인교육으로 집에 있지만 시간표를 정해 움직이도록 보살펴야한다. 그리고 나의 사랑을 가족들이 느낄 수 있도록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해보자. 늘 밖에서 식사를 하는 아빠였다면 이번 기회에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주는 아빠로 변신해보자.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는 긍정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부탁을 할 때도 이것을 해주면 안될까요?와 같은 부정문이 아니라 이것을 해주길 바랍니다!와 같이 긍정문을 쓰자. 그리고 가족들 간의 작은 대화에도 늘 고맙다란 말을 잊지 말자. 숟가락 배달을 해주는 동생에게도 가위를 빌려주는 조카에게도 미나리를 무쳐주시는 어머니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꼭 하자. 그리고 행복한 기억을 꺼내보자. 스마트폰에 넣어두고 잊고 있었던 사진들을 인화해서 가족들과 함께 보거나 가족단톡방에 올려보자. 잠겨있던 대화들이 기억들이 마음을 따스하게 해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염병의 의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