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태어난 아기
환영받지 못한 것을 알았나 보다
버려질 것을 알았나 보다
앞으로 삶이 고단할 것을 알았나 보다.
그렇게 큰 이 아이는 이상하게도 생일날이면 꼭 속상한 일이 생겨 울었다.
이번 생일은 안 울겠다 다짐했지만 자꾸 또 생일 때마다 울었다.
마치 태어난 날이 저주라도 받은 것일까.
어른이 된 아이는, 차라리 이제는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좋겠다 생각한다.
그러면 징크스가 없어질 것이라 믿었다.
생일이 별거냐 생각했다.
43세 생일.
9월 5일로 넘어가는 자정이 되자 또 울었다.
어릴 때보다 더 많이 엉엉 울었다.
태어나서 가장 많이 운 생일이었다.
울며 태어난 갓난쟁이 아기가 43살이 돼서도 9월 5일만 되면 울다니.
그날은 그냥 무조건 울도록 운명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세 시간 동안 엉엉 울었다.
세 시간 동안 울며 아빠를 생각했다.
아빠가 보고 싶었다.
정말 많이.
한동안 잊혔던 생각들이 다시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아이는 생각했다.
이제 어떻게 하지?
힘이 없다.
점점 더 없다.